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취재 30년 허호준 기자, '4‧3, 기나긴 침묵 밖으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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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취재 30년 허호준 기자, '4‧3, 기나긴 침묵 밖으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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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간 제주4.3의 진실 규명을 위해 부단한 활동을 펴 온 현직 언론인 허호준 기자(한겨레)가 책자 '4‧3, 기나긴 침묵 밖으로(19470301-19540921)'를 펴냈다.

허호준의 '4.3 기나긴 침묵 밖으로'
허호준의 '4.3 기나긴 침묵 밖으로'

이 책의 제목은 낯선 숫자의 조합인 '4‧3, 19470301-19540921'은 4‧3의 첫날과 마지막 날짜다. 제주4.3특별법의 4.3 정의에 담긴 내용이기도 하다.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 
 
이 책은 생존 희생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4‧3의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4‧3 당시 소녀 소년이었던 이들, 4‧3의 불을 당긴 1947년 3월 1일 관덕정 광장의 목격자들, 가장 큰 규모의 집단 학살이 일어난 1949년 1월 17일 북촌리의 하루, 4‧3으로 인해 고향 제주를 떠날 수밖에 없던 4‧3디아스포라, 도피한 가족 대신 죽어야 했던 이들(대살)의 유족들을 만나 그들이 보고 듣고 겪은 바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때로 그것은 너무 참담하여 외면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그들이 겪은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아픈 마음을 주체하기 어렵기도 하나, 이 책은 이들의 고통을 전시해 참상의 비극성을 드러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역사라는 큰 이름 아래 자칫 가려지기 쉬운 개인의 삶의 총합이 곧 4‧3의 진상 그 자체임을 바로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오늘의 독자에게 증언한다. 

4‧3을 누구보다 힘들게 겪었을 여성들이 폐허가 된 제주 땅을 어떻게 복원하고 일으켰으며 자신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쟁취했는가를 서술함으로써 “살암시난 살앗주”라고 스스로의 생을 회고하는 이들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 제목은 정명(正名)이다. 4‧3은 아직 정식 명칭도 갖지 못했다. 이름을 갖지 못한 것은 그 자체로 4‧3을 둘러싼 다양한 견해의 차가 만들어낸 오늘의 과제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답을 제시하고 주장을 전하기보다 이후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해 보자고 독자들에게 손을 내민다.  

허호준 기자
허호준 기자

저자는 1989년 한겨레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기자활동과 함께, 30여 년 동안 4‧3의 진실과 그 의미를 밝히는 데 천착해 왔다. 취재 및 기록자로서의 역할에 멈추지 않고, 미국의 역할과 책임, 세계사 속에서의 4‧3의 의미에 주목하여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구와 취재를 통해 4‧3의 진실을 밝히고, 드러내는 데 대한 노력으로 제주4‧3평화재단이 주는 제1회 4‧3언론상(2022년)도 수상했다. 

'그리스와 제주, 비극의 역사와 그 후'(2014), '4‧3, 미국에 묻다'(2021) 등 꾸준한 저술 작업을 이어왔다. 이밖에 '현대 사회와 제노사이드'(공동, 2005), '20세기의 대량 학살과 제노사이드'(공동, 2006)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제주4‧3연구소가 펴낸 '무덤에서 살아나온 4‧3 수형자들'(2002), '그늘 속의 4‧3'(2009), '4‧3과 여성'(전3권) 등 4‧3 생존 희생자들의 육성을 담아낸 여러 구술집 작업에도 참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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