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 난항...원희룡 "현공항 확충 배제" 고수

박원철 의원 도정질문..."현공항 확충, 충분히 정보 제공"
원희룡 지사 "이미 전문가들이 결론, 제2공항 찬.반만 물어야"

2020-11-17     홍창빈 기자
17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공항갈등해소특별위원회가 제주 제2공항 갈등문제 해결을 위한 도민의견 수렴 방안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가닥을 잡고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도민의견 수렴 문항에서 '현 공항 확충'은 배제하고 '제2공항'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해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17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89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철 의원과 문답 과정에서 "전문가 검토를 통해 'A안도 가능하고 B안도 가능하다'면 도민들이 선택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 A안은 가능하고 B안은 전문.기술적으로 안된다고 하면, 도민들이 선택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원 지사의 16일 2021년도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 가운데 "제주 제2공항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발언에 대해, 박 의원이 "후퇴할 수 없다는 뉘앙스였다"며 반발하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박 의원은 "도의회가 제2공항갈등해소특위를 구성하고 9차례에 걸쳐 심층적으로 토론을 했지만, 환경.토목.(공항)운영 전문가는 없었다"면서 "공개적으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분은 국토교통부 패널이었던 관제사 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론에 참여한 국토부 (공항항행)정책관도 (공항전문가가 아닌)거버넌스 전문가로, 이 사람도 '도민의견이 중요하다'며 정보 제공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지사님의 발언은 도민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결과를)예단하는 뉘앙스였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에 대해)의회와 제주도가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어제 지사님의 발언은 후퇴할 수 없다는 뉘앙스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2015년 당시)현 공항이 여러 문제가 있어서 제2공항으로 결정됐지만, 도민들께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면서 "여러차례 비공개.공개 토론에서도 의제로 이야기 됐고, 끝장토론을 진행했지만, 도민들은 현공항 확충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DPi 보고서를 검증하자는 것이 2차례 진행된 끝장토론이고, 도민들께서 이제는 (현공항 확충 가능성에 대해)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에 현 공항 확충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어야 된다는 의견을 넌지시 피력했다.

도정질문

답변에 나선 원 지사는 "현 공항 활용이 미래 항공수요를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해 끝장토론을 진행했다"면서 "이의제기 있을 수 있겠지만, 법적.기술적 판단상 불확실성으로 남길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원 지사는 "제2공항 추진은, 저희가 국토부와, 전임 도정에서부터 해온걸 이어받아 온 것"이라며 "제가 그 의지 흔들리게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 시정연설에서 '흔들리지 않고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생각은 없다"면서 "어제 발언은, (제2공항에 대해)전문가들이 결정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검토를 통해 'A안도 가능하고 B안도 가능하다'면 도민들이 선택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 A안은 가능하고 B안은 전문.기술적으로 안된다고 하면, 도민들이 선택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즉, 전문가들이 '기존 공항 확충으로는 미래 항공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만큼,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에서는 '미래 항공수요를 위해 제2공항을 건설한 것인가'만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이 연구기관(ADPi)이 제주만 제언한게 아니라 김해신공항과 관련해 총리실도 자문을 구하는 등 국제적인 공신력을 얻은 기관이기 때문에 (현공항 확충에 대해)논의가 팽팽한 것"이라며 "(나중에)어떤식으로든 결론이 날때, 양분된 의견을 도정과 의정이 '이렇게 (하나로)결정했다'고 (도민들에게)희망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과 관련해 갈등해소특위는 제2공항 찬.반에 대해서만 묻는 것이 아닌, 현 제주공항 확충 등 지금까지 논의된 과정을 담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설문조사를 진행할 경우 질문지를 제2공항 대안과 현 공항 확충 대안을 놓고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 자체에 대한 찬반 의견만을 물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