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제주여행비로 일본 가능"...실제론 일본이 제주의 2.2배
"부정적 뉴스 확대 재생산에 뿌리깊은 불신탓" 분석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 바가지 요금 논란 등과 맞물려 괴담처럼 번지고 있는 이 속설은 실제 맞는 얘길까?
실제로 가능하다고 믿는 우리 국민은 10명 중 8명을 넘었다. 제주여행비에 조금만 더 보태면 일본을 갈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정작 실제 지출한 여행비는 일본이 제주보다 두 배이상 더 든 것으로 조사됐다.
비싸다는 선입견과 부정적 뉴스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제주 여행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왜곡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행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30일 제주여행의 잇단 고비용 논란과 관련,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오래된 속설의 진위를 검증해보기위해 제주도와 일본 여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묻고 그 결과를 비교한 조사결과를 내놨다.
그 결과,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속설이 실제 가능할 것으로 믿는 응답자가 83%에 달했다. '불가능하다'는 응답자(9%)는 10명 중 1명도 안됐다.
3박4일 일정의 여행비용을 예상해 보게 한 결과 제주도가 86만원, 일본은 110만2000원으로, 제주여행비에 30% 정도만 보태면 일본을 다녀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일본 여행비는 제주도의 2.2배에 달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에서 작년 1~10월 두 지역 여행자의 평균 지출액은 제주도 52만8000원, 일본 113만6000원이었다.
실제 일본 여행비는 예상비용과 거의 비슷했으나, 제주여행비는 실제보다 62.9%(33만2000원)나 더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여행비를 불합리하게 크게 예상하며 일본과 별 차이 없다고 오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제주도 여행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 더 심했다. 응답자 중 최근 1년 이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 사람은 여행비로 78만8000원을, 과거 한 번이라도 다녀온 적이 있는 사람은 84만6000원을, 한 번도 가본적이 없는 사람은 93만5000원을 예상했다.
결국 제주도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확인되지 않은 '괴담'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비해 일본 예상금액은 각각 114만원, 110만4000원, 109만9000원으로 방문 경험에 따라 차이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여행경험이 있는 사람, 최근 가 본 사람일수록 조금씩 더 들 것으로 예상한 점도 제주와 달랐다.
보고서는 "여행지 물가와 서비스에 대한 논란은 다반사지만 제주도는 유독 심하다"며 "최근만 해도 '비계 삼겹살' 등 다양한 사례가 매스컴을 달구며 여행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주도는 비싸다'는 오래된 선입견과 부정적인 뉴스의 확대 재생산이 만든 합작품이다.제주도에 안 가본 사람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런 비상식적인 인식의 폭이 넓고 뿌리 깊다는 점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