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넘치던 남기일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그는 어떻게 소통왕으로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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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넘치던 남기일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그는 어떻게 소통왕으로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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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제주Utd ①] '발로 하는 소통' 강조하는 남기일 감독
선수들과 직접 소통에 선수 아바타 역할까지..."발전하려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
남기일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드라인제주
남기일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드라인제주

제주유나이티드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었던 경기장이 가득 차기 시작했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도 매 경기마다 준비되고 있다.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올 시즌 제주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달라진' 남기일 감독이다.

남 감독은 2013년 8월 만 39세라는 어린 나이에 광주FC 감독대행 자리에 올랐다. 구단 프런트, 혹은 선수들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남 감독 본인 나름대로 늘 무뚝뚝하고 거친 이미지를 유지해왔다.

제주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에도 무뚝뚝하고 거친 이미지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 이미지는 강등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다운돼 있던 제주의 승격에는 도움이 됐지만, 승격 이후에는 오히려 독이 됐다.

승격 후 첫 시즌이었던 지난 2021년 5월 8일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승격동기' 수원FC에게 홈에서 1-3으로 완패하자, 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조차 거부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클럽하우스 도착 직후 남 감독은 선수단에게 "추가 훈련을 한다"며 훈련장으로 모이라고 했지만, 선수단 반발로 무산됐다. 이 일이 보도되고, 사실로 확인되자 그의 강성 이미지에는 사실상 쐐기가 박혔다. 이후 제주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은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남 감독을 향한 팬들의 시선은 달갑지 않았다.

또 2022시즌을 앞두고 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평가받는 윤빛가람을 영입하며 리그 최상의 미드필더진을 구성했지만, 남 감독은 윤빛가람과 출전시간, 기용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결국 윤빛가람은 1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뿐만 아니라 2시즌 연속 득점왕을 노리던 주민규의 재계약이 무산되자 그를 선발이 아닌 교체로 기용하며 팬들의 따가운 눈살을 받아야 했다. 

이러한 갈등이 계속되자 차기 제주 감독에 대한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제주 구단은 지난해 9월 남 감독에게 2년 재계약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제주 팬들은 물론이고 축구계 모두가 놀랐던 재계약 소식이었다.

남기일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드라인제주
남기일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드라인제주

2022 시즌 5위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한 제주는 2023 시즌을 앞두고 이기혁, 유리 조나탄 등 알짜 영입을 하며 리그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획득을 노렸다. 하지만 제주는 리그 초반 5경기에서 2무 3패에 그치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부진이 계속되자 일부 강성 팬들 사이에서는 남 감독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최하위까지 추락하는 긴박한 상황임에도 남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선수들을 믿고 기다렸다. 지난 4월 2일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1-3으로 패한 뒤에도 선수들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남 감독은 "내 전술의 실수"라며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또 남 감독은 주장 최영준을 필두로 구자철, 안현범, 정운, 김오규, 김동준 등으로 구성된 주장단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선수들은 주장단에게 불만이나 건의사항들을 말하고, 주장단은 이를 남 감독에게 전달한다. 남 감독은 선수단 운영 등에 대해 주장단과 논의하기도 한다.

남 감독과 주장단의 소통의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6일 포항과의 경기 후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실수가 잦았던 안현범에 대해 남 감독이 주장단에게 의견을 구했다. 이에 주장단은 "믿음을 줬으면 좋겠다. 기다려보자"고 말했고, 남 감독은 다음 경기인 인천과의 경기에 안현범을 기용했다. 남 감독의 믿음을 받은 안현범은 인천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무뚝뚝하고 강한 이미지의 남 감독은 홍명보 울산 감독과 함께 감정을 표현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런 남 감독이 변화했다는 것이 점차 보이고 있다. 남 감독의 변화를 보여주는 경기가 지난 5월 14일 수원FC와의 원정경기였다. 후반 32분 팀의 3번째 골까지 터지자 포효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 후 라커룸에서도 "굉장히 고맙다. 지금 눈물이 나려고 한다"고 말하는 등 남 감독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최근 제주유나이티드 구단 유튜브에 공개된 아바타 축구 영상. (사진=제주유나이티드 유튜브 캡처) ⓒ헤드라인제주
최근 제주유나이티드 구단 유튜브에 공개된 아바타 축구 영상. (사진=제주유나이티드 유튜브 캡처) ⓒ헤드라인제주

최근 제주 구단 유튜브에 공개된 아바타 축구도 남 감독의 소통 행보 중 하나다. 남 감독은 이창민과 구자철의 작전과 지시에 따른다. 또, 페널티킥을 파넨카킥으로 처리하라는 황당한 요구에도 모두 따른다. 팀이 3골을 허용하자 "감독이 안좋아서 3골 먹었어. 버스 막아야돼. 버스 불러"라고 말하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2일 기준 조회수 4만 4000회를 넘으며 K리그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영상 댓글에는 "남기일이 바뀌는구나", "사람 쉽게 안변한다더니 남기일은 변하네" 등 남 감독의 변화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댓글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남 감독의 이런 변화를 선수들도 느끼고 있었다. 지난 5월 27일 수원과의 홈경기 후 기자회견에 수훈선수 자격으로 참석한 임채민은 "성남 시절부터 감독님과 오해가 있을 때는 남자답게 풀었다"면서도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미안한 것을 이야기하시고, 선수들의 이야기를 존중하며 받아들이시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아바타 축구 경우도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팀 분위기에 감독님이 한 몫을 하시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남 감독은 "발전하려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로 하는 소통이 잘되고 있다. 이 부분을 계속해서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만히 앉아서 (선수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발로 움직여서 하는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직접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부분들은 찾아가서 하고 하다보니 선수들도 편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간의 믿음이 생겨 어려움을 잘 이겨낸 것 같다"고 피력했다.

남 감독의 변화, 소통의 효과는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 제주는 최근 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리그 3위에 위치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행복한 축구를 하고 있는 남기일호가 올 시즌 마지막에는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와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제주의 2-0 승리로 종료된 후 제주 선수단이 N석 서포터즈와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헤드라인제주
지난 5월 10일 인천과의 경기 후 제주 선수단이 팬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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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3-06-02 20:43:34 | 118.***.***.42
함광렬 기자님 통해서
제주유나이티드 좋은 기사
잘보고 있습니다.
매번 심층취재 감사합니다. 최강제주!

2023-06-02 16:15:50 | 223.***.***.101
남기일 감독님 너무 강인한 스타일이라 팬 입장에서도 좀 많이 불편했는데, 변하신걸 확실히 느끼게 되네요! 올해는 ACL 가보자구요!!!

축구사랑 2023-06-02 15:49:48 | 118.***.***.64
이런기사쓰면 안부끄럽니? 에라이 기럭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