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인접지서 동굴 발견...전략환경평가, 거짓.부실"

비상도민회의, 제2차 동굴숨골조사...수산리 신규동굴 공개
숨골도 75곳 추가 확인... "동굴.숨골 공동조사 즉각 수용하라" 

2020-04-29     홍창빈 기자
서귀포시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되고, 지하수 함양 통로인 '숨골' 누락분 136곳이 확인되면서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부실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민사회단체는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거짓.부실'이라며 국토부를 강력 규탄하는 한편, 즉각적인 동굴.숨골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도내 113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9일 오전 11시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동굴 발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차 동굴.숨골조사 결과 발표했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제2차 동굴.숨골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동굴의 입구는 제2공항 예정지에서 250여m 떨어진 곳(성산읍 수산리 1019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에서는 '칠낭궤'로 불린다.

함몰지형으로, 직경 약 10m 규모에 내부 길이는 50m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제2공항 예정지내에는 동굴이 없다며, 예정지와 가까이 있는 동굴만 조사했다"면서 "심지어 꿰버덕들굴이나 사시굴의 경우는 문헌상에 존재함에도 입구를 찾지 못해 확인하지 못했다는 정도로 사실상 문헌에 의지해 부실하게 조사했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제2공항 예정지에서 불과 250여 미터 떨어진 곳에 거대한 동굴입구가 있음에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어디에도 지역주민들이 부르는 ‘칠낭궤’라는 동굴을 조사한 기록이 없다"면서 "사실상 거짓.부실 전략환경영향평가로 규정지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2차 조사 과정에서는 '숨골'도 75곳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제주
제주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8곳의 숨골만 기재돼 있으나, 비상도민회의의 지난 제1차 조사 때 61곳이 발견된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확인되면서 총 136곳의 누락분이 드러난 것이다.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지역은 제주에서도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하천이 없다"며 "빗물이 대부분 숨골을 통해 지하로 빠져 나가는 지역으로 숨골은 지하수 함양과 홍수 예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국토부와 제주도는 동굴.숨골에 대한 비상도민회의의 공동조사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면서 "특히 제주도지사는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규정에 근거해 이 지역의 동굴·숨골조사를 진행해 제주도민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임무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숨골이 확인된 상황에서 명확한 조사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동굴과 숨골에 대한 분포조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이는 명확한 직무유기이며, 제주도민의 자산을 방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와 제주도는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고, 제주도민들과 함께 환경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공동조사를 수용하는 것이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고 국책사업에서의 민주성을 담보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이제 더 이상 과거의 행태처럼 눈을 가리고 일방 강행하는 구태를 중단할 것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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