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과 "해수욕장 구역 내 아니다"...관광부서 "우리는 잘..."
최근 제주도내 한 해수욕장을 찾은 한 관광객이 6만원을 내고 평상을 대여받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배달음식인 치킨 반입을 제지당했다는 사연의 글이 국내 온라인커뮤니티에 오르면서 큰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리 감독에 대한 책임 회피에 급급한 제주시 당국의 행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제주시는 이 문제가 온라인커뮤니티에 오른 지 나흘 째 되는 11일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지도 점검 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각 부서마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 부서의 관계자는 취재진이 이 문제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했는지를 묻자, "그건 도청에 물어보셔야 한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른 내용에 대해 제주시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한 적이 있음을 물었으나, 제주도청에 연락해 달라는 답변 뿐이다.
뒤늦게 답변에 나선 부서 책임자도 이번 논란의 사안이 해양수산부서에서 맡을 내용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논란이 발생한 장소의 지점이 해수욕장 구역에 연접한 업체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문제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담당과장은 "해수욕장 구역 (밖의) 인근에 있는 개인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담당부서가) 저희 과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부서에서는 불과 며칠 전 해수욕장 개장일에 즈음해 "휴가철 피서객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해수욕장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믿고 찾아주시길 당부드린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낸 바 있다.
그러나 정작 해수욕장 관광객 관련 민원이 제기되자 발생 지점이 구역 바깥쪽 연접지역이고 사유지인 점을 들며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주시청에서는 어느 부서에서 담당할까.
관광부서도 자신들 책임이 아니라고 했다. 관광부서 관계자는 "저희도 언론보도를 보고 이 내용을 알았지, 따로 대응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제주시 본청 부서에서 이번 논란의 사안에 대해서는 모두 "모르쇠"로 일관했다.
제주도청에서는 제주시에서 도청으로 문의를 해달라고 한 이유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안은 기본적으로 1차적 관리책임 기관이 제주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제주도 차원에서 현장 확인을 할 때에는 제주시 한림읍과 관계부서 공무원들이 함께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장조사가 끝난 후 제주시청 어느 부서에서도 이번 논란에 대한 결론이나 후속조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과 관련해 제주시가 한 일은 하나도 없는 셈이다. 관광객 불편 및 시민 목소리를 외면하는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공직기강 해이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번 해수욕장 갑질 논란은 지난 8일 국내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해수욕장 갑질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면서 촉발됐다.
게시자는 6만원을 내고 협재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대여업체에서 평상을 빌렸고, 2시간쯤 지난 뒤 바닷가에서 받은 전단을 보고 치킨을 주문했다.
그러나 치킨이 평상에 배달되자 대여 업체측은 "제휴업체(음식이)가 아니면 평상에서 먹을 수 없다"며 반입을 제지했다. 게시자는 평상을 빌릴 때 전혀 고지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업체측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게시자는 숙소로 돌아가 치킨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는 음식점과 같은 판매업을 하는 곳이 아니라, 대여업을 하는 곳임에도 이같은 제재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수욕장 갑질에 대한 공분이 확산되자, 해당 대여업체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밝힌 A씨는 최초 게시글이 올라온 온라인커뮤니티에 "(치킨 업체와) 개인적 앙금으로 외부 음식 반입이 안 된다고 거짓말했다"는 글을 남겼다.
즉, 외부음식 반입이 가능하지만, 치킨을 배달온 업체 사람과 개인적 앙금으로 음식물 반입이 안되는 것처럼 관광객에게 거짓말을 하며 막았다는 설명이다.
ㄱ씨는 '제주 해수욕장 관련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전 해수욕장에서 2년째 아르바이트하고 있다. 1년 전 사장님을 도와 해수욕장에서 일하던 중 옆집과 많은 다툼이 있었고, 너무 힘들어서 고소까지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중 올해 그 (갈등) 당사자가 치킨 브랜드를 바꿔 새로 오픈했고, 사이가 매우 나빴던 그 사람이 제가 일하는 가게에 배달온 걸 봤다"며 "이에 개인적인 앙금으로 손님께 '외부 음식 반입 안 된다'고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지난 현장조사에 나섰던 제주도 관계자는 "종업원의 개인적 앙금에 의해 빚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이번 일과 같은 관광객 불편사항에 대한 전반적 대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가 왜 존재할 필요가 없는지를 잘 보여준다
새로운 시장 취임하고 정기인사하니 고삐가 완전히 풀린 모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