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22) 멘델스존의 한 여름 밤의 꿈 '축혼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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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22) 멘델스존의 한 여름 밤의 꿈 '축혼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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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중에서 부모 때 부터 부유한 생활을 영위한 사람을 꼽으라면 처음으로 손꼽히는 사람은 단연 멘델스존일 것이다. 유대인의 혈통을 이어 받은 멘델스존은 은행가인 아버지와 당시의 유명한 철학가인 할아버지 덕에 경제적 뿐 아니라 명망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다. 성품 또한 온화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심성이 강해서 교육적으로도 그가 남긴 업적은 무수히 많다.

멘델스존의 많은 곡 중에 그를 대표하는 곡을 선정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바이올린 협주곡 (Op64 E minor)을 꺼내올 수 있다. 시작부터 협주곡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카덴차 부분이 심금을 울릴 정도로 애잔하고 유려하게 흐르는 곡으로 그를 대표하기에 손색이 없다. 아이작 펄만, 힐러리 한, 앤 소피 무터 등의 연주를 차례로 감상하다보면 조금씩 다르면서도 멘델스존의 감정을 이입하려는 부분을 많이 볼 수 있다. 때로는 그의 슬픔을, 때로는 그의 비애를, 때로는 평온한 그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감정들이 하나되어 마치 모자이크 처럼 멘델스존을 완벽하게 나타내 주고 있다.

그런데 꼭 클래식 음악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그의 곡이 있다. 아마 유명세로 치자면 바이올린 협주곡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 곡으로 누구나 듣자마자 ‘아 하, 이곡?’하고 맞장구를 칠 수 있는 곡이다. 그 곡이 바로 축혼(또는 결혼 wedding march)행진곡이다. 결혼식에 가보면 처음에 신부입장 때 나오는 곡이 있고 마지막에 신랑과 신부가 하객을 향해서 당당하게 걸아나올 때 흐르는 음악이 있다. 처음에 ‘딴 따따따…’하고 나오는 곡은 바그너의 로엔그린에 나오는 결혼행진곡이고 뒤에 나오는 축하곡은 바로 멘델스존의 축혼행진곡이다. 이쯤되면 이 세상 거의 누구라도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곡인 셈이다.

멘델스존의 축혼행진곡은 그의 관현악곡 ‘한 여름 밤의 꿈’에 9번째로 나오는 곡이다. 멘델스존은 17세 되던 어느 날 그의 누이 파니와 세익스피어의 희극 한 여름 밤의 꿈을 보고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흥분하면서 단숨에 한 여름 밤의 꿈 서곡(Overture)을 작곡하기에 이른다. 하루라도 지나면 그 당시의 감정이 훼손될 것 같은 마음에 흥분된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어 작곡한 곡이 서곡이다. 그후 17년이 지난 1843년, 서곡을 듣고 감명받은 프로이센 왕 프레드리히 빌헤름4세의 탄생축하 곡으로 모두 5막으로 구성된 13곡의 극 음악(incidental music)을 작곡하여 완성시킨다. 이 극 음악 중 4막과 5막 사이, 13곡 중 9번째로 나오는 곡이 축혼행진곡인데 최초로 결혼식에 사용된 유래는 영국 티버톤 세인트 피터 교회당에서 올갠 연주자 사무엘 리의 연주로 되어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결혼식 전용음악으로 쓰이게 된 것은 1858년 프로이센 왕자 프리드리히3세와 영국 공주 빅토리아의 결혼식에서 연주되면서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고 현재까지 소위 ‘결혼식 음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6월이다. 로마신화에서 주피터의 아내면서 결혼과 출산을 관장하는 여신 주노에서 따온 6월(June)은 이름값을 하듯 여기저기서 결혼식으로 분주한 달이다. 또한 6월의 신부 (June bride)라 하면 6월의 장미 못지 않게 6월을 대표하는 대명사다. 요정의 묘약으로 벌어지는 사건들, 사랑의 변덕스러움을 거쳐서 마침내 진실된 사랑의 승리를 나타낸 극 음악이 한 여름 밤의 꿈이다. 그리고 결혼한 사람은 누구든지 한 번쯤은 자신을 위해 마련된 축혼행진곡을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비평가는 이 곡에 대해 “전 세계 음악 중에서 가장 무거운 관습의 무게를 갖는 곡”이라고 까지 평한 기록이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혼이 무거운 관습인 건 그리 틀리지 않는 말이다.

거친 세상을 향해 이제 부부로서 한 발을 내딛는 젊은 커플들을 상기하면서 듣다보면 더욱 새롭게 와 닿는 멘델스존의 축혼행진곡이다. <정은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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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실 칼럼니스트
정은실 칼럼니스트

정은실 칼럼니스트는...

서울출생. 1986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감.

2005년 수필 '보통 사람의 삶'으로 문학저널 수필부문 등단.

2020년 단편소설 '사랑법 개론'으로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신인상수상

-저서:

2015년 1월 '뉴요커 정은실의 클래식과 에세이의 만남' 출간.

2019년 6월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산책' 출간

-컬럼: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컬럼 2년 게재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컬럼 1년 게재

'정은실의 테마가 있는 여행스케치' 컬럼2년 게재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게재 중

퀸즈식물원 이사, 퀸즈 YWCA 강사, 미동부한인문인협회회원,미주한국소설가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KALA 회원

뉴욕일보 고정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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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지기 2024-09-20 07:35:31 | 1.***.***.83
오랫만에 듣는 멘델스존의 즉흥환상곡~~^^
직가님! 안녕하신가요?
저는 제주에서 올레길을 걷다가 종종 음악과 글을 접합니다.
항상 이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은 음악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