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 상반기 음식.숙박업체 '1000곳↑'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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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 상반기 음식.숙박업체 '1000곳↑'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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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제주본부, '제주 자영업자 폐업' 보고서 발표
내국인관광객 감소로 관광경기 둔화.과당경쟁 심화 탓
외국인 34%는 크루즈 이용객...1인당 지출액 43% 감소 

제주에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상반기에만 음식.숙박업체 1000곳 이상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숙박을 하지 않는 크루즈 관광객 비중이 커진데다 내국인 관광객이 줄고, 관광객 지출이 감소하는 등 관광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30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의 제주지역 자영업자 폐업 현황과 원인 등을 분석한 현장리포트를 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제주도내 음식.숙박업 폐업업체 수는 1074개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3% 늘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5.6%)을 웃도는 수치다.

상반기 기준 폐업률(직전년도 말 기준 영업업체 수 대비 폐업업체 수) 역시 2022년 3.5%에서 2023년 3.6%, 2024년 3.8%로 상승했다. 

특히 숙박업 폐업 증가세가 가파르다. 올해 숙박업 폐업업체 수는 전년 대비 15.9% 늘어 음식점업 폐업 증가율(5.9%)을 크게 웃돈다. 폐업률 또한 전년 대비 0.5%포인트(p) 상승해 음식점업(+0.3%p) 보다 영업 부진이 심했다.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도 취약해졌다. 올 상반기 제주신용보증재단이 대출 보증건에 대해 대신 상환한 금액과 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4%, 33.6% 늘었다.

제주지역의 폐업 증가세가 확대된 데에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 등에 따른 관광경기 둔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외국인관광객이 크게 늘긴 했지만 3분의 1은 숙박을 하지 않는 크루즈 관광객이다. 외국인관광객 중 크루즈 이용객 비중은 올 상반기 34.3%를 기록해 작년 같은기간(10.7%)의 세 배를 웃돈다.

내국인관광객 감소로 관광객 지출액도 줄었다. 올 상반기 중 관광객 지출액은 외국인이 전기대비 3.8% 늘었으나, 내국인이 11.7% 줄어들며 전체적으로 8.6% 감소했다.  

외국인관광객도 1인당 지출액으로 따지면 씀씀이가 확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수는 작년 하반기 49만5000여 명에서 올 상반기 91만2000여 명으로 크게 늘었으나, 1인당 신용카드 지출액은 같은 기간 중 43.3% 감소했다. 체류시간이 짧아 식사,숙박 등 소비기회가 적은 크루즈 관광객 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폐업이 늘어난데에는 구조적인 측면도 있다. 팬데믹 이후 신규 자영업자가 늘면서 과당경쟁이 심화됐다. 제주지역은 소상공인 사업체 수 증가율이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매년 전국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제주지역 취업자 중 자영업자 및 무급가족 종사자 비중은 32.4%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네 번째로 높다.

특히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영세 자영업자 비중도 높아 최근 관광경기 둔화 및 고금리 환경에 더욱 취약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주에서 매출액 5000만원 이하인 소상공인 사업체 비중은 40.1%로 전국(34.6%)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타 지역보다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자영업 업황 부진이 소비, 고용, 금융기관 건전성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광경기 활성화 및 폐업 소상공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외국인관광객의 지출 확대를 위한 해외 간편결제시스템 확충, 크루즈 기항지 주변 관광 편의시설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함과 아울러 폐업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상환 기간 연장, 저금리 대출 전환 등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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