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는 한 달새 16% 올라...배추.무 40%↑
채솟값이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배춧값은 '금추'라고 불리며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고 무, 상추,시금치, 깻잎, 오이 등 다른 채솟값도 덩달아 고공행진이다.
지난달 제주지역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 밑으로 떨어지며 3년8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올 여름 역대급 폭염과 폭우 여파로 밥상물가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지난 1일 기준 제주시내 한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배추 1포기 정상가는 1만3900원이다. 농협이 2일까지 자체재원과 정부할인쿠폰을 활용해 배추값을 최대 37%까지 할인 판매에 나서 정상가보다 5000원이상 내려 팔고 있지만 매대 앞은 썰렁하다.
배추 판매대 옆에 놓인 무는 한 개당 4350원이다. 양배추 1통이 6050원, 양상추 1개는 5150원, 백오이는 개당 2450원이 찍혔다. 청상추와 적상추, 깻잎은 100g당 가격이 4500원 안팎이다. 마트를 찾은 한 쇼핑객은 "채솟값이 여름 전과 비교해 갑절이상 오른 느낌이다"고 말했다.
제주동문재래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최근 상추값 급등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는 "육지산 상추 4㎏ 1박스가 최근 13만원(도매가)에 들어온다. 여름전에 4~5만원 하던게 세 배나 뛰었다"며 "너무 비싸서 손님들이 쳐다만본다"고 말했다.
2일 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신선채소 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랐다. 넉 달만의 상승전환이다.
한 달전과 비교하면 15.8% 상승했다. 전월대비 상승폭이 7월 6.3%, 8월 14.1%에서 갈수록 커지는 흐름이다.
한 달 사이에 배추는 39.6%, 파프리카 43.6%, 무 40.1%, 토마토 31.5%, 시금치 30.3%, 상추는 23.4% 비싸졌다. 호박(25.5%), 오이(18.0%), 파(13.0%)도 크게 올랐다.
1년전과 비교하면 배추는 12.7%, 무는 47.9%, 브로콜리 62.1%, 시금치 42.6%, 상추 39.6%, 호박은 39.2% 올랐다.
배추 가격은 최근 30년간 연평균 4.3% 오른 점을 감안하면 석 달째 역대급 폭등세다. 배춧값 폭등은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에다 가뭄까지 겹치고 일부 산지에서 폭우 피해까지 입으며 작황이 부진해 공급량이 줄어든 탓이다.
정부는 이달 중순이 지나면 가을배추 재배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태풍 등 날씨가 변수다.
햇과일이 출하되면서 과일값은 안정되고 있지만, 지난해 폭등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과일 체감물가도 여전히 높게 느껴진다.
지난달 신선과실 물가는 1년 전보다 2.9% 내리며 작년 2월 이후 19개월만에 첫 하락세를 보였다. 사과가 2.5% 하락 전환했고, 복숭아도 30.4% 내렸다. 배와 포도도 한 달전보다 각각 43.1%, 18.6% 떨어졌다.
채소류 가격 상승에도 그간 물가를 끌어올렸던 과일 물가가 하락 전환하고, 기름값이 내리면서 전체 물가상승폭은 0%대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0%대 상승률을 기록한 건 2021년 2월(0.9%) 이후 처음이다. 같은해 1월(0.0%) 이후 3년8개월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한 달전에 비하면 0.1% 하락했다.
국제유가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8.1% 하락해 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휘발유가 10.2%, 경유는 15.1%, 등유는 10.8% 내렸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유가 불확실성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동발 리스크로 유가가 오를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2.0% 올라 전체 물가상승폭을 웃돈다. 보험서비스료(15.1%), 가정학습지(11.1%) 등의 상승폭이 컸다.
외식비 부담도 늘었다. 쇠고기(-12.3%)와 피자(-9.5%)를 제외하고, 돼지갈비(5.6%), 삼겹살(4.3%), 치킨(6.7%), 김밥(8.9%), 김치찌개백반(5.6%), 햄버거(5.5%) 등 대부분이 올랐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