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 합의안 사실상 수용

비상도민회의 "단순 찬반문항 유감이나, 특위 결단 이해"
"조속한 합의 통해 여론조사 시행해야...일부 보완.수정 필요"

2020-12-10     홍창빈 기자

시민사회단체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 제2공항갈등해소특별위원회가 잠정 합의한 제2공항 여론조사 '찬반' 문항에 대해 사실상 수용입장을 밝히면서 여론조사를 통한 도민의견 수렴은 본격 진행될 전망이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0일 논평을 내고 "제2공항 여론조사는 도민화합 위해 조속한 합의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단순히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찬·반만을 묻기로 한 합의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는 점을 밝힌다"면서도,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성산 제2공항을 둘러싼 도민 갈등을 도민의견수렴이라는 대의를 통해 종식시키는 것으로써 도정과 특위는 조속한 합의를 통해 여론조사 시행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찬.반만을 묻기로 하는데 합의한 것에 대해 사실상 우회적으로 수용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는 그동안 여론조사 질문문항을 '제2공항'과 '현 공항 확충' 대안을 놓고 선택하는 방식으로 짜여 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비상도민회의는 "당초 특위는 오랫동안 논의돼 왔던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방안들 중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 됐던 ‘현 공항 확충방안’에 대한 도민 의견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그러나 이같은 입장만을 고집하지 않고 도정과 협의에 나선 것은 특위가 도민의 갈등을 방치할 수 없다는 민의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 이유임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도정과 도의회가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방안의 유력한 대안인 현 제주공항 확충 대안에 대한 도민의견수렴을 유보한 것으로서 이는 향후 제주도 전체 차원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그러나 "특위가 도민에게 올바른 정보제공 차원에서 ‘제주의 공항인프라 시설 확충을 위해 현 공항 확충 방안과 제2공항 건설 방안이 검토해 왔었다’는 사전 설명의 의미를 갖는 문장 제공까지 특별한 이유 없이 양보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2공항 찬반만을 묻는 기본 문항으로 합의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사실관계에 입각한 기본 정보 제공마저 특위가 철회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며 "따라서 이 문제는 추후 설문을 시작할 때 밝히는 여론조사 ‘안내문장’으로 반드시 보완되어 삽입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여론조사 기관을 2군데로 선정했을 경우에도 검토돼야 할 문제들이 있다. 각 기관의 조사결과가 각각 상이하게 도출되는 경우의 수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며 "오차범위 안의 차이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가 제기되는데, 세세한 규정을 두기보다 원칙적인 입장을 정하되 합의된 기준의 틀을 뛰어 넘는 결과는 있는 그대로 국토부에 전달하는 것이 답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제주도정과 특위는 가능성 높은 결과를 대비해 명확한 해석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며 사전 원칙적인 합의를 통해 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본 선정에 있어 성산읍 지역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은데 따라, 일각에서 ‘성산읍 별도 여론조사’ 방안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애초 이 여론조사 목적에 부합하지 않아 양측 합의 항목 대상에 들어갈 수 없는 부분이다"며 "제주도정과 특위가 성산읍 가중치를 두기로 하지 않기로 한 이상, 별도 여론조사는 명분과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별도 여론조사는 오히려 차후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높다"며 "제2공항을 둘러싼 도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의 도민의견수렴인 만큼 찬반 모두의 입장에서 갈등의 불씨를 남겨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제 제2공항을 둘러싼 지난 5년간의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도민의견수렴호의 출발 깃발은 올라갔다"며 "우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도민과 함께 끝까지 여론조사 과정과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