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과 분단의 아픔 눈으로 본 대학생들, 통일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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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과 분단의 아픔 눈으로 본 대학생들, 통일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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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DMZ 등 현장 답사

분단으로 인해 발생한 4.3의 비극을 겪은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마찬가지로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강원도 철원 일대를 답사하며 4.3과 분단,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통일평화교육센터가 주관한 제주4.3 75주년 4.3세대전승 교육사업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이 16일과 17일 이틀간 강원도 철원 일대와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진행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제주도내 대학생과 청년 등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7일 제주에서 강미경 제주4.3도민연대 조사연구실장에게 제주4.3수형인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어 철원과 파주 DMZ 등을 찾아 분단의 아픔을 눈으로 직접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참가자들이 승일교를 살펴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참가자들이 승일교를 살펴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북한이 짓기 시작해 남한이 완성한 다리...포격에 '사라진 마을'들

첫 방문지는 철원 승일교. 북한이 짓기 시작해 남한이 완성한 다리였다.

북위 38도선 이북에 있었던 철원은 해방 직후에는 북한의 영토였으나, 6.25전쟁을 거쳐 남한의 영토가 됐다.

승일교는 북한이 전쟁을 위해 건설을 시작했으나, 이후 남한이 점령했고, 남한이 다리를 마저 건설했다.

그래서 다리의 이름을 당시 남한 이승만의 '승'과 북한 김일성의 '일' 한글자씩 따서 '승일교'로 지었다는 이야기와, 6.25 당시 북한군에 포로로 잡혀간 박승일 대령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승일교'로 지엇다는 두 가지 설이 내려져 오고 있다.

김영규 철원역사문화 연구소장은 "철원에는 6.25 당시 인민군에 끌려가 참전했던 어르신들이 많은데, 이 분들은 북한의 사상에 동조한 것이 아니라 당시 북한의 영토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끌려가 차별을 받아온 분들"이라며 "이 중에는 인민군에서 탈출하거나 남한군 포로로 잡혀 남측에서 노무자로 근무하고,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징집돼 복무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헤드라인제주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참가자들이 DMZ생태평화공원 탐방로 소개를 듣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어 강원도 생창리와 DMZ생태평화공원을 살펴봤다.

김화읍은 전쟁 이전 인구가 1만2000여명에 달하고, 한국 최초의 전기철도인 '금강산선'이 놓이는 등 번성하고 있었으나, 전쟁이 발생하고 남북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면서, 포격으로 마을들이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

김 소장은 "전쟁이 끝나고 주민들은 모두 이주됐다가, 1970년대 우리나라가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주민들을 이주시켜 지금의 김화마을이 생겨났다"고 소개했다.

◇ 70여년 인적 끊긴 DMZ, '생태계 보고'로...군사기지가 된 소이산

생창리 DMZ 생태평화공원은 환경부와 국방부, 철원군이 공동협약을 맺고 전쟁과 평화, 생태가 공존하는 DMZ의 상징적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하기 위해 조성됐다.

대학생들은 DMZ생태평화공원 탐방로에서 남북한 철책과 진지를 직접 눈으로 살펴보고, 지뢰숲 옆 길을 걸으며 금강산 전철 도로 원표 등 전쟁의 흔적들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참가자들은 철원역사문화공원으로 이동, 소이산을 올랐다.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헤드라인제주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참가자들이 DMZ생태평화공원 탐방로를 둘러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참가자들이 소이산에서 철원평야를 살펴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참가자들이 소이산에서 철원평야를 살펴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소이산에서는 6.25전쟁 막바지 10일간 1만5000여명이 전사한 백마고지를 비롯해, 해방 때 2600여 명의 졸업생을 냈으나 지금은 지뢰밭이 돼 버린 철원공립보통학교 터까지 전쟁의 참상을 두 눈에 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북쪽으로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한의 농지 지대까지 한 눈에 들어올 만큼 시야가 확보되면서, 남북이 분단된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김영규 소장은 "눈 앞의 철원평야는 지금은 북한 땅에 있는 오리산이 먼 옛날 분화하면서 용암지대였다"며 "소이산은 과거부터 봉수대가 설치되는 등 철원평야를 경계하는 중요한 요충지로, 최근까지도 미군 레이더기지가 운영됐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소이산 하산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국립통일교육원 김진환 교수의 ‘평화의길, 통일의꿈’ 강연이 진행됐다.

김 교수는 최근 젊은 세대들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낮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통일은 평화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며 왜 통일이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튿날인 17일에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영국군 설마리전투 추모공원과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을 둘러봤다.

이번 기행에 참가한 제주대학교 1학년 한소정 학생은 "Dmz 경계선 보면서 멀었던 북한과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졌다. 실제로 망원경으로 농사짓는 모습을 보면서 더 그랬다"라며 "외할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시는데,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북한 땅을 보면서 차타고 갈 수 없다는게 안타까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주대 사학과 4학년 이규연 학생은 "첫날에 생태평화공원에서 북한을 실제로 보니까 한국이랑 별 다를게 없었다"라며 "전공을 통해서도 북한을 배우는데, 실제로 보니까 와닿았다. 우리와 별반 다를게 없고, 하루빨리 한국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헤드라인제주
'4.3평화통일 아카데미 - 4.3 그리고 분단' 참가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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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 2023-09-19 21:48:21 | 211.***.***.94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네요
이런 행사가 많이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