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사업, 4년만에 결국 '포기' 

영업 부진 악화, 누적 160억 적자...특허반납, 사업 종료
"중문 지정면세점 운영에 집중...성산포항 면세점 준비"

2020-04-23     김재연 기자
4년만에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영업 부진으로 개점 4년만에 결국 문을 닫는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시내면세점 사업 종료를 공식 결정한 이후, 재고상품 판매 및 특허 반납 절차가 마무리 수순임에 따라 이달 29일로 사업을 최종 종료한다고 23일 밝혔다.

2015년 시내면세점 면세사업권을 따낸 후, 2016년 개점한 후 4년만이다. 

시내면세점은 최초 중문관광단지 롯데호텔 제주에 개점했으나 영업실적이 부진하자 2018년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했다. 

그러나 제주신화월드에서도 영업악화는 심화되면서 매년 4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고, 현재 누적 적자액은 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나 신라 등 대기업 시내면세점과 비교해 브랜드 유치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개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이 우리나라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단체관광객 방한 금지령을 내리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또 대기업에서는 소위 중국 보따리상을 일컫는 '따이공'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반면, 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은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는 지방공기업이란 특성 때문에 고객유치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봉석 관광공사 면세사업단장은 "대기업 중심의 면세사업에서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가 경쟁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사업 종료를 결정했고, 이번에 재고상품 처리와 특허 반납이 이뤄지면서 문을 닫게 됐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큰 기대감에 출발했던 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 사업은 엄청난 빚만 남긴채 실패로 끝난 셈이다.

제주관광공사

한편, 관광공사는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시내면세점 사업 종료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앞으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위치한 지정면세점 운영에 집중하며 면세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정면세점의 영업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내국인 관광시장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포스트(Post)-코로나'에 대비, 영업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주류와 담배가 지정면세점 면세구매한도(1인당 미화 600달러)에서 제외된 만큼, 주류 컵셉 매장을 면세점 매장 입구에 추가로 조성하는 등 고객 구매력 증진을 위한 면세점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했다고 설명했다.

성산포항과 전라남도 고흥군 녹동항간 여객선 운항이 오는 7월 재개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성산포항면세점 운영도 준비도 박차를 가해 나가기로 했다.

온라인면세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적극 발굴, 판매하는 부분도 중점을 두기로 했다.
 
강봉석 단장은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면 내국인 관광객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관광시장 회복에 대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