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제주입니다. 제주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경관 뒤에 척박하고 고립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살아온 역사와 문화가 서려 있는 곳입니다.
제주 사람들은 섬이라는 환경과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돕고 의지하며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왔습니다. 특히, 18세기 우리나라 여성최초의 CEO 김만덕 거상의 나눔 이야기는 여성신분의 한계를 넘어서, 인간이 그려내야 할 공동체를 위한 도전과 인류애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2016년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의 문화에서도 연대와 상생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제주 해녀들은 자연에 순응하며, 이웃과의 공존과 배려의 삶을 보여줍니다. 상군해녀는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채취하지 않아, 하군해녀의 생업을 지켜줍니다. 더불어, 공동채취물은 나이와 경력을 따지지 않고 공동으로 분배하여 서로의 수입을 보장해줍니다. 거친 바다에서도 호흡에만 의존하는 친환경적 채취는 인류가 지향해야 할 지속 가능한 연대와 자연 보존의 방식을 보여줍니다.
세계를 지배했던 수많은 나라들의 화려함에도 그 뒷골목에는 굶주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는 달랐습니다. 제주에는 수눌음이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담을 쌓고, 초가지붕에 줄을 놓거나, 혼례나 장례를 치를 때 함께 힘을 모아 일손을 거드는 풍습이 있습니다. 또한 ‘감은장아기’라는 제주의 오랜 신화에도 굶주린 이들을 살리기 위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는 척박한 환경과 기후를 이겨내기 위한 제주 사람들의 지혜였습니다. 먹을 것은 없어도 ‘밥 먹엉가’라는 한 마디로 서로를 걱정하고, 어떤 음식이라도 이웃과 나눠 먹고자 하는 ‘반’이라는 풍습으로 제주 사람들은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했습니다.
지난 아픔과 시련을 넘어, 제주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변화와 성장을 거듭한 제주는 자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꽃피운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강인한 생명력을 세계에 선사합니다. 제주는 이제, 과거를 기억하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희망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여기, 푸른 바다와 한라산이 맞닿은 곳에서,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길,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꿈꿉니다.
제주는 한국의 아름다운 보석으로써, 세계와의 연결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며 국제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제주 개최는 지속 가능한 발전, 평화와 협력, 그리고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전 세계에 더 확실하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제주는 그동안의 경험과 성장을 바탕으로 이미 준비가 되어 있으며, 세계를 향해 문을 활짝 열어 두고 있습니다.
제주는 도전과 나눔, 배려와 연대의 인류애가 집약되어 있는 곳입니다. 더불어 모든 생명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는 곳입니다. 제주의 사회복지인들은 2025 APEC 정상회의 제주 개최를 통해 제주의 이런 나눔과 연대의 문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노력까지도 전 세계와 공유되어지길 기대합니다.
제주는 이미 세계를 향해 활짝 문이 열려있습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제주에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기를 뜨거운 마음으로 소망합니다. <김진훈 / 복지in연구소 소장>
<김진훈의 '말말복지' 코너는...>
말말복지는 말이하는 복지, 말로하는 복지를 의미하며, 말을 통해 제주의 복지를 알리고, 정책을 만들어가는 복지사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가치실현을 위해 15년간 도내외 대학에서 사회복지 관련 강의를 하고 있으며, 복지in연구소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복지in연구소)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진훈 복지in연구소 소장
사회복지전공 석사 / 직업재활전공 박사 / 사단법인 복지인광장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