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들, 4.3추념식장서 '엄지척 기념사진' 논란

누리꾼들 쓴소리 이어져..."어디서 엄지척?"
민주당 제주도당, 비판 쏟아지자 "기자들의 요청때문" 변명했다가 번복

2020-04-03     홍창빈 기자

 

온라인에서

4.15총선에 출마한 제주지역 총선 후보자들이 제주4.3평화공원 추념식장 단상 앞에서 '엄지척'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72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일인 3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72주기 4.3희생자추념식장 단상 앞에서 촬영한 총선 후보자들의 '엄지척 사진'이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를 비롯해 총선 후보자, 제주도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자, 제주선대위 관계자 등이 한자리 나란히 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보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진이 공개되자 4.3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공간에서, 경건해야 할 제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4.3영령들이 노할 것이다. 어디서 엄지척이...", "4.3추모를 하라고 했더니...", "추념식에서 기호1번 선거운동?", "엄지척이 무슨 뜻? 두 손을 모아라" 등의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측 관계자는 "어제(2일)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후 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촬영자가 제스쳐를 요구해 포즈를 취한 것으로 해명했다.

그러나 지방정가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미래통합당 제주도당은 논평을 내고 "아무리 선거운동이 중요하다곤 해도 어떻게 4·3의 영령 앞에서 이런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히고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며 "추모는 뒷전이고 선거 운동 만 생각하는 민주당 후보들의 한심한 추태에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제주시 갑 선거구의 무소속 박희수 후보도 논평을 통해  "4·3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공간에서, 경건해야 할 제단 앞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사진을 촬영한 것에 대해 개탄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논란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과 총선 후보자인 송재호.오영훈.위성곤 후보는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기자들의 요청에 의한 포즈"라고 해명했다.

제주도당과 후보들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하루 일찍 4·3평화공원에 참배를 하러 갔고, 참배 후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기자들의 파이팅 포즈 요청에 경직된 모습으로 자세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이 오히려 이 부분에 대해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의 경우 '화이팅'이나 '엄지척'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기자의 요청' 해명이 맞는지 논란을 샀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논평을 발표한 후 몇분만에 다시 발표한 수정논평에서는 '기자들의 요청' 부분을 빼고, "기자단 앞에서 사진 촬영 요청과 함께 파이팅 포즈 요청이 들어오자 4.3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등 4.3의 완전한 해결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엄지 손가락을 든 해당 사진이 나온 것"이라고 해명 내용을 정정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제주도당의 입장자료에서는 후보들의 포즈가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는 점조차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의아스럽게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