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제2공항 추진여부, '제주도 의견' 듣고 최종 결정"

제주도에 10일까지 의견제출 요청
"제주도 의견 들은 뒤, 최종 결정할 것"

2021-03-08     홍창빈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제주도민 의견수렴을 위해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든 국토교통부가 제주특별자치도의 의견을 듣고 제2공항 추진 여부 등에 대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8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 통화에서 제2공항 정책 결정을 하는데 제주도의 입장을 고려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한 국토부의 입장과 관련해 "입장을 결정하는데 제주도의 의견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면서 "어떻게 처리할지는 논의해 봐야 한다.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제2공항 추진여부를 결정할때 제주도의 입장을 고려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면서도 "내부 검토를 거치고,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제2공항 도민의견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난 도민들의 의견과 제주도의 입장이 다를 경우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일단 제주도의 입장을 받는게 우선"이라며 "그 이후에야 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2월 국토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당정협의를 통해 객관적.합리적으로 수렴된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한 것과 관련, 도민 의견을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만 말했다.

제주도는 국토부가 요구한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토부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요구한 만큼, 국토부가 제출을 요구한 마지막 날인 오는 10일에 즈음해 입장을 밝히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의견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직후인 지난 2월26일 제주도에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보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그런데 이번 국토부의 공식 입장을 요청한 것을 두고 공직 내부에서도 해석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제주도에서는 여론조사와 관련해서는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는 원칙을 제시했고, 모든 결정은 국토부에서 하도록 했음에도 다시 제주도로 의견을 물어왔기 때문이다.

원희룡 지사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입장문을 통해 "조사결과는 제주도의회와의 협의에 따라 공정관리 공동위원회를 거쳐 국토부에 있는 그대로 신속하게 전달하겠다"며 "국토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견수렴 결과를 그대로 전할테니 이에 대한 모든 판단은 정책 결정권이 있는 국토부에서 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표명한 것이다.

원 지사는 조사 결과를 국토부에 전달하면서, "이제는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도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에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도민들에게 당부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토부의 입장요구는 적절치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제2공항 건설 강행여부에 대한 결정의 책임을 분산시키기 위해 제주도에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제2공항 건설에 대한 결정의 책임을 제주도로 전가하기 위한 '책임 회피' 목적이 내포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앞서 지난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실시됐던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의견을 묻는 찬.반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반대 51.1%, 찬성 43.8%로 반대여론이 월등히 높았다. 반대와 찬성의 격차는 7.3% 포인트.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반대 47.0%, 찬성 44.1%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내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성산읍 주민 각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두 곳 모두 '찬성' 의견이 많았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