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17)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상태바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17)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욕에 살면서 얻게 되는 혜택 중에 문화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각 보로마다 여름에 열리는 콘서트 언더 파크에 가면 뉴욕필의 화려하고 격조 높은 연주를 와인 한 잔 마시면서 잔디에 누워 즐길 수 있다. 그동안 펜데믹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고 올 여름에 다시 열리는 콘서트 언더 파크에는 무엇보다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아론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시작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진 곡들을 레퍼토리로 선정해 놓았다. 물론 무료 감상이다.

또 다른 문화면을 꼽으라면 단연 미술관의 전람회를 빼놓을 수 없다. 언젠가 휘트니 뮤지엄애 갔을 때 잔잔하게 깔린 배경음악에 한참 넋을 놓고 바라본 적이 있다. 그때 전람회의 그림과 그림 사이를 오갈 때 흐르는 피아노 곡은 다름 아닌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중 프롬나드였으니 이보다 더 어울리는 음악이 어디 있겠는가. 피아노 곡으로 작곡했지만 사실 관현악으로 들으면 더 웅장한 이 곡은 무소르그스키의 명작 중 하나다.

무소르그스키는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 (보로딘, 림스키코르사코프, 큐이, 발라키에프, 무소르그스키)중 한 사람으로 원래는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생활을 했던 군인이었다. 후에 독학으로 작곡에 몰두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어쩌면 작곡에 대한 학문적인 면에서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음악에 대한 타고난 천재성은 훗날 프랑스 인상주의와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력을 끼친 작곡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3대 유명한 곡을 들라면 ‘민둥산의 하룻밤’, ‘보리스 고두노프’와 함께 거론되는 곡이 바로 ‘전람회의 그림’이다. 특히 전람회의 그림은 민둥산의 하룻밤 처럼 교향시도 아니고 보리스 고두노프 같은 오페라도 아닌 단순한 음률로 구성된 10편의 피아노 모음곡이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접하기에 편하고 전체가 35분 정도되는 별로 길지 않은 곡이다. 또한 편 당 3-4분 정도 되는 이 곡은 각 편마다 가지고 있는 부제에 따라 음률이 다르다. 때론 구성지게 애잔하고 때론 웅장하며 각 편 마다 간간히 흐르는 프롬나드(오솔길)는 전람회의 그림을 대표하는 대명사 격 음률이다.

그럼 왜 제목이 전람회의 그림일까 궁금해진다. 무소르그스키에게는 빅토르 하트만이라는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있었다. 화가면서 디자이너 그리고 건축가였던 하트만은 사십도 채 안 된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했고 이듬해 그의 추모전이 열리게 된다. 친구의 추모전에 다녀온 무소르그스키는 친구의 유품 중 10작품을 선정해 즉시 작곡에 몰입하게 되고 이렇게 해서 세상에 선보이게 된 곡이 전람회의 그림이다. 다시 말해서 귀로 듣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저 그림만 보고 다니다보면 깊이 느낄 사이가 없기 때문에 간간이 프롬나드란 이름의 오솔길을 중간에 배치해 놓았다. 이 얼마나 관객들을 배려한 자상함인가.

프롬나드1 로 시작하는 이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고 여러 번의 변주가 이어진다. 그리고 이어서제1곡 난쟁이, 프롬나드2, 제2곡 고성 이 부분이 전체 중에서 가장 애잔하고 아름답다. 프롬나드3, 제3곡 튈르리 궁전(아이들의 놀이뒤의 까움) 제4곡 비위드, 프롬나드4, 제5곡 껍질 덧 벗은 햇병아리들의 발레, 제6곡 폴란드의 부유한 유대인과 가난한 유대인, 프롬나드5, 제7곡 리모주의 시장, 제8곡 카타콤, 제9곡 닭발 위의 오두막집, 제10곡 키이우의 문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지막 곡이 무척 웅장하다. 여기서 말하는 키이우(Kyiv)가 바로 요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브다.

음악으로 그림을 묘사한 곡, 전람회의 그림은 관현악의 대가 라벨이 편곡해서 더욱 유명해진 곡으로 러시아 특유의 음률을 트럼펫으로 힘차게 시작하는 무척 인상적인 곡이다. 귀로 듣는 그림을 생각하면서 들으면 더욱 묘미가 있는 곡이 될 수 있을 것이다.<정은실/ 칼럼니스트>

*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와 제휴를 맺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뉴욕일보>에도 게재되어 있습니다.

큐알(QR)코드

정은실의 '알고 듣는' 클래식에서는 음악을 바로 들으실 수 있도록 큐알(QR)코드가 함께 게재됩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QR코드를 인식하고 화면에 나타나는 주소를 클릭하면 유튜브로 연결되고 플 레이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재생됩니다.

전람회의 그림(관현악곡)
전람회의 그림(관현악곡)
전람회의 그림 중 '고성(old castle)피아노곡'
전람회의 그림 중 '고성(old castle)피아노곡'

 

 

 

 

정은실 칼럼니스트<br>
정은실 칼럼니스트

정은실 칼럼니스트는...

서울출생. 1986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감.

2005년 수필 '보통 사람의 삶'으로 문학저널 수필부문 등단.

2020년 단편소설 '사랑법 개론'으로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신인상수상

-저서:

2015년 1월 '뉴요커 정은실의 클래식과 에세이의 만남' 출간.

2019년 6월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산책' 출간

-컬럼: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컬럼 2년 게재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컬럼 1년 게재

'정은실의 테마가 있는 여행스케치' 컬럼2년 게재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게재 중

퀸즈식물원 이사, 퀸즈 YWCA 강사, 미동부한인문인협회회원,미주한국소설가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KALA 회원

뉴욕일보 고정 컬럼니스트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