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건설시 홍수 위험...국토부, 문제 알면서도 숨겨"

시민사회단체, 재해영향성검토 협의내용 관련 입장
"행안부 '홍수 유출량 증가' 의견통보 불구 그대로 진행"

2020-05-14     윤철수 기자

행정안전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시 홍수 유출량 증가가 예측된다는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토부가 이의 내용을 숨겨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행안부는 국토부에 회신한 '재해영향성검토 협의 결과 통보서'를 통해 "제2공항 건설 관련 신난천지구, 온평천지구가 자연재해위험지구로 평가된다"며 "제2공항을 건설하게 되면 이 두 하천의 하류부 홍수 유출량 증가로 홍수 등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이 내용에 대해 지금까지 지역주민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동의를 추진하고 있어 의구심을 크게 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4일 성명을 내고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재해위험 증가 예측을 무시한 국토부를 규탄한다"면서 홍수 위험성 검증을 위해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신난천과 온평천지구는 실제 범람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어온 지역"이라며 "제2공항 건설로 불투수층이 크게 증가하면 그에 따른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이러한 사실을 지역주민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며 "재해피해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피해당사자인 지역주민들에게 전혀 공유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2공항 피해지역 주민들과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이 건설될 경우 숨골 등의 파괴로 지하의 물길이 막혀 제2공항 예정지 인근에서 큰 홍수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수차례 경고해 왔다"며 "하지만 국토부는 이런 재해위험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숨골로 인한 피해 발생은 없을 것이란 거짓을 반복적으로 주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토부가) 사실상 문제를 숨기고 도민사회를 농락해 왔음이 이번 폭로로 명확히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따라서 국토부는 더 이상 거짓과 기만으로 도민사회와 피해주민들을 농락하지 말고 제2공항 예정지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 환경단체와 피해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문제의 실상을 낱낱이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환경부는 국토부의 거짓과 부실로 점철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를 통해 심의해 문제가 명확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부동의하라"고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