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이가 지긋이 든 할머니께서 사무실 안으로 걸어오셨다. 느린 걸음으로 민원대 앞에 선 할머니께서는 이내 말씀하셨다. “농지대장 떼줍서~.” 나는 대답했다. “네, 할머니~ 앉아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런데 무슨 일인지 도통 앉질 않는 것이다. 기다림이 길어지자, 힘겹게 자리에 앉은 할머니께서는 “호루 종일 밭일 하당 보난, 앉는 것도 힘들어….”라는 말과 함께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할머니께서는 여성농업인으로 평생을 농업에 종사해오다 무릎 관절이 나빠져 자리에 앉는 것조차 힘들게 됐다고 한다.
농업직 공무원으로서 농업 업무를 하다 보면 다양한 계층의 농업인을 만나고, 또 그에 맞는 다양한 정책을 접하곤 한다. 청년을 위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 소농을 위한 ‘소규모 농가 경영안정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들이 많이 있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사업’에 대해 소개해보려 한다.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사업’은 (2024년도 기준)짝수년도에 출생한 51~70세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근골격계·심혈관계질환 등 여성농업인이 취약한 질환에 대해 건강검진과 예방상담을 지원한다. 총 검진비 22만원 기준 90%를 지원하며, 자부담은 2만원 내외다. 단 2만원으로 내 관절 건강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주변에 여성농업인이 있거나, 본인이 여성농업인이라면 한번쯤 신청해 진료 받아보길 추천한다.
끝으로, 할머니께서 요청하신 문서를 떼드리며 나는 짧은 인사말을 건넸다. “처리 다 되셨어요, 할머니~ 건강하세요!” <김명진 / 서귀포시 대정읍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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