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록 불법 자동차 정비업체가 중고차 매매업체와 거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고가 발생한 중고차가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해 소비자에게 판매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자동차 정비업 등록을 하지 않고 자동차 판금·도색 등의 정비업을 운영한 업체 4곳을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중 ㄱ업체와 ㄴ업체 2곳은 개인 고객에 비해 무등록 정비업 운영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 위험이 적은 중고차매매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등록 업체에서 차량을 정비하는 경우 수리 기록이 남지 않아 중고차매매업체에서 해당 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치경찰은 중고차 매매업체가 무등록 정비업체에서 수리한 중고차를 무사고 차량으로 속여 소비자에게 판매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고차업체가 사고 차량을 무사고 차량으로 속여 개인에게 판매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불법 정비로 인해 피해가 발생해도 소비자가 보상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ㄷ업체는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고객을 모집하고 고객이 있는 곳에서 차량을 인수한 후 작업장에서 정비하고 다시 고객에게 차량을 인계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ㄹ업체는 제주시내 소재 공영주차장과 맞닿은 작업장 출입구 앞에 본인 소유 차량 2대를 상시 주차하고 정비 의뢰가 들어오는 경우 본인 차량을 이동해 의뢰 차량을 출입시키는 등 공영주차장을 개인 주차장처럼 활용하며 무등록 정비업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치경찰단은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무등록 정비업체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범행 수법이 교묘해짐에 따라, 지난 5월부터 도내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사전 회의를 통해 위반 의심 업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철저한 준비 끝에 적발에 성공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정상적인 배출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환풍기를 통해 도색 작업 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그대로 외부로 배출하는 등 환경 법규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눈에 띄지 않는 야간에 작업을 주로 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치경찰단은 4개 업체 모두를 자동차관리법위반(무등록자동차 정비) 혐의로 입건하고, 대기오염배출시설 신고를 하지 않은 ㄱ 및 ㄹ 2개 업체에 대해서는 대기환경보전법위반 혐의도 추가 적용할 계획이다.
박상현 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무등록 자동차정비업체로 인해 관련 공정 경쟁 저해, 환경오염 발생, 고객 분쟁 시 적절한 배상 불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무등록 업체에 차량 정비를 맡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