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KBS "4.3학살 이승만 미화 영화 방송, 공영방송 포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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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KBS "4.3학살 이승만 미화 영화 방송, 공영방송 포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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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PD.영상제작.아나운서 협회 등 구성원 공동 성명
제주KBS.
제주KBS.

KBS 본사가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영화 방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제주KBS 구성원들이 반발하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도 기자협회 KBS지회(KBS 전국기자협회 제주지회)와 KBS PD협회 제주지부, KBS 영상제작인협회 제주회원 일동, KBS 아나운서협회 제주회원 일동은 13일 공동성명을 내고 "'기적의 시작' 방영으로 KBS 종사자임을 부끄럽게 하지 말라"며 방영 취소를 촉구했다.

이들 협회들은 "해당 영화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루면서 ‘자유대한민국 건국은 이승만 한 분의 지대한 업적’이라는 등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미화와 칭송으로 가득 차 있다"며 "그러면서 제주 4·3과 여순사건을 남한 내 좌익세력이 주도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건설을 방해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수십 년에 걸쳐 치열한 논쟁 끝에 정립된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는 내용"이라며 "국가폭력의 아픔을 피눈물로 버텨온 제주 4·3 희생자와 유족들을 두 번 울리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들 협회들은 "4·3이라는 국가폭력으로 70여 년 한 맺힌 삶을 살아온 제주도민들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모두가 희생자라는 심정으로 서로 용서하며 화해와 상생을 말하고 있다"며 "이승만 찬양 영화 '기적의 시작'은 이처럼 70여 년 동안 어렵게 쌓아온 화해와 상생, 용서라는 노력을 다시 과거로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또 "'기적의 시작'은 기록으로 남길 만한 사회적 사건 등을 사실적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승만 전 대통령을 우상화하기 위한 일방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해당 영화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에서도 독립영화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협회들은 "이러한 여러 논란 속에도 KBS 본사가 '기적의 시작'을 방영하기로 결정하면서 KBS 제주방송총국 구성원들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지경"이라며 "사측에 묻고 싶다. '기적의 시작' 방영은 과연 누굴 위한 일인가. KBS는 왜 스스로 무너져 공영방송이길 포기하는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우리는 일선 현장에서 4‧3 희생자와 유족들을 만나 과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KBS가 계속 KBS일 수 있도록, KBS 종사자들이 떳떳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방영을 즉각 철회해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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