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심상정 의원에 "제2공항 반대 선동 말아야"...정의당 '발끈'

정의당 "도지사의 몰상식과 무례함에 경악"

2021-03-13     홍창빈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3일 제주도 방문 예정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게 제2공항 공개토론을 제안하면서 "도민을 선동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자, 정의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 의원을 향해 "(제2공항 관련) 일부의 이야기만으로 도민을 선동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심 의원이 오는 15일 제2공항 백지화를 요구하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해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어 제2공항 예정지 마을인 성산읍 신산리마을회관에서 반대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임에 따라 '선(先) 공세'를 가한 것이다.

원 지사는 이어 "공항예정지에서 일방적 입장만 듣고 가시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며 "저와 공개적인 일대 일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또 "이제 편 가르고 국민을 선동하는 악습을 극복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공개토론에 대한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의 당연한 수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의당은 발끈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원 지사의 몰상식과 무례함에 경악한다"면서 "원 지사는 중앙정치에 기웃거리지 말고, 도민과 먼저 소통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의당은 "원 지사는 ‘일부의 이야기만으로 도민을 선동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했는데, 무수한 토론을 거쳐 제주도민이 최종적으로 결정한 제2공항 반대 의견을 ‘일부 이야기’로 치부하다니, 이게 제주도지사가 할 수 있는 말인지 아연실색했다"고 평했다.

이어 "하기야 도민 의견 수렴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 찬성단체 대표만 만나고, 반대대책위원회 면담을 거부한 도지사가 진정 제주도지사인지 제2공항 찬성단체 대표인지 도민들은 의아스럽"고 힐난했다.

또 "국회 국토위 소속 국회의원이 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고유한 의정활동이다"면서 "그것을 ‘편 가르기’, ‘선동’, ‘악습’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의당은 "도민 소통을 중요시 여긴다면 도민들의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제2공항은 국책사업이라고 추진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토부와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상황에서 제주도민들의 뜻을 듣기 위해 제주 방문을 폄훼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권 놀음에 눈이 멀어 틈만 나면 중앙정치에 기웃거리며 반짝 이벤트에 고심하지 마시고, 도민과 먼저 소통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원 지사는 제주도와 도의회 합의에 의해 실시된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 의견수렴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이를 전면 무시하고 국토부에 '정상적 추진' 의견을 제출하면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