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후보 '제2공항' 답변 갈팡질팡..."공론화위?" "신공항?"

"공론화위원회 기존공항.신공항 합의 안되면 원점 논의해야"
'공론화위' '신공항' 용어 혼돈..."국토부 공식명칭이 제2공항인가?"

2020-03-03     홍창빈.윤철수 기자
3일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 후보로 결정되면서 선거 40여일 앞둔 시점에서 '늦깎이 출마선언'을 한 제주시 갑 선거구의 송재호 예비후보가 3일 기자회견에서 제2공항 갈등문제와 관련해 '갈팡질팡' 답변을 연발했다.

이날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연 송 예비후보의 혼란스러운 답변은 출마선언문을 낭독한 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시작됐다.

전략공천에 대한 박희수 예비후보의 반발과 관련한 답변을 마친 후 이어진 제주 제2공항 갈등문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제2공항을 '신공항'으로, 제주도의회 갈등해소특별위원회를 '공론화위원회'로 표현했다. 

송 예비후보는 '제2공항에 대한 찬반여부나 대안에 대해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른바  제2공항으로 알려진 성산포 신공항 문제, 이 부분은 일단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대화에서 말한 기본적인 원칙은 주민의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산 제2공항을 '성산포 신공항'으로 표현하며, '주민의 동의 전제'로 추진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송 예비후보는 "부연 설명하면 어떠한 지역의 개발도 주민 합의 없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기본적인 원칙 충실해야 한다. 이게 대원칙이다"며 주민 합의 없이 제2공항 건설이 이뤄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송 예비후보의 현실적 인식은 매우 의아스럽게 다가왔다. 

그는 "지금 제2공항 두러싸고 주민합의가 부족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제주도의회와 제주도가 합의 이끌어 내기 위한 공론화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행스럽게 원희룡 지사가 그 부분 소중하다 생각해 마무리 하자고 한 것은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잘 진행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공론화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2공항 갈등문제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도민의견 수렴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것을 '공론화 절차'가 진행 중으로 표현했다.

'원 지사가 그 부분을 소중히 생각해...'라는 부분은 지난달 도의회 특위와 간담회를 가진 원 지사가 도의회 의견수렴 결과가 나오면 존중해달라는 도의회의 요구를 수용한 것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시 합의사항 발표문에도 도의회 특위가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공론화'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 기술돼 있어 송 후보의 발언은 '오판' 내지 부정확한 정보 짜깁기에 의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공론화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전제로 발언을 이어나가기 시작한 송 예비후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민합의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위 말하는 기존공항 확장 대안이 있는데, 이게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확장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가능하다고 하면 성산포 신공항과 대등한 입장에서 대안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권을 가진 것도 도민이다"고 말했다.

또 "신공항이 아니라 기존공항 확장으로 결정되면, 제2공항 부지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면서 "기존공항이 확장될 경우 특수한 희생 감내하는 용담 주민 등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강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예비후보의 이 발언은 현재 공론화 절차와 더불어, 신공항과 기존공항 확장을 놓고 도민들이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진행 중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합의 원칙이라는 부분이 기존공항 확장인지 신공항인지 원점에서 논의하겠다는 말로 들린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송 예비후보는 거듭 "합의가 안된다면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 지금 공론화 위원회는..."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거듭 "지금 공론화 위원회가 아니라 갈등해소 특위다. 잘못알고 계신 것 같다"고 말하자, 송 예비후보는 "그렇지 않다. 갈등해소라는 것은...갈등이 신공항을 반대하고 기존공항을 확장하자고 해서 생겨난 것 아닌가"라며 "갈등해소라는 것은, 100% 안되더라도 2개 공항이 좋은지, 기존공항 확장이 좋은지에 대해 합의를 이뤄내야 하는데, 이걸 추출하는 과정이 공론화라 본다"고 말했다.

송 예비후보는 또 "밀실에서 해결하면 안되니, 어떤 식으로 할지는 매우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제주도민들은 TV토론이나 언론등을 통해 많이 알고 있어 원점에서부터 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본다. 그럼에도 결론이 안 나면 기존공항 확장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공항이 또다른 갈등이 될수 있다면, 그곳이 공항이 아니라도 여러가지, 교통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부연을 드리면, 활주로로만 이착륙 하는 시대가 갔다고 본다. 수직이착륙 시대가 올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 예비후보의 이 발언들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강력히 요구하는 '공론화'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부분은 주목할만하나,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한 현실 인식이 결여된 것이라는 의구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즉, 현재 제2공항 갈등 문제에 대한 진행상황 내지 흐름, 정부의 추진상황 등에 대해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채, 제2공항을 '신공항'으로, 도의회 특위를 '공론화위원회'로 혼란스럽게 사용하며 현재 공론화가 진행 중이고 도민들이 결정해야 함을 강조하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계속된 갈팡질팡 발언에, 취재진에서 "용어를 혼돈하시는 것 같다. 신공항이라는 것은 초기부터 없어졌고, 도민들은 다 제2공항으로 알고 있고, 공론화가 아니라 갈등해소 위원회로 운영되고 있다. 신공항은 일반인도 안쓰는 이야기인데.."라고 지적하고 나서자, 송 예비후보는 그 때서야 자신의 발언에 대해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송 예비후보는 "국토부의 공식명칭이 제2공항인가?"라고 반문한 후, "제가 온평공항 등 혼선이 있었고, 성산이라는 대단위 지구로 강조하다 보니 그런 말씀 드린 것 같다. 그 부분은 제가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론화 진행'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답변을 통해 볼 수 있듯이 제주현안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송 예비후보는 "공항 문제는 제가 대통령께 보고도 드렸고, 작년 11월에는 제가 도의회와 공항문제 해결을 위한 일종의 라운드테이블 제안도 했었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이날 송 예비후보의 제2공항 관련 발언은 제주도 현안에 대한 '현실 인식'에 대한 상당한 의문을 남겼다.

지난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하겠다"고 보고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가급적 시행을 최대한 앞당겨서 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송 예비후보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송 예비후보는 정말 '신공항'과 '기존공항 확장'의 도민선택을 위한 공론화가 진행 중이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한편, 송 예비후보는 서귀포시 표선면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을 역임한 바 있으나, 지난 2014년 제주도지사 선거 당시에는 새누리당 소속인 원희룡 지사를 적극 지원한 후 민선 6기 도정 출범 후에는 원 지사의 핵심라인으로 행보를 하면서 지방정가에서는 '송일교'로 회자되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각 정당 후보들이 제기하고 있는 자신의 정치행보에 따른 '정체성 논란' 문제를 제기받고 있는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

송재호 예비후보의 3일 기자회견 '제2공항' 관련 질의답변 요지.

◇ 제주 최대 현안이자 갈등인 제2공항에 대해, 건설의 찬반 여부 또는 대안에 대해 말해 달라.  

- 이른바 제2공항으로 알려진 성산포 신공한 문제. 이 부분은 일단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대화에서 말한 기본적인 원칙은 주민의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걸 부연설명하면 어떠한 지역의 개발도 주민 합의 없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이게 대원칙이다. 지금 제2공항 둘러싸고 주민합의가 부족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제주도의회와 제주도가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공론화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행스럽게 원희룡 지사가 그 부분 소중하다 생각해 그 부분 마무리 하자고 한 것은 좋은 결정이라 생각하고 잘 진행되기 바란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민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위 말하는 기존공항 확장 대안이 있는데, 이게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확장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가능하다고 하면 성산포 신공항과 대등한 입장에서 대안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권 가진 것도 도민이다.
신공항이 아니라 기존공항 확장으로 결정되면, 제2공항 부지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기존공항이 확장될 경우 특수한 희생을 감내하는 용담2동 등 지역 주민 등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강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 제2공항과 관련해 추가 질문인데, 지금 말씀하신 것은 주민합의가 대원칙이라고 하셨는데, 기존공항 확장인지 신공항인지 원점에서 논의하겠다는 것 처럼 들린다.

- 합의가 안된다면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 지금 공론화 위원회는 제2공항 특위...

◇ 지금 공론화 위원회가 아니라 갈등해소 특위다. 잘못알고 계신 것 같다. 말씀하신 공론화 절차 거친 이후 신공항인지 기존공항인지는 원점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다. 갈등해소라는 것은, 갈등이 신공항을 반대하고 기존공항을 확장하자고 해서 생겨난 것 아닌가. 갈등해소라는 것은, 100% 안되더라도 2개 공항이 좋은지, 기존공항 확장이 좋은지에 대해 합의를 이뤄내야 하는데, 이걸 추출하는 과정이 공론화라 본다. 밀실에서 해결하면 안되니 어떤식으로 할지는 매우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도민들은 TV토론이나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알고 있어 원점에서부터 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본다. 그럼에도 결론이 안 나면 기존공항 확장부터 논의해야 한다. 신공항이 또다른 갈등이 될수 있다면, 그곳이 공항이 아니라도 여러가지, 교통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부연을 드리면, 활주로로만 이착륙 하는 시대가 갔다고 본다. 수직이착륙 시대가 올수 있다고 본다.

◇ 용어를 혼동하시는 것 같다. 신공항이라는 것은 초기부터 없어졌고, 도민들은 다 제2공항으로 알고 있고, 공론화가 아니라 갈등해소 (특별)위원회로 운영되고 있다. 전략공천에 대한 우려가 현안 이해부족도 있었다. 답변 과정에서 느껴지지만, 신공항은 일반인도 안쓰는 이야기이다. 그런 지적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토부의 공식명칭이 제2공항인가? (네) 제가 온평공항 등 혼선이 있었고, 성산이라는 대단위 지구로 강조하다 보니 그런 말씀 드린 것 같다. 그 부분은 제가 수정하겠다.

◇ 답변을 통해 볼 수 있듯이, 제주현안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 공항 문제는 제가 대통령께 보고도 드렸고, 작년 11월에는 제가 도의회와 공항문제 해결을 위한 일종의 라운드테이블 제안도 했었다. 이후 진척이 돼서 제주도가 같이 하겠다고 해서 그런 노력들이 이뤄졌다. 그때 균발위원장으로서 중재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