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영향으로 부채도 20%↓...가계 빚 평균 5776만원
작년 소득은 3.7%↑...근로소득은 전국대비 729만원 적어
제주도내 가구의 평균 자산이 1년 사이에 6000만원 넘게 줄었다. 가계 자산이 줄어든 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대출도 줄었지만 부채를 뺀 순자산은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며 집값 등이 하락한 영향이다.
7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공동 조사.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제주도내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117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5억7466만원) 대비 11% 줄어든 수치다.
제주지역의 가계 평균 자산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가계 자산 규모는 지난 2019년(5억459만원)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았다.
가계 자산이 줄어든 주된 원인은 거주주택 등 부동산 가격 하락이었다.
전체 가계 자산 중 저축액과 전.월세 보증금를 포함한 금융자산이 8720만원,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은 4억2450만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금융자산은 647만원(6.9%) 줄었고, 실물자산은 지난해(4억8099만원)보다 5649만원(11.7%) 감소했다. 부동산 자산만 비교하면 지난해 4억5154만원에서 올해 4억188만원으로 1년 사이에 4966만원(11%)이 줄었다.
제주지역의 가구당 평균 자산은 전국 평균(5억2727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을 뺀 나머지 14개 시.도중에서는 세종 다음으로 많았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부채도 크게 줄었다.
지난 3월 기준 제주지역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지난해보다 20%(1451만원) 줄어든 577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5346만원) 이후 7년만에 최저치다. 2020년 7869만원에서 2021년 7764만원, 지난해 7227만원 등으로 내리 3년째 감소세다.
제주지역의 가구당 평균 부채 규모는 전남(5146), 경북(5248), 강원(5410) 다음으로 부채 규모가 낮았다.
전체 부채의 90%를 차지하는 5320만원이 금융부채(담보.신용대출)로, 1년 전(6028만원)에 비해 11.7%(708만원) 줄었다.
금융부채 보유가구비율은 지난해 3월 기준 61.7%에서 올해 59.1%로 2.6%포인트 감소했다. 고금리 여파로 여윳돈이 생기면 대출을 갚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4억5394만원으로, 지난해(5억238만원)에 비해 9.6%(4844만원) 감소했다. 2020년(4억4278만원)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로, 역시 관련 통계 작성이래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3.7%(233만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국 평균치(6762만원)보다 302만원 모자랐다.
근로소득이 3661만원, 사업소득이 1553만원, 재산소득이 455만원이었고, 공적연금.기초연금.근로.자녀장려금 등 공적이전소득은 791만원이었다. 사업소득이 전국평균(1206만원)보다 347만원(28.8%) 많았지만, 근로소득은 전국평균(4390원)보다 729만원(16.6%) 적었다.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자산 대비 부채비율과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보다 각각 1.4%포인트, 3.3%포인트 줄어든 11.2%와 70.7%를 기록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