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빼앗긴 재외동포청, 제주도 발칵...'엇박자' 대응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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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빼앗긴 재외동포청, 제주도 발칵...'엇박자' 대응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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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존속 실패 후폭풍...범도민운동본부 "도민 자존심 짓밟혀"
유치활동 과정 '전략적 목표' 엇박자 도마...'나는 참새 잡으려다...'
제주도, 정부에 유감 표명..."3+3협의체서 '상응기관' 약속받았다"
제주 서귀포시 혁신도시 전경.
제주 서귀포시 혁신도시 전경.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신설되는 '재외동포청'의 소재지가 인천과 서울로 결정되자, 제주사회 거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서귀포시 존속을 위한 활동을 펼쳐온 범도민운동본부측은 "도민들의 자존심이 짓밟혔다"면서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도민들도 크게 허탈해 하고 있다. 재외동포청이 제주도 혁신도시(서귀포시)에 소재한 재외동포재단을 모체로 해 승격한 조직임에도, 제주도 유치 5년만에 고스란히 수도권으로 내어 준 꼴이 됐기 때문이다.

제주 혁신도시에 소재한 공공기관은 한 곳이 줄게 됐다.

본청 소재지는 인천에, 통합민원실인 재외동포서비스지원센터는 서울 광화문에 두는 것으로 결론이 난 이번 결정은 세 차례 걸친 당정협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재외동포의 편의성·접근성, 업무효율성, 지방균형발전, 행정조직의 일관성, 소재지 상징성 등에서 재외동포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과 인천 두 지역으로 후보지를 압축해 최적의 입지를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사실상 처음부터 검토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는 큰 허탈감에 빠졌다. 제주도를 무시한 것에 다름 없는 이번 결정에 도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고, 그동안 유치활동을 펼쳐 온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 5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재외동포청 제주 서귀포 사수 범도민운동본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정도 9일 공식 입장 자료을 통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제주도는 "이번 재외동포청 수도권 설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이뤄진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정책 취지에 어긋나며, 국정목표인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실현에 역행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도정과 도의회 안팎에서는 다소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이번 유치활동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 내 '엇박자' 때문이다. 범도민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한 민간단체에서는 재외동포청 유치에 강력히 나선 반면, 제주도정에서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 표출됐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도정은 재외동포청과 관련해 '존속'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지 않으면서 범도민운동본부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도 제주도정의 소극적 태도가 지적되기도 했다. 당시 국민의힘 강하영 의원이 "시민들은 재외동포청 서귀포시 사수를 위해 삭발까지 하는데, 제주도정의 노력은 부족하다", "다른 지역에서는 재외동포청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지사는 오히려 재외동포청을 내줄 생각을 하고 있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오영훈 지사는 "공공기관 이전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 없고, 그 이상의 기관을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좀더 냉철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오 지사의 생각은 한 마디로 재외동포청보다는 그 보다 규모가 큰 다른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중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는 유치목표 1순위로 한국공항공사, 2순위로 한국마사회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오 지사는 "재외동포청은 승격 이후 인원이 대략 150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저는 더 많은 공공기관이 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 규모는 예를 들어 500명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재외동포청에 집착하기 보다는 공항공사나 마사회를 유치하는 쪽이 낫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정가에서는 오 지사의 이러한 생각이 결과적으로 '전략적 실패'를 자초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규모가 큰 공공기관을 제주도로 유치하는 것이 훨씬 큰 이익이라는 생각에는 충분히 동의할 수 있으나 이번 유치과정에서 '협상의 스킬'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기관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재외동포청을 존치를 주장함 속에서 새로운 공공기관 유치 카드를 놓고 협상을 벌여야 하는데, 재외동포청을 너무 쉽게 내어주면서 제대로 된 협의조차 하지 못하는 결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제주도의회 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에 관광청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재외동포청 승격은 재외동포청도 존속시키고 관광청 신설약속도 이행을 촉구하는 '1+1' 전략으로 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1 전략으로 가다가 결국 재외동포청 대신 공항공사나 마사회를 받을 수 있는 것인데, 처음부터 '재외동포청 대신 상응하는 기관 유치'라는 전략적 목표를 제시하니, 재외동포청 유치활동도 힘을 받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항공사와 마사회 유치를 의식해 재외동포청 적극적으로 안했다고 하는데, 그럼 공항공사와 마사회는 생각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범도민운동본부측에서는 "나는 참새 잡으려 하지 마시고 잡은 꿩 놓친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는 8일 입장발표에서 지난 2월 정부조직법 개정을 위한 '여야 3+3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재외동포청에 상응하는 공공기관의 제주배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혀 주목된다.

고성대 제주도 도시균형추진단장은 "국회는 여야 3+3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재외동포청을 신설하되 청 승격에 따라 재외동포재단이 이전하면 상응하는 공공기관을 제주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후, “정부와 국회는 공항공사와 마사회를 제주로 이전하여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야 모두 '3+3 협의체' 약속과 관련한 부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은 지난달 5일 발표한 입장자료에서 "여야 정책위의장, 원내수석, 행정안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3+3 협의체가 구성되었고, 저는 원내수석 자격으로 참여했다"면서 "협의체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문제, 공공기관장 임기일치 문제에 대한 쟁점이 주로 논의되었고, 재외동포청 관련해서는 설립 여부만을 합의하는 자리였고, 설립위치 등은 논의 안건 자체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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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머하나 2023-05-20 09:45:55 | 1.***.***.199
국가산단도 아예 지원도 안시키고 제2공항은 가시리 짓고싶다는 개소리나하고있고 정무감각 능력이 전혀없는데 민주당 4.3빨로 도지사해먹으니 야금야금 제주 뒤처지는중

도민 2023-05-14 21:42:45 | 112.***.***.165
도민의 한사람으로 도청과 도지사는 넘 무능하고 안일하네요 규모가 큰 마사회와 공항공사는 내려온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재외동포재단을 빨리비우라는 소리나 하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것 같네요 우물안 개구리같아 넘 답답합니다

도민 2023-05-10 00:52:46 | 118.***.***.118
도민이 몰아낸거지,,,
유치성공해도 위치가 맘에 안들면 언제 원했냐며 반대투쟁할게 뻔하지,,,
균형발전같은소리 하지마라.
2공항이 성산이라는 이유로 반대여론이 높은 수준낮은 섬지기들이여,,,
농사나 짓고 고기나 잡으며 더봄ㄹ어썩은 민주당 똥고향기나 맡으며 행복하세여~

의문 2023-05-09 20:15:31 | 61.***.***.208
3+3 약속 이건 믿을만한 내용인가???

진실이냐 거짓이냐 2023-05-09 16:45:11 | 175.***.***.190
3+3에서 약속하니 가만히 있었나?
공항공사 마사회 제주도 오나?
3+3 사실인가.
민주당도, 위성곤 의원도 온다고 발표를 왜 안하는가?

제주사랑 2023-05-09 14:29:31 | 118.***.***.84
도청도 없애버려라 환경만 보호하면서 살게 환경단체 하나 만들면 되겠다

제주사랑 2023-05-09 14:10:03 | 118.***.***.84
환경파괴 안되서 좋은거죠 공항도 없애고 그래야 환경만 보며 살수 있죠 좋아라 박수 도지사 홧팅

ㅇㅇ 2023-05-09 14:00:41 | 211.***.***.73
협상도 안하고 있는 기관 뺏긴 한심한 제주도정
도청, 시청 공무원들 일 좀 해라

무능 2023-05-09 14:00:19 | 121.***.***.84
무능하고 무기력한 도정의민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