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조류충돌 위험 최대 8배...주민의견 수렴도 미흡"

KEI,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 결과
"서식지 보호하며 조류 퇴치?...갈등해소 노력은..."

2023-03-09     홍창빈 기자

환경부가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전문 검토기관의 의견을 거쳐 '입지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지만, 공개되고 있는 검토기관들의 의견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립생태원과 국립환경과학원 등 주요 기관이 국토부의 제2공항 계획에 대해 부정인 의견을 제시한데 이어, 한국환경연구원(KEI)도 매우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제2공항 조류충돌 위험, 제주공항比 최소 2.7~최대 8.3배"

KEI는 "신규공항 입지 검토를 위한 항공기-조류충돌 위험성평가 결과는 제주2공항에서의 연간 피해를 주는 조류 충돌수가 기존 제주공항에 비해 최대 8.3배(제주 1.72, 계획지구 14.32)에서 최소 2.7배(제주 1.72, 계획지구 4.61)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전술한 안전 목적의 조류종 퇴치 및 서식지 제거 등의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 2008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공항 충돌 피해건 결과를 토대로 연간 피해를 주는조류 충돌수 예측 결과는 현재까지 가장 높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비해서도 최소 1.6배 및 최대 4.96배 높다"며 "하도리 등 철새도래지 주변 조류 서식역에 대한퇴치활동 강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예상했다.

KEI는 "지속적으로 충돌사고가 발생함으로 인해 조류 번식지 및 서식지 제거 등의 다양한 퇴치행위가 수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최대로 충돌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 결과는 보전 노력과 상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와 같은 예측 결과는 국제적 보호종을 포함한 조류와 그 서식지 보호에 대한방안이 미흡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평가서 영향예측에 있어'조류들은 이상적 자유분포 모델의 서식지 선택에따라 자원이 풍부하고 서식환경이 양호한 공간을 찾아 주변지역으로 분산될 것으로 예상됨'으로 예측했다"며 "하지만 이상적 자유분포 모델은 동물의 서식지 선택(habitat selection)에 있어 선호지역과 비선호 지역의 밀도가 포화상태에 이르면 이상적으로 적정하게 분포·분산되는 이론임. 이에 서식지 교란에 따라 타 지역으로의 이동가능성을 예측하는데 활용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동일한 쪽에서 계획지구 면적의 최소 10배 이상의 유사 선호서식공간이 분포하고 있어 계획지구의 기능을 대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하지만 유사 선호서식공간은 현재 영향권에 포함되는 대상종의 서식확인이 불명확한 지역으로 물리환경적 특성에 따른 유사성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부에서추진 중인 법정보호종 따오기, 황새 등의 복원에 있어서도 복원 후 국내 적응을위한 노력이 10년 이상 지속돼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종복원과 자연화 정착과정이 필요하다"며 "대체 가능지역으로의 이동에 대한 영향예측은 실효성이 낮은 계획"이라고 꼬집었다.

KEI는 이어 "조류 서식지 보호를 위한 충돌위험지역 설정에 있어 항공기-조류충돌이 높은 위험종 분포지역, 중간 위험종 분포지역 그리고 낮은 위험종 분포지역을 종합해관리대상지역(고강도~저강도)을 수립했다"며 "하지만 항공기 운항 안전측면에서 평가서에서 제시한 통합적 평가방법은 일부 높은 위험종 분포지역을 누락시키고 있어 평가방법의 적정성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영 중인 항공기-조류충돌 위험성은 심각도와 충돌가능성을 토대로 평가하는 것으로 심각도가 높은종은 충돌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고위험군에 속해 퇴치등 집중관리 대상"이라며 "하지만 높은 위험종 분포지역 중 상당수가 공항예정지에 분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관리대상지역에서는 저강도 관리로 평가된 것은 전술한 공항관리 목적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단했다.

또 "더불어 높은 위험종이 공항예정지와 주변지역에 분포하고 있음이 재차 확인된점은 추후 운영 시 지속적인 종과 서식지 퇴치활동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 "주민의견 3년 전 내용 그대로...갈등해소, 이해당사자와 협의해야"
 
KEI는 주민수용성과 관련해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주민설명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못했다"며 "공청회 및공고·공람에서도 공항계획 관련 조류영향, 동굴 및 숨골 분포에 대한 조사 부실, 항공기 소음에 대한 영향, 제주 이용객 과다추정, 지역 발전 대책 미비 등 다양한이슈에 대한 의견이 개진되는 등 주민 수용성이 중요한 쟁점이라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2공항과 관련해 제주도 내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적 갈등해소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하지만 이번 평가서에 제시된 주민의견 수렴 관련 내용은 2019년에 국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계획은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사업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 재추진 이전에 주민 수용성 확보 관련 일련의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만 해당 내용이 제시되지 않아 전략환경영향평가 재추진에 대한 도민 공감대 형성이 됐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본 계획 관련 주민 수용성 확보방안을 수립하고 이해당사자와 우선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