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배추 1포기 6500원'...'金사과' 주춤하니 채소값 급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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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배추 1포기 6500원'...'金사과' 주춤하니 채소값 급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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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폭염 여파 한 달새 상추108%.시금치 78%, 오이 67%↑
지난달 기름값도 1년 전보다 9%↑...2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
7월 소비자물가 2.3%↑...지표물가 안정에도 체감물가는 높아
제주시내 한 대형마트. 쇼핑객이 배추 판매대 앞을 지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내 한 대형마트. 쇼핑객이 배추 판매대 앞을 지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여보, 저기 배추값 얼만지 봐봐요. 저렇게나 올랐어?"

지난 1일 오후 제주시내 한 대형마트 매장. 장을 보러 나온 한 중년부부가 배추 판매대 앞에서 가격표를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가격표시대에 써있는 배추 1포기 가격은 6500원. 3포기 1망은 1만7500원이다. 한 달 전보다 50% 이상 오른 가격이다.

다른 대형마트도 종일 쇼핑객들로 붐비고 있지만 상추와 시금치 등 채소류 매대 앞만 유독 썰렁한 모습이다. 최근 한 달 새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배추 1포기값은 일찌감치 6000원을 넘어섰다. 200g들이 상추 1봉지 가격은 5000원에 육박한다. 백오이 1봉지(5개) 가격표에도 6980원이 찍혔다. 

고물가의 상징이던 과일값 상승세가 주춤하니 이젠 채소값이 들썩인다. 재배면적 감소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폭우.폭염 등 기상재해로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2일 통계청제주사무소가 발표한 '7월 제주특별자치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과일 등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9.3% 상승했다. 상승폭은 작년 9월(6.6%)이후 10개월 만에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배값이 무려 173.8% 뛰는 등 초강세지만 사과(32.6%),복숭아(4.6%) 등 다른 과일 가격 오름세가 진정되는 모양새다. 참외는 오히려 17.5% 떨어졌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배를 제외하고 복숭아(-39.9%), 참외(-22.2%), 사과(-6.7%), 수박(-13.6%) 등 대부분 과일가격이 내렸다. 

하지만, 채소류는 상황이 다르다. 장마와 폭염 등 기상 악화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여름철들어 상추,시금치, 배추 등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가격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신선채소류 물가는 0.6% 내렸지만, 한 달전에 비하면 6.3% 올랐다. 

일부 품목은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상추가격은 한 달새 두 배 이상(108.1%)으로 급등했다.

시금치(73.3%)와 오이(67.4%) 가격도 크게 뛰었다. 배추는 전월 대비 23.8% 비싸졌다. 농산물 물가 조사가 매월 초.중.하순 3회 실시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최근 상승폭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도 물가 불안을 부추긴다. 지난달 석유류는 1년전보다 9.0% 올랐다. 2022년10월(15.7%)이후 21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휘발유가 8.2%, 경유가 12.9%, 등유도 9.8% 상승했다.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데다 국제유가가 오른 영향이다. 지난해 같은 달 석유류 가격이 24.6% 하락했던 기저효과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3% 올라 작년 11월(2.6%)부터 9개월째 2%대를 유지했다. 전국 상승률(2.6%)보다는 0.3%포인트(p) 낮다. 다만, 한 달전보다 상승률은 0.3%p 높아졌다.

전체 지표물가는 안정적인 흐름이지만  채소류 중심으로 여름철 먹거리물가 상승폭이 큰 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체 물가 기여도가 가장 높은 서비스물가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있다. 지출 비중이 큰 개인서비스물가는 지난달 2.1% 올라 전체 물가를 0.73%p(기여도) 끌어올렸다.

치킨(6.7%), 김찌찌개백반(8.4%), 김밥(8.9%) 등 외식 물가 오름세가 여전하고, 보험서비스료(15.1%) 등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 오름세도 확대되고 있다.

향후 물가를 끌어올릴 변수로는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 변화와 국제유가 변동, 공공요금 인상 등이 꼽힌다.

장마. 폭염에 이어 태풍 등 여름철 기상재해에 따라 농산물값은 더 오를 수 있다. 4분기 전기요금 현실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주 연속 오르던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국제유가가 3주 연속 하락하면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으나 최근 중동정세가 다시 악화되면서 다시 튀어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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