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물결의 벚꽃 개화가 절정을 이룬 주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아름다운 동행' 행사가 4년 만에 펼쳐졌다.
13년째 '아름다운 동행'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는 동행팀과 장애인 가족들은 모처럼 봄 나들이를 함께 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헤드라인제주>와 제주특별자치도청 존셈봉사회(회장 강은숙)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회장 한태만)가 공동 주관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23 아름다운 동행-열 사람의 한걸음' 행사가 1일 열렸다.
'아름다운 동행'은 장애인 이동권 확보와 권익 옹호, 그리고 소통을 통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목적으로 2011년부터 매해 상, 하반기 2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차이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된 동행팀의 탐방행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걸으며 장애인 이동권 제약 등의 현실적 문제를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데 의의가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현장기행을 일시 중단한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이 크게 제약되고 바깥 출입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물품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위기극복을 위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현장 소통'이라는 대체행사가 진행했다.
4년만에 재개된 이번 행사는 완전한 방역 해제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동행팀 규모를 일부 축소해 진행됐다.
윤철수 헤드라인제주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어느덧 장애인 동행행사가 어느덧 13년째, 횟수로는 25회째를 맞고 있다"면서 13년째 함께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 존셈봉사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오랜기간 동행을 이어가면서 가로막혀 있었던 벽들이 하나둘씩 허물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갖는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혼자서는 힘들고 제약요소도 적지 않은 상황으로,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하나씩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강은숙 존셈봉사회 회장은 "코로나19를 잘 극복하고 4년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현장기행을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면서 "오늘 동행을 통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고, 현장을 다시 점검하여 불편 요소를 개선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변함없는 마음으로 많은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봄 탐방행사는 사설관광지인 서커스월드(옛 해피타운)를 탐방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비장애인들의 경우 마음만 먹으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혼자서는 쉽지 않은 이동 동선이다. 주말을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 공연시설인 더마파크를 함께 관람하며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는 요소는 무엇인지 함께 공유하며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동행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참가자 정소라씨는 "코로나 초기에는 자주 밖에 나오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나들이를 나올 수 있어서 좋았다"며 "다음에는 좀 더 다양한 공연들을 관람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문갑진 사무처장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제대로 바깥 나들이를 하지 못했던 지체장애인 분들이 오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특히, 오늘 참석자들이 평소 거동이 불편해 지체장애인협회의 특별운송 지원을 받던 분들이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다닌 장소들이 장애인들 이동권 및 편의 부분이 나아진 부분도 있고,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도 보였다"며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오갈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준다면, 꼭 장애인 만이 아니라 모든 분들이 불편함 없이 다닐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총괄 진행한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이사는 "아름다운 동행으로 맺어진 소중한 인연은 그 무엇에도 흔들림이 없이 13년을 이어오고 있다는데 의미가 크다"면서 "더욱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지난 3년간은 비록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현장 응원'으로 대체되었지만, 올해에는 정상적으로 재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전세버스운전자협회 강정필씨(직전회장)는 이날 동행팀의 이동수단인 대형버스 1대를 무료로 지원함은 물론 여행안내 재능기부를 펼쳤다. 강 전 회장은 아름다운 동행행사가 처음 시작된 2011년부터 올해까지 25회차 연속 지원 및 참가를 이어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사진=김환철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