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이 한달새 400가구 넘게 급증하며 석 달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월별 주택매매거래량도 5개월만에 500건 밑으로 떨어졌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제주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한 달전(1954가구)보다 404가구(20.7%) 늘어난 2358가구로 집계됐다. 제주시 지역 1458가구, 서귀포시 지역 900가구를 합친 수치다.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이 2000가구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최고기록인 지난4월 1966가구를 석 달만에 경신했다.
다만,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03가구로 한 달전보다 9가구 줄었다.
미분양 주택이 갑자기 급증한 건 6~7월 중 무더기 청약 미달을 빚은 신규 분양 단지의 미분양 물량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통계에 잡히는 미분양 주택은 분양계약 마감일 이후 계약되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제주와 달리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타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3087가구로 한 달전보다 5%(3301가구) 줄었다. 수도권이 16.3%, 지방도 평균 2.8% 감소했다.
지난달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중 제주와 강원(863가구), 광주(55가구), 충남(43가구) 등 4곳 뿐이다.
제주지역의 미분양 주택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 분양단지의 무더기 청약 미달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에 분양된 '더샵 연동애비뉴'만 해도 1,2순위 청약 결과 204가구 모집에 청약인원이 64명에 그치면서 140가구가 미달됐다.
작년 12월 이후 제주에서 분양된 단지 9곳 모두 무더기 청약 미달을 겪었다. 이들 청약미달 단지들은 청약 이후 미분양 물량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꽁꽁 얼어붙은 주택 매수심리를 돌리기엔 역부족인 상태다.
주택 거래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7월 한달동안 제주지역 주택매매거래량은 490건으로 1년전(584건)에 비해 16.1% 줄었다. 최근 5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감소폭이 40.9%다. 한달 매매량이 500건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제주지역의 월별 주택매매량은 코로나19 대유행기간인 2020년12월 1377건, 2021년 6월 1277건 등에 달했으나 작년10월(480건)부터 급격히 줄면서 올해2월까지 5개월동안 500건 아래를 맴돌았다.
이후 3월에 771건으로 깜짝 반등했으나 4월 619건, 5월 608건, 6월 586건 등 매월 낙폭을 키우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7월 한달간 전월세 거래량도 1937건으로 작년 같은기간(2466건)에 비해 21.5% 줄었다.
이처럼 주택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주택 인허가, 착공 등 주택 공급지표들도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제주지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254호로 작년 같은 기간(1569호)에 비해 20.1% 줄었다. 올들어 7월까지 누적 물량은 4396호로 작년동기(6275호) 대비 35.5% 감소했다.
7월 한달간 착공물량은 작년(494호)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92호에 불과했다. 최근 10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10%정도 밖에 안되는 물량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