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윈드앙상블의 과거와 현재는 30년, 약속할 미래는 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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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윈드앙상블의 과거와 현재는 30년, 약속할 미래는 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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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칼럼]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2023년 5월 6일, 가족의 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징검다리 지점에서, 한리윈드앙상블의 제76회 정기연주회가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열렸다. 김우신 선생님의 지휘로!
  
관악의 영혼을 지향하는 아마츄어들이 행복을 즐기면서 관객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음악회였다. 

관악앙상블이 재미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클래시컬한 장르에서부터 재즈스러움까지 맘껏 표현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정기연주회여서 그런지 정성을 쏟은 만큼 다양함도 함께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협주한 내용 중심으로 먼저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임서영 성악가는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로 제주의 ‘아픈 사월’에 대해 위로를 해주었다. 관악의 여성미와 카치니의 아베마리아가 만난 것이다. 관객들은 노래의 아름다움과 치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지금도 선율이 귀 주변을 맴돈다. 아름다웠습니다.

김은진 선생의 곡으로 초연한“4.3 마음속의 순례-제주도 자장가에 의한 환상곡”은 ‘워엉이 자랑~ 웡이 자랑~’이라는 정서가 기저에 깔리고, 그 위에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나 아니면, 베토벤이나 말러와 같은 강하고 화려한 선율을 올려 놓은 느낌이었다. 브라스 곡이어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어서는 그 동안 작곡된 모든 “비창”이라는 이름의 곡들의 느낌을 합한 아픔을 포용하는 듯한 부분도 있었다. 4.3의 아픔을 노래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슬픔을 관악을 통해 화려하게 그려내어서 그런지, ‘화려하면서도 격한 슬픔의 느낌’이라고 할까? 삼박자의 리듬은 듣는 이들을 제주도의 정서에 머물게 하였다. 제주를 통해 통하는 느낌이었다.   
  
김동조의 오보에, “가브리엘의 오보에”라는 곡은 필자에게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연주만이 아니라 연주자 관련 사연이었다. 아마츄어라는 것! ‘프로를 긴장시키는 아마츄어’ 딱, 그 표현에 맞은 상황이었다. 깨끗한 오보에, 높은 음에서 청명하게 연결하는 오보에! 귀에 익은 선율이어서 바로 가까이 다가왔다. 아마츄어가 오보에를 즐기면서 관중을 감동시키기가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그 감동이 더 컸다. 
  
김희숙의 춤, 박이남의 피리와 태평소, 고서로의 상모 협연은 아라뮤즈홀을 열광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코리언 포크 랩소디와 방황”이라는 곡이었다. 작금의 지구는 한국 군악대라는 또 하나의 한류로 달구어지고 있다. 그 한류의 진면목을 한라윈드앙상블이 보여준 것이다. 한국 군악 감상, 한국 관악 감상의 한 축 끝을 보여주었다. 
  
필자는 “매의 영혼”이라는 곡에서 곡 중, 인디언 마지막 추장인 죠셉추장의 저항포기 연설문을 낭독하는 역할을 하였다. 연설문의 아픔이 저를 격하게 만들었다. 미국 여행할 때 인디언에 대한 아픔을 느꼈었던 그 지점과 연결되었다. 사피엔스, 몽골리안, 시베리안이 베링해협을 통해 아메리카로의 이동한 이야기와 연결되기도 하였다. 지금 우리의 조상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다. 저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준비도 열심히 하고자 하였다. 조금이라도 의미가 있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음은 공연을 관조하고, 부분 참여하면서 느낀 점을 적고자 한다.
  
한라윈드앙상블은 “제주관악 원숙함의 수렴처”이다. 그 동안의 제주관악 발전의 중요한 단면을 축적하면서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민간부문이 만든 시민밴드 역할로써 아마츄어적 관악앙상블! 시민역량을 잘 수렴하여 만들고 이끌어왔으며 지금은 시스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담대하게 걸어가고 있어서 세계적 관악의 수준을 잘 흡수하고 있다. 
  
1993년 창단, 지금은 30년을 보내고 있다. 100년을 기약하고 있다. 한라윈드앙상블은 천년도 이어갈 앙상블 팀이다. 제주가 관악의 메카라는 자존을 가지고 있다. 그 자존은 한라윈드를 통해서 이어져 갈 것이다. 관중석의 청년들, 연주단체내의 청년들은 100주년이라는 과거와 역사로 연결된 미래의 그 현장에 있을 것이다. 생각만해도 감격적이다. 
  
해마다 제주와 4.3, 참여와 교류 등의 맥락에서 새로운 곡을 작곡하면서, 다양한 관악 앙상블팀들의 큰 형으로써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다. 국가도, 부호(과거의 귀족)도, 기업도 그렇게 예술에 지원하려는 관심을 가지고 못하는 분위기 속에 있지만 한라윈드앙상블은 단장님의 도움과 십시일반 회비와 노력으로 해마다 새로운 곡을 작곡·의뢰하고, 제주에서 초연을 하며, 국제 교류를 꾸준히 하고 있다. 하나 하나가 관심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며, 재원과 네트워크, 관계성과 설득력, 그 영혼과 디테일 등이 서로 맞아야 가능한 것이다. 한라윈드앙상블이 가능했던 것은 김승택 선생님을 비롯하여 소위 충성단원들이 꾸준히 안정감 있게 이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몇 년 전부터 김우신 선생님까지 돕고있는 상황이어서 역량이 한층 커진 모습이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한라윈드앙상블은 예술활동에서 경영과 시스템에서 안정되어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제는 굳이 말이라는 소통의 도구가 없어도 운영과정의 소통은 충분히 가능해졌고, 별도의 규칙을 추가하지 않더라도 과거의 기억과 경험, 직관만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한 예술단체가 되어있었다.  
  
김우신 선생님의 지휘에서는 선명함, 가식없는, 단원들의 면면을 제대로 드러내게 하는, 앞서서 먼저 걸어가시면서 모두를 잘 이끄는 지휘의 면을 느낄 수 있었다. 협연 등으로 참여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섬세한 안내와 사전 교감도 훌륭했다. 제주도 관악인이라면 어느 누구도 알고 있다. 김우신 선생님의 한라윈드앙상블에 대한 몰입과 집중도, 음악을 즐기는 단원들에 대한 사랑, 미래에 대한 확신감 등!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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