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동물테마파크 관련 비밀회동 주장은 사실무근"

제주도 해명 입장 "선흘2리 이장과 사업자 공식적 면담한 것"

2019-12-23     윤철수.홍창빈 기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마을을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고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과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선흘2리 이장이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기 직전인 지난 5월 말 사업자와 함께 별도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23일 오후 해명자료를 내고 "지난 5월 29일 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자인 대명측의 요청으로 대명 관계자들과 제주도청 투자유치과장 및 팀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공식적 면담이 있었고, 이 자리에 당시 선흘2리장이 반대대책위원장 및 이장 자격으로 함께 참석했다"고 밝혔다.

사업자와 당시 반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고, 이 자리에 제주도청 투자유치과장과 팀장이 배석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까지도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내용을 전면 부인해 왔다.

제주도 투자유치과의 한 관계자는 "(원 지사와 마을 이장의) 만남을 투자유치과가 주선한 것이 아니다"면서 "(지난 19일 선흘2리 주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정 이장이 이장 자격으로 지사님을 만났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던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뒤늦게 낸 해명자료에서는 원 지사와 이장이 동물테마파크 문제로 만난 것을 공식 인정했다.

제주도는 "(면담에서) 원희룡 지사는 면담 자리에서 사업자로부터 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에 대한 설명을 15분간 경청했고, 이어 환경영향평가 대면검토 결과, 반대주민 및 람사르습지도시지역위원회와 협의하여 상생방안 마련하라는 조건에 대하여 잘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보도 내용과 관련해 "지사와 이장이 단독으로 비밀회동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비밀 회동'이 아니라, 사업자와 투자유치과 관계관이 배석한 공식적 방문 자리였다는 것이다.

또 "마을이장의 입장 변경 과정 내지 해당 사업에 원 지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등이 제시한 주민과의 상생방안을 마련할 것을 사업자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란은 지난 19일 제주도청 앞에서 선흘2리 마을주민들과 선인분교 학부모, 반대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뤄진 제주도 투자유치과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불거져 나왔다.

당시 주민들이 질문했을 때에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가, 계속해서 따져드는 질문에 만난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흘2리마을회와 반대위, 선인분교학부모회는 23일 입장자료를 내고  "원 지사와의 만남 직후인 6월 28일, 정씨는 마을 임시 총회에서 돌연  반대위원장을 사임하고, 이후 마을총회 결과에 반하는 사업 찬성 행보로 돌아서 마을의 갈등을 야기시켰다"며 "그러다가 기어이 7월 26일에는 주민들 몰래 사업자와 독단적으로 협약서를 체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 몰래 원 지사와 만난 이후 정씨가 보인 이해하기 힘든 비상식적인 행보를 통해, 우리는 이 만남의 성격과 내용의 부적절성을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