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빌딩을 공략해야 하는 제주의 고향사랑기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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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빌딩을 공략해야 하는 제주의 고향사랑기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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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동환 / 제주시청 세무과
김동환 / 제주시청 세무과
김동환 / 제주시청 세무과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외의 지자체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복리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는 세제혜택과 답례품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제도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다른 지자체보다도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게 됐다. 예를 들어 강원도 횡성군이 주소지인 사람은 강원도나 강원도 원주시로 기부할 수 있지만,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법인격이 없어 개별적으로 기부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귀포시에 기부할 수 없다. 제주는 순전히 제주도 밖의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어 기부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이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자란다. 서울과 경기도를 도시라고 한정한다면, 2021년 출생아 중 약 46%가 도시에서 태어난다. 싸늘한 도시의 콘크리트 빌딩을 보며 자란 도시 사람들은 어떻게든 콘크리트 빌딩을 대신할 대상을 찾는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제주 한달살기 같이 아예 거처를 초록내가 물씬 나는 곳을 찾아가 지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도시농부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나마도 힘든 사람들은 실내를 반려식물로 채우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며 살다가 주말은 농촌에서 흙을 만진다. 결국 인구 절반의 자연을 사랑하는 도시사람이 제주 고향사랑기부의 잠재적 고객이 되는 셈이다.

초록을 고파하는 도시사람에게 제주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이들에게 콘크리트 빌딩이 아닌 제주의 초록빛 매력 또는 귀농귀촌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면, 이들은 잠재적인 고향사랑기부자가 될 것이며 잠재적인 주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고향사랑기부자들에게 답례품 외에도 자긍심을 선물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면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하여 백혈병, 뇌성마비, 1형당뇨병 등의 난치병 치료 연구에 도움이 되는 제대혈 연구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기부자들은 제주의 고향사랑기부를 통해 국가도 못하는 난치병 치료 연구를 직접 한다는 자긍심을 갖게 되며 나아가 제주를 특별한 지자체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콘크리트 빌딩보다는 제주의 초원과 바다가 그리운 시기이다. 제주가 가진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어필하여 고향사랑기부제가 제주사회 안에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김동환 / 제주시청 세무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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