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정세균 '제주 제2공항' 관련 발언 정면 비판

"정 후보 발언 매우 부적절...총리 재임시 도민은 이미 '반대' 결정"

2021-07-11     홍창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제주 제2공항 예정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제2공항 건설 당위성을 강조한 발언에 대해, 시민사회단체가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제주도내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1일 성명을 내고 "정 후보가 총리 재임당시 도민사회는 이미 제2공항 반대를 결정했다"면서 '정 후보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가 제2공항 예정지 등을 둘러보는 일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주 하늘길이 원활하게 열려야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제, “제주에 어떤 형태로든 더 많은 비행기가 취항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장하거나 신설해야 한다"며 사실상 제2공항 건설 당위성을 강조한데 따른 것이다.

정 후보는 이날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제주도 하늘길을 확실하게 넓힐 것이다. 도민들과 충분히 의논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그 방안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미 당정협의 및 국토교통부와 제주도, 도의회의 협의 하에 도민의견 수렴의 방안으로 실시했던 도민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났음에도 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은채 도민 공감대를 언급한 것이다.

공항시설 확충이 시급함을 주장하면서는, "환경 문제나 탄소 문제때문에 원시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언뜻 보면 제2공항 갈등과 관련해서 제주공항 시설현대화 등을 거론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비행기를 띄우고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양적관광에 치중된 발언으로 읽힌다"면서 "제주도가 수많은 관광객의 입도로 인해 심각한 환경적, 사회적 수용력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한 발언인지 다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자연 감소했던 관광객이 다시 증가하면서 생활쓰레기, 하수처리, 교통체증이 다시금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하수처리 난은 이미 시작되었고, 교통체증도 심각해진 상황이고, 생활쓰레기 역시 다시금 부하가 가중되고 있는데,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더 많은 비행기를 띄우겠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고 힐난했다.

이어 "도리어 제주의 환경수용력 한계를 보여주는 도두하수처리장을 방문해 청정 제주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도민사회에 대한 도리였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 단체는 "정 후보는 또 환경부가 검토하고 있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에 대한 결과를 지켜보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말도 남겼다"며 "하지만 정 후보의 말과 달리 이 문제는 환경부로 가야할 사안이 아니었다. 당정협의에 따라 도민여론조사에서 나온 도민의 반대결정을 총리가 나서 국토부가 따르도록 결정해야 할 일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당시 도민여론조사와 그에 따른 도민반대결정, 국토부의 후속조치계획 등은 정 후보가 총리로 재임할 시기에 벌어진 일이다"며 "당시 정부부처의 책임자로써 정 후보가 현재 제2공항 백지화의 지연과 갈등확산을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게다가 더욱 놀라운 발언은 '제주도의회가 도민을 대표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전략평가 결과와 주민 의견, 도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문제를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면서 "이제 와서 정부가 아닌 도의회가 문제를 정리하는 결정권을 행사하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도의회가 제주도와 함께 공정한 도민여론조사를 시행하여 반대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국토부가 도민의 뜻을 존중하여 바로 제2공항 철회를 결정했어야 할 일이었다"며 "본인이 총리직을 하고 있을 때 해결하지 못한 일인데, 과연 총리 재임 당시 제2공항과 관련해 제대로 된 보고가 이뤄지고 정책을 수행해 왔던 것인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의 현안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공약을 세우는 일은 대통령 후보로 나서려는 그 누구라도 당연히 해야 하는 소명이다"며 "지금 정세균 후보가 해야 할 일은 지난 총리시절 해결하지 못한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해결 즉, 제2공항 백지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는 자세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