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제2공항 여론조사, '반대' 응답으로 제주 지켜달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기자회견, 여론조사 앞두고 '반대' 응답 호소

2021-02-14     홍창빈 기자
14일

제주 제2공항 관련 도민사회 찬반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제2공항 건설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주를 지키기 위해 여론조사에서 '반대'에 응답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4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여론조사를 앞두고 도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제2공항 반대'로 제주를 지키자"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는 제주도민의 삶의 방향과 제주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제주도의 운명과 미래를 제주도민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기회이다. 잘 모르는 전화가 오더라도 꼭 받아서 제2공항에 반대한다고 당당하게 외쳐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단체들은 "성산 공항예정지를 발표한 2015년 11월은 중국인 대량관광객을 포함 국내 관광객들이 1500만명이나 제주도로 밀려들어오던 시기였다"며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와 제주도정은 더 많은 관광객 유치만 고려했지 제주도민의 삶은 외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객 폭증과 난개발이 집중된 지난 10년 동안 제주는 이른바 과잉관광이라는 폐해를 실질적으로 겪었고 지금도 그 피해는 도민들의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관광이고,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국토교통부와 원희룡 도정은 제주공항의 항공수요가 포화라고만 말하지 제주 자체가 더 많은 고나광객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은 방치하고 있다"며 "항공수요 처리를 위한 공항확충 방안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할 문제는 그 방안이 제주의 미래에 바람직한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가치 판단 문제"라고 강조했다.

14일

이들 단체들은 "제2공항은 제주의 미래와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고려했을 때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시설"이라며 "제2공항은 제주의 중산간 농지와 지하수가 숨쉬는 숨골을 파괴하고, 철새도래지와 일출봉 앞 경관을 훼손하는 환경파괴 공항이다. 관광객을 더 받겠다고 지역에 살고 있는 도민을 강제로 내쫓고 땅을 빼앗는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도민의 80%가 이용하지도 못하는 애물단지 보조공항으로서 적자운영이 필연적이며, 결국에는 공군기지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공항 이용은 현 제주공항을 첨단시설로 현대화 하면 충분하다"며 제2공항은 백지화돼야 함을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은 성산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구좌, 성산, 우도, 표선, 남원 모두 비행기소음 피해지역에 직.간접적으로 편입된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제주공항 국내선 50%를 가져오는 것으로 성산 주민을 위한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면서 "육지에서 내려온 현직 부동산업자가 제2공항 찬성단체 대표라고 한다. 일부 부동산 투기꾼들의 거짓 선동에 속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강토를 뒤집어놓은 4대강 사업처럼 잘못된 국책사업은 수정되는 것이 당연하고 철회돼야 마땅하다"면서 "국민의 세금이 투여되는 국책사업은 지역주민의 삶과 괴리되지 않고 지역주민에게 먼저 묻고 방향을 같이 찾는 사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은 "제2공항과 같은 잘못된 국책사업은 추진돼서는 안된다"면서 "환경파괴, 도민불편, 혈세낭비를 초래하는 제2공항 계획을 철회하고, 공항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현 제주공항 첨단.현대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의 주인은 우리 도민이다. 도민 여러분의 '반대' 목소리가 새로운 제주를 만들 수 있는 전환점"이라며 "내일(15일)부터 17일까지 낯선 전화도 꼭 받아서 당당하게 '제2공항 반대한다'고 답해달라. 압도적인 제2공항 반대로 제주도를 지키고 새로운 제주의 미래를 만들자"고 거듭 호소했다.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제주에 수많은 국책사업이 있었지만, 도민들이 자기결정권을 행하는 것은 제2공항이 처음"이라며 "한 세대를 걸어온 과잉관광 등 도민들의 '삶의 질 후퇴의 길'을 갈 것인가, 도민의 삶의 질이 우선인지 선택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것은 그동안 확인된 제2공항 반대에 대한 도민들의 뜻이 이번 여론조사에 나타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압도적 반대로 제2공항을 멈추고 지속가능한 제주로 가는 미래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