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와 청렴
상태바
상장폐지와 청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고석준/서귀포시 대천동 주민센터

며칠 전 뉴스에서 지난해 초 직원의 횡령사건으로 떠들썩했던 오스템임플란트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상장폐지를 의결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 사건은 재작년 말 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는 직원이 입출금 내역과 잔액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회사 돈을 빼돌려 주식과 부동산 등에 투자해 막대한 손해를 입혔고 회사가 이 직원을 고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횡령 금액만 1880억 원에 이르고 횡령과정에서 가족까지 동원된 사실이 드러났으며, 아버지는 수사 과정에서 죄책감을 못 이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사건의 규모나 방식 등으로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이 사건의 영향으로 국내 1위, 세계 4위의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가 기업 정상화를 위하여 주식 상장폐지까지 결정하는 단계에 오게 된 것이다.

전라남도 순천의 순천행동우체국 앞에는 보물로 제2122호로 지정된 ‘팔마비’가 세워져 있다. 이 비석에는 아주 뜻깊은 가치가 담겨있어 눈길을 끄는데 오스템임플란트 사건과 비교하면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고려시대 지금의 순천인 승평부에 부사가 바뀌면 떠나는 부사에게 말 여덟 필을 헌마하는 관례가 있었는데, 개성으로 새로운 관직을 받고 떠난 승평부사 최석은 이를 거절했으나 읍민들은 개성까지 말을 보내게 되었고 최석은 8마리의 말 중 한 마리가 출산을 하자 이 망아지까지 더해 9마리를 다시 순천으로 돌려보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기 때문이다. 

최석의 선례로 승평부의 헌마 관례는 사라지게 되었고 주민들은 그를 기리며 비석을 세웠으며, 후인들은 전쟁으로 훼손된 이 비석을 다시 세우는 등 지금까지 그의 선행을 기억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우리은행같은 사기업뿐만 아니라 서울 강동구청이라는 공공기관에서도 횡령사건이 발생하는 등 직업 윤리의식 결여와 한탕주의가 사회적 병폐로 시름하고 있기에 고려시대 최석의 청렴하고 결백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평가한 공공기관 청렴도에서 3년 연속 2등급이라는 우수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으나 오스템임플란트 사건을 반면교사 삼고 팔마비의 선례를 타산지석 삼아 우리 모두가 자신을 뒤돌아 보고 경계하기를 기대해 본다. <고석준/서귀포시 대천동 주민센터>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