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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토론회서 제기된 '7대 자연경관 투표' 방법상의 문제
"하루에 1500건 투표하라고? 그럼, 일은 언제해요?"

"숙직근무자는 전 직원의 스피커폰을 책상 위에다 5~6대씩 올려놓고 단축키나 재발신 다이얼을 누른다. 차례대로 삐~소리가 나오면 7715를 피아노 치듯 누른다. 그렇게 1시간여가 끝나면 머릿속이 공허해 진다". -서귀포시 외청 근무자

"본청에 비해 읍면동이 더욱 심각하다. 하루 1500건의 목표량을 달성하려면 근무시간 중의 투표는 불가피하다. 민원전화가 불통일 수밖에 없다". 제주시 일선 근무자

"7대 경관투표 결과도 성과항목에 포함되어 있다. 전체 108점 중 2점의 미미한 산식이지만, 부서장 입장에서는 꼴찌를 면하려 직원을 닦달하고 있는 형국이다". -제주시 본청 근무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서귀포시지부가 지난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공노 제주시지부 소속 공무원 등 28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진 스터디그룹 제2차 토론회에서 제시된 내용이다.

'세계7대 자연경관 투표의 문제점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 독려방식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제주의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범국민적 차원의 노력이 전개되면서 제주도민을 중심으로 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들 동의하지만, 투표참여운동의 방법적인 측면에서 공무원들에게 '과도한 목표량'이 설정된 점이 토론회에서 제기된 주된 문제다.

하루 1500건의 목표량 달성을 위해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화투표를 하고 있어 업무에도 지장이 생기고 시민들의 민원전화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 "하루 1500건 목표량 달성 위해 근무시간 중 투표...민원전화도 못받아"

행정시에서는 각 부서의 투표실적을 1일과 누계치로 환산, 전 직원에게 공개하고 있어 부서장 입장에서는 1등은 고사하고 꼴찌를 면하기 위해 휴일에도 예외 없이 전화투표에 매달리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토론에 참가한 제주시 소속 공무원은 "(투표에 대한 피해는)본청에 비해 읍면동이 더욱 심각하다"면서 "하루 1500건의 목표량을 달성하려면 근무시간 중의 투표는 불가피하며, 그렇다보면 민원전화가 불통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서귀포시의 한 공무원은 "숙직근무자는 전 직원의 스피커폰을 책상위에다 5∼6대씩 올려놓고 단축키나 재발신 다이얼을 누르고 차례대로 삐-소리가 나오면 7715를 피아노 치듯 누른다"며 "그렇게 1시간여가 끝나면 머리속이 공허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행정시 공무원들은 7대경관 투표 결과가 성과항목에 포함됨에 따라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공무원은 "7대경관 투표 결과도 성과항목에 포함돼 있다"면서 "전체 108점 중 2점의 미미한 산식이지만 부서장 입장에서는 꼴찌를 면하기 위해 직원들을 닦달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읍면동 공무원들은 성과의 노예가 된 듯하다"며 "현재 40여가지의 항목으로 늘어났고, 도에서 직접 읍면동을 평가하는 항목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행정시 공무원들의 성과에 도 공무원들 무임승차"

제주도 공무원들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서 행정시 공무원들의 성과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서귀포시 공무원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면 경제파급효과가 1조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제주도가 7대경관 선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행정시에 업무를 떠맡기는 형국"이라면서 "투표결과만 보더라도 두 행정시가 90%인 반면, 도는 고작 10%에 머물고 있어 행정시 직원이 도의 들러리로 전락된 느낌"이라고 하소연했다.

제주시의 한 공무원은 "인력면에서 우월적인 위치에 있는 도 직원들이 이렇듯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 조합원들은 "3개월 연속 투표증가율 면에서 제주가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실적은 행정시 공무원들이 손가락 지문이 닿도록, 전화버튼이 지워지도록 숨가쁘게 달려온 결과인데도 도 공무원들은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 "공무원만 아닌 전 국민적 공감대 형성 필요...<1박2일> 등 협조연계"

토론은 결국 7대경관 투표가 지금처럼 관 주도로 진행되면 결국 '우리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어, '전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한 국민적 독려를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집약됐다.

전 국민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 모색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남자의 자격>이나 <1박2일> 등 예능프로그램의 협조로 추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강문상 전공노 서귀포시지부장은 "시민 한분 한분에게 세계7대 자연경관에 대해 물어보면 수긍은 하면서도 투표참여에 대해서는 아직도 머뭇거린다"며 "이렇듯 공무원을 몰아 부칠 것이 아니라 도민의 참여와 대한민국 전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위해 국가적 프로젝트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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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7대핸드폰삽질 2011-04-04 14:50:10 | 112.***.***.76
참고로 오마이뉴스 세계7대 핸드폰 삽질 기사입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45826

세계7대핸드폰삽질 2011-04-04 14:46:57 | 112.***.***.76
지금 오마이뉴스 국민일보 보면
세계7대 핸드폰삽질 관련 기사 잘 나와있음
제주도내 신문들이 쓰지못할 짜릿한 내용들이니 확인 바랍니다.
아마 그 기사보면 도청간부들 까무러치지 않을까요
헤드라인제주도 그정도 기사를 올려줘야 도민들에게 따끈따끈 사랑받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