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호의 에이포인트] 빈곤은 개인의 책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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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호의 에이포인트] 빈곤은 개인의 책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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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17개 읍·면·동의 행정기관인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는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사무위임 조례에 따라 위임된 사항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소속 직원들은 팀으로 나뉘어 읍·면사무소의 경우 8~9개, 동주민센터는 2~3개의 팀으로 배치된다. 안덕면사무소에도 주민자치팀, 주민복지팀, 맞춤형복지팀, 재무팀, 민원팀, 생활환경팀, 산업팀, 건설팀을 두고 있다. 흥미롭게도 공통으로 들어갈 수 있는 주민이라는 단어말고 복지라는 타이틀을 2개의 팀이 공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주민센터는 복지환경팀과 맞춤형복지팀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복지라는 단어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복지는 한자로
복지는 한자로 "복 복 + 복 지" 이다.

복지의 사전적 의미는 행복한 삶이다. 이를 행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국민 전체의 삶의 기준을 높이고 행복을 증진하기 위한 복지정책이 된다. 복지정책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이는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만 최소한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자유를 중요해야한다 관점의 선별적 복지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보편적 복지로 크게 나누어진다. 양쪽의 극단적인 생각보다는 구성원의 특징과 처한 환경에 따라 복지정책의 범위를 고려해야한다.

<사상검증구역:더커뮤니티>포스터 ⓒ 웨이브(Wavve)
<사상검증구역:더커뮤니티>포스터 ⓒ 웨이브(Wavve)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논쟁을 최근 OTT서비스인 웨이브(Wavve)의 자체 제작 콘텐츠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이하 더 커뮤니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더 커뮤니티는 정치, 젠더, 계급, 사회윤리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참가자가 9일 동안 리더를 선발하고 상금을 분배하는 정치 서바이벌 사회실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본명을 쓰지 않고 본인이 선택한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주어진 미션에 참가하여 상금을 획득한다. 그 중 익명 채팅은 주제에 대한 3:3 찬반 토론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에 "빈곤의 가장 큰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라는 주제가 주어졌다.

<사상검증구역:더커뮤니티> 출연자 하마 이미지 ⓒ 웨이브(Wavve)
<사상검증구역:더커뮤니티> 출연자 하마 이미지 ⓒ 웨이브(Wavve)

치열한 토론 중 3:3 찬반 토론자가 아닌 관전자가 남긴 말이 출연자 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글을 작성한 사람은 닉네임 하마로 현재 경향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하미나이다. 그가 남긴 글은 아래와 같다.

빈곤 문제에 있어서 가장 답답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빈곤에 대한 논의가 너무 자주 빈곤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빈곤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만을 가지고 주로 이야기하게 돼죠. 중요한 모든 디테일이 소거된 채로 탁상공론을 하게 되기 쉽다는 이야기입니다.

경제적 빈곤에만 한정해서 이야기 한다고 하셨는데, 빈곤한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는 경제적 빈곤이 다른 빈곤과 너무나 쉽게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돈이 없으면 쉽게 건강을 잃게 되고 안정적인 가정 환경을 잃게 되기도 쉽죠. 또한 정보의 부족, 교육의 부족, 주거의 부족, 사회적 자본의 부족... 빈곤은 경제적 차원뿐 아니라 너무나 다양한 차원의 빈곤과 연결되어 있고 이것은 악순환을 일으켜 빈곤을 심화시킵니다. 이런 구체적인 사실들은 빈곤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상상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복지제도가 이렇게 잘 되어있는데 왜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냐고 물으신다면... 복지제도가 있다는 정보를 모르기 때문이고 누군가 나를 도와줄 수 있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이고 주민센터가 문을 여는 시간에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이고 복지제도를 쓰려면 내 명의의 통장이 있어야 하는데 압류된 상태이거나 신용불량자거나 혹은 이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할 인터넷이, 컴퓨터가 없어서 등.. 다양한 상황들이 제게는 떠오르네요.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인 부의 박탈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빈곤은 인간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매우 다양하고 다면적인 방식으로 제한합니다. 그중 하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는 것이기도 합니다.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면 빈곤에 대한 구조적인 측면을 바라보기 어려워지죠. 이는 빈곤한 자가 “빈곤은 개인의 책임이다.” 내가 무능력해서다라는 관점을 스스로 내면화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 <사상검증구역:더 커뮤니티> 중 익명채팅에서 하마(하미나)가 쓴 글 인용

가난과 빈곤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는 주체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보다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주로 논의될 수 밖에 없어 수혜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빈곤은 개인의 자존심과 상당히 밀접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도움을 받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 도움의 손길을 거절하는 사람도 흔히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려는 복지는 그에 대한 효과와 확장성에 있어 단순히 노출되는 정도로 성과를 생각하기엔 큰 위험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적을 드러내기 위해 도움을 받는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실수는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그리고 도움을 받고 싶지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는지 모르거나 타인이 내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을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안덕면사무소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도움의 손길을 뻗으려 한다. 취약계층의 일상·주거·정서·돌봄·고독사 문제에 대응코자 안덕의 새로운 오각형 복지, 돌봄언덕을 기획·실행하고 있다.

일상에서 중요한 의·식·주 중 취약계층에게 식(食)과 주(住)를 지원하기 위해 따뜻한 집밥(밑반찬)과 주택 개보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불 등 무료세탁과 무료 방역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건강한 정서를 위해 복지상담을 병행하여 생필품을 지원하며 취약계층 고령가구의 노후준비를 함께하고 발달장애인이 원예프로그램과 관광지를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건전한 정서 유지를 지원한다. 지역 아이들을 위해 방학동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며 취약가구아동이 용돈을 받아 건전한 소비습관을 키울 수 있는 행복 꿈나무 용돈 지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고독사 예방을 위해 LED센서등을 통해 안부를 확인해 함께 행복한 안덕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진행할 돌봄언덕은 안덕면사무소와 안덕면사회보장협의체가 함께 보살펴주고 이끌어주는 미더운 대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언덕처럼 복지 필요대상자를 위한 보호막이 되어주자는 의미로 기획한 사업으로 면사무소에 방문하기 어렵거나 면사무소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한 걸음 더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발돋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민호>

신민호 / 서귀포시 안덕면사무소 
신민호 / 서귀포시 안덕면사무소 

필자 신민호는...

서귀포시 공무원. 2018년부터 서귀포시청에 근무하며 맡은 업무에 대한 시민 홍보를 위해 기고 글을 쓰기 시작했고, 2023년 하반기에 안덕면사무소로 발령받은 후에는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알면 좋을 '안덕점(A.Point)'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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