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제주 제2공항 '대안' 검토로?...'정석비행장 활용론' 급부상

오영훈.송재호 의원 이어 위성곤 의원도 '새 대안' 언급 주목
"환경부 부정적 결론 나오면 정석비행장 등 새 대안 찾아야"

2021-06-23     홍창빈.윤철수 기자

[종합] 제2공항과 관련해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국토교통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 진행을 그대로 진행하면서 찬.반 양측의 대립이 다시 심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제주지역 3명의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후보지 '대안'에 대해 언급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산읍 예정지를 철회하고 새로운 후보지 물색에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정치권에서 '대안'에 관한 언급이 이어지면서 '정식비행장 활용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위성곤 의원은 23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인터뷰에서 제2공항 갈등문제에 대해 묻자 "제2공항은 안전.균형발전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원칙적 입장을 제시하면서도, 입지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대안'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제2공항 논란과 관련해, "저는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처음부터 밝혀왔다"면서 "공항을 이용하는 도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성과 편리성 증대, 균형발전 차원이었다"면서 "여기에 지역 주민들이 제기하는 의혹이나 갈등 해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민의견 수렴을 위해 실시됐던 지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위 의원은 "6년 넘게 갈등이 지속된 제2공항 추진에 대한 당정 협의를 통해 도와 도의회간 논의를 거쳐 도민 의견이 수렴됐고, 이 도민선택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면서 "이러한 큰 틀 속에서 제2공항 문제에 대해 고민해왔고 해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최종 보완서가 환경부에 제출된 만큼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며, 국토부의 보완서에 대한 환경부의 입장 역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 의원은 "다만 성산 제2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부정적인 결론이 도출될 경우 항공 안전과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미 일부 조건이 갖춰진 정석비행장 등 공항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정부와, 제주도민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위 의원의 이날 발언 중 '도민선택 존중'은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높았던 만큼 정부가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사실상 '반대' 의견을 수용하고, 그에 따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부정적 결론을 전제로 하고 있는 '대안 검토'에서 정석비행장을 언급한 점도 주목됐다.  

이는 오영훈 의원(제주시 을)과 송재호 의원(제주시 갑)이 언급했던 '정석비행장 대안'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영훈 의원은 지난 도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현 제2공항 계획을 그대로 강행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정석비행장 활용론을 언급한 바 있다. 성산읍 예정지를 포기하게 될 경우 차선책으로 정석비행장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송재호 의원도 '대안 검토'를 언급한 바 있다. 대안까지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제2공항 문제 해법을 내놓는데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련의 발언들은, 제주지역 3명의 국회의원이 모두 공통적으로 성산읍 예정지가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대안'을 검토하고 있고, 그 대안 중에서 정석비행장을 유력 후보지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서도, 정치권에서는 '부정적' 결론이 나올 가능성을 높게 생각하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제2공항 논란은 오는 7월이 중대한 국면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7월 중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 시점 당정 협의를 통해 제2공항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송재호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를 방문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를 만난 자리에서 제2공항 추진여부에 대해 7월 중 당정협의를 통해 매듭지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마무리되고 나면 당정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며 "집권여당으로서 정부나 담당 부처를 존중해야 하고, 제2공항 건설 여부를 넘어 대안까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지체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급적 7월 안에 매듭 짓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고,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경부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마무리하면, 가급적 7월 중 당정협의를 열어 제2공항 추진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