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 총선 출마선언..."서민.약자 위한 정치, 제대로 바꾸겠다"

"제2공항 반대하지만, 도민들의 뜻 모아지면 따를 것"

2019-12-07     홍창빈 기자
박희수

내년 4월 15일 실시되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오는 17일  시작되는 가운데, 제주시 갑 선거구의 여권 주자에서는 처음으로 박희수 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57)이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의장은 7일 오후 3시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정치를 제대로 바꿔보겠다"면서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제주개발특별법이 만들어지고, 국제자유도시 특별법까지 도합 30년 가까운 세월을 제주도 개발에 메어오고 있다"면서 "개발을 하면 근심걱정 없이 모두가 잘 살것이라고 떠들었지만, 여러분의 사는 모습이 나아지셨나"라고 그동안의 개발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지금 한라산 중턱까지 중국인들의 별장을 짓고 있고, 그 많은 개발이 이뤄졌음에도 젊은이들의 임금은 국내 최저 수준인 현실에 억장이 무너진다"면서 "그동안 세번, 네번 도지사.국회의원 했던 분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그동안 제주지역 정치인들이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성토했다.

박 전 의장은 "이제는 (정치인들의)책임을 물을때가 됐다"면서 "서민의 편에서, 중산층의 편에서, 강자가 아닌 약자의 편에서 이 박희수가 앞장서서 다시 한번 뛰어 제대로 바꿔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지역 최대 현안이자 지역사회에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주민투표나 공론화 등 도민들의 뜻이 제2공항 건설로 모아진다면 소신을 접고 갈등해소와 지역주민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저는 성산포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한다"면서 "제2공항의 가치가 수만년 이어져 오고 앞으로 물려줘야 할 환경의 가치보다 덜하고, 환경적으로 제2공항 부지가 적합하지 않다는 환경정책연구원의 결론이 나왔으며, 연동과 노형, 애월, 한림 등 제주시 갑 지역 경제에 분명한 타격이 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번 강정마을 해군기지 때문에 얼마나 많은 도민들이 갈등을 겪었느냐"면서 "제2공항 갈등은 강정과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신 이야기를 존중한다. 대통령은 도민에 의한 자기결정권을 말하셨다"면서 "저는 오늘 이 시간 여러분 앞에서 제2공항 반대를 분명히 밝혔다. 주민투표나 공론화 등 제2공항에 대해 모아진 도민 합의가 없는 강행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그러나 "도민들이 정치인 박희수의 판단이 틀렸다고, 주민투표나 공론화를 통해 제2공항을 만들라고 하면 제 소신을 접겠다"면서 "그것이 정치인이 할 일이다. 여러분이 결정한데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정인들이 (제2공항에 대해)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 한다면 반대할 것"이라며 "그러나 도민들의 찬성이 많다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승복하고 갈등을 치유하는데 앞장서고, 피해 최소화하며 주민들이 최대한 보상 받는데 선봉을 서겠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28살이던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첫 도의원 선거에 시민사회단체 추천 후보로 출마, 정치에 입문해 1995년 최연소 나이(32세)로 도의원이 된 후 최다선인 4선 의원을 지냈다. 제9대 도의회에서는 후반기 의장을 역임했다. 현재 사단법인 제주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박희수

한편, 박 전 의장의 출마선언으로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경합 레이스도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후보군에서는 현역인 강창일 의원(67)이 출마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강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후배에게 물려주겠다"는 말로 차기 선거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는데, 이달 중 출마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제주시 한림읍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박원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3선)도 출마를 검토 중이다. 공직자 사퇴기한이 1월 초인 점을 감안하면 박 의원의 출마여부도 조만간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한 출마주자로 거론됐던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최근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