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주민 김경배씨, 환경부 앞에서 다시 '제2공항 반대' 단식투쟁

"환경부, 법정 보호종 '고의 누락' 환경평가 부동의하라"

2020-09-10     홍창빈 기자
10일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반대하며 제주도청과 환경부 앞에서 단식농성을 전개했던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가 10일 환경부앞에서 또 다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환경부는 국토부의 환경관련 민원처리 전담부서인가'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네번째 단식 투쟁에 나섰다.

이번 단식은 국토부가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서를 제출하는것과 별개로, 지난번 세번째 단식 당시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약속한 제2공항 부지 인근 법정보호종 및 멸종위기종에 대한 철저히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단식 투쟁에 돌입하며 성명을 내고 "환경부가 ‘환경 파괴부’로 전락하지 않길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환경부가 철저한 법정보호종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토교통부는 2년간에 걸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법정 보호종 조사에서 2월과 9월에만 조사하고 과거 문헌에는 존재하지만, 제2공항 계획부지와 그 인근에는 실제 서식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2019년 6월 초안을 제출했다"며 "그러나 7월달 큰 장맛비가 올 때 활주로 중앙인 우리 집 근처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맹꽁이가 관찰되고, 참새만큼 많은 두견새를 비롯하여 새끼를 키우는 멸종위기 1급 송골매도 관찰됐다"며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6, 7, 8월에 너무도 쉽게 관찰되는 법정 보호종에 대한 조사 누락 문제를 작년 7월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때, 정식의견을 제출했고, 주민 공청회 때도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국토부는 8월 말에 며칠 조사한 척하고 본안을 제출했다"며 "지난해 12월 단식투쟁했는데도 봄철조사까지만 재보완을 요구했다"며 환경부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환경부가 그토록 6, 7, 8월 조사를 회피한 이유는, 법정 보호종 서식을 인정하고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아예 법정 보호종은 없는 걸 로 하고 최종협의를 진행해, 결정짓겠다는 얘기"라고 성토했다.

그는 "환경부가 국토부의 환경민원 처리 전담부서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며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나와의 면담에서 '법정 보호종 조사 누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추가 재보완요구를 해서라도 4계절 조사를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 환경부의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했으나 이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걸 보면 환경부에 대한 내 평가가 억측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KEI의 제2공항 부지 부적합 의견 개진처럼,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엔 법정 보호종 문제 외에도 철새도래지 문제, 숨골 문제, 조류충돌문제, 동굴문제, 주민소음피해대책문제 등등 환경부가 부동의를 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면서 "단식투쟁을 통해서라도 환경부의 직무유기 행위에 항의하고 지금이라도 환경부가 환경을 지키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