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편차는 3.8%p, GRDP 10.8%p 격차...경제력 차이 확대"
서제주시 '부유한 지역', 동제주시 '열악한 지역' 이미지 고착화될 우려
제주특별자치도가 3개 행정구역(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의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핵심으로 하는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를 2개 행정구역으로 나눴을 경우 세수뿐만 아니라 산업구조나 경제활동에 있어서도 서제주시로의 쏠림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력 차이가 확대되면서 서제주시는 '잘 사는 지역', 동제주시는 '열악한 지역'이란 이미지로 이어질 우려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8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의 제주시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권 의원(일도1·이도1·건입동)은 경제 전문가에 의뢰해 제주시를 동제주시와 서제주시로 분리했을 경우 GRDP(지역내 총생산)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자체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이 분석 결과를 보면, 제주시를 2개로 나눌 경우 GRDP 점유율(2020년 12조 1728억원 기준)은 서제주시가 6조7393억원으로 55.4%, 동제주시가 5조4334억원으로 44.6%로 예측됐다.
두 지역 간 격차는 10.8%p.
이는 인구 비중(2023년 기준)에서 동제주시(23만6370명) 48.1%와 서제주시(25만5284명) 51.9%로 3.8%p 격차를 보인 것과 비교해 매우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인구나 GRDP 모두 서제주시가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인구 비중에 비해 경제분야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추론으로 이어지게 한다. GRDP만 놓고 보더라도, 서제주시가 동제주시보다 1.24배 높다.
산업 분야별로 보면, 동제주시는 제조업, 공공행정, 교육, 사회복지서비스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서제주시는 농림어업, 건설업, 정보통신업, 부동산업, 사회서비스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같은 추이가 실제 그대로 이어질 경우 서제주시는 상대적으로 '잘 사는 지역' 내지 '부유한 지역', 동제주시는 '열악한 지역' 이미지가 고착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권 의원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하면서 동.서제주시로 쪼개지는 제주시 지역에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행정 사무의 분리도 중요하지만, 경제 분야에 대해 제주시 차원의 적극적이고 정교한 분석 및 대안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GRDP와 산업구조 등에 대한 분석이 사전에 이뤄지고 그에 따른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나, 이와 관련된 제주시 당국의 노력은 부족하다"면서 "동.서로 분리되는 행정구역은 예전 제주시와 북제주군이 합쳐지는 행정체제 개편과는 또 다른 문제로, 우리가 운영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완근 제주시장에게 "당사자인 제주시차원에서 주체적으로 나서, 능동적이고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완근 시장은 "(한권 의원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경제분석, 산업분석 자료는 오늘 처음 접하는 것인데, 세수분야에 대한 검토는 있었는데, 세수에서도 동제주시의 세수에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