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제2공항 도민경청회, 예정대로"...국토부 제출 의견은?

도민경청회 파행논란에 "큰 갈등 예상했지만, 이 정도면..."
"국토부 전달 의견, 어떤 방식으로 할지 의견수렴 과정 지켜볼 것"

2023-04-11     홍창빈.윤철수 기자
11일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1일 찬반 양측의 격한 논쟁으로 파행이 빚어진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 도민경청회에 대해 남은 일정을 지속적으로 개최할 뜻을 분명히 했다.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 '경청회' 의미 상실을 주장하며 제기한 중단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반면, 의견수렴 절차가 끝나면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제주도 의견'의 형식과 관련해서는 도민들의 의견을 좀더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열린 제415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성의 의원(화북동)으로부터 '제2공항 도민경청회 파행'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은 후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오 지사는 먼저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도민경청회가 두 차례 열렸으나 사실상 찬반양측이 대립하는 토론장으로 변질되고 2차 경청회에서는 파행이 빚어진 것에 대해, "첫번째(1차 도민경청회)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대단히 큰 갈등 예상됐지만, 그 정도면..."이라며 1차 경청회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다만, 두번째는 일부 파행이라고 할 부분이 있지만, 그 정도의 주장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 의원이 "제주도가 곳곳 찾아가며 경청회 진행하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취지는 좋았는데 운영의 묘가 아쉽다"고 전제한 후, "파행되는 모습 보여서, 이 부분 어떻게 할 것이냐"며 남은 두 차례 경청회의 진행여부를 묻자, 오 지사는 경청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수렴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오 지사는 "경청회는 의견수렴의 한 방법이다"면서 "예전에는 공청회 방식으로 한두번 정도 해서 끝내는 방식이었는데, 경청회는 도민의견 듣겠다는 의지가 표현된 방식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또 "지금 두번 진행됐는데, 5월8일까지 (두번 더 하는걸로) 계획했지만, 필요하면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청회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의견수렴 권하고 있다"면서 "도민들이 온라인이나 읍.면.동 통해 의견 개진 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파행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청회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나 의견수렴 절차가 마무리된 후 국토부에 제출할 '제주도 의견'의 총화 방식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 입장을 견지했다.

11일

강 의원이 "의견이 수렴되면 어떻게 모아갈 것인가. (접수된 내용을) 단순 전달할 것인가"라고 묻자, 오 지사는 "전체 도민 의견이 개진되면 이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할 수 있을 것"라면서도,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유형화 해서 전달할지, 단순명료하게 할지는 의견수렴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지사가 언급한 '유형화'와 '단순명료'의 의미는 제출하는 의견서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관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접수된 의견을 '압축' 내지 '요약'할 것인지, 아니면 '원내용'을 제출할 지 여부에 대해 좀더 검토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오 지사는 기본계획안이 제시된 후 "(접수된) 도민의 의견은 가감 없이 국토부에 전달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즉, 제주사회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적 결론 형태의 입장을 국토부에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찬반 의견을 그대로 전하겠다는 의미다. 
  
오 지사의 이러한 입장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견수렴을 진행하면서도 결론없는 '무(無)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것이어서 적지 않은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김황국 의원(국민의힘)은 국토부에 제출하는 '제주도 의견' 내용 및 방법에 대해 집중 질의를 할 예정이어서 오 지사의 추가적으로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