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남수 의장, 원희룡 지사 향해 “도민 무시한 불통” 격한 비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국토교통부에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정상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놓고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도민과의 소통이 없는 '불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좌 의장은 11일 오후 2시 도의회 의장실에서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불러 제주도가 제2공항 찬성 입장을 제출한 것에 대한 입장을 청취하며 "도지사가 도의회와 도민을 무시하면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이 자리에서 좌 의장은 "도의회와 약속한 것이 '도민의견 수렴해 국토부에 제출한다, 어떤 일 있어도 갈등유발 행위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며 "(제2공항 입장을)발표하기 전 도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독선.독재적 도지사가 아니라면 도민들에게 충분히 설명드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 (제주도와 의회가)갈등을 일으키면 피해 보는 것은 도민이다. 정치권이 쌈박질 하니까 대한민국 국민들이 요즘 얼마나 피곤하느냐"면서 "(도의회가 제주도정과)싸우지 않는다고 욕하는 도민들이 있다. 그정도 욕은 의장으로서 먹겠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한마디 이야기도 없이 이런식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좌 의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도의회 의견을 존중하고, 도민을 존중한다고 하는데, 제가 볼때는 도민 의견 존중도 아니고 의회 존중도 아니다"라면서 "원희룡 지사는 정치를 혼자만 하느냐. 참모가 있느냐,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이)일관적이었다면, 그걸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소한 도의회와 도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해 나가라는 것인데, 왜 생략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고 부지사가 "도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취지에서, 공문을 국토부에 보내기 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브리핑을 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해를 구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좌 의장은 "머리 좋은 사람은 그게 설득하는 과정이냐"면서 "국토부가 10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고 그렇게(기자회견을)했다는 것이냐. 원 지사는 그러면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도민사회 강정해군기지 갈등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그런 것을 보면서도(원 지사가 제2공항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성토했다.

고 부지사는 "앞으로 (도민 설득을 위한)도정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서 "어제 공문 하나를 보낸 것으로 그치는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설득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금은 제2공항 추진 여부를 떠나 갈등해결이 중요하다"면서 "도정의 (정책)기준은 '도민을 위한 것'이다. 앞으로도 이 기준을 살려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좌 의장은 "원 지사는 3개월 전 도의회와 합의한 사항을 뒤집었고, 열흘 전 '갈등 종지부 찍고 화합해 나가자'고 했는데 손바닥 뒤집듯 했다"면서 "(국가의)지도자 되겠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됐을때 국민들이 원 지사를 어떻게 믿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원 지사가)소통정책관을 신설했는데 소통하고 있는게 있느냐. 불통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일들은 전적으로 원 지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고 부지사는 "도지사는 갈등을 해결해 나가려 한다. 발생할 문제를 회피할 생각이 없다"면서 "도정도 이에 맞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좌 의장은 "도민들을 우습게 알면 안된다"면서 "제2공항 (입장발표)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자신이 편한대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가 아니라 '도민'을 중심에 높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