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게.마대자루 들고 제주 해변에 모인 청년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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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마대자루 들고 제주 해변에 모인 청년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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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모인 푸른문간 청년들, 제주서 첫 플로깅
"모두가 오고 싶은 제주, 깨끗하게 만들고 싶어"
지난 19일 협재해수욕장에서 푸른문간 청년들과 이문수 신부가 플로깅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지난 19일 협재해수욕장에서 푸른문간 청년들과 이문수 신부가 플로깅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지난 18일과 19일 제주시 애월읍 구엄포구와 협재해수욕장에 청년들이 모여들었다.

청년들은 손에 장갑을 착용하고 한 손에는 집게를, 다른 한 손에는 마대자루를 들고 해안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수거했다.

쓰레기를 수거한 청년들은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이문수 신부)이 운영하는 환경단체 '푸른문간' 소속 청년들이었다.

푸른문간은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플로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3월 플로깅은 모두가 오고 싶어하는 제주를 깨끗하게 만들고 싶다는 푸른문간 청년들의 의지로 제주에서 진행됐다.

지난 18일 제주 구엄포구에 플로깅을 위해 모인 청년들 ⓒ헤드라인제주
지난 18일 제주 구엄포구에 플로깅을 위해 모인 청년들 ⓒ헤드라인제주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이 동행한 지난 18일 오전 10시 푸른문간 관계자들과 청년들이 구엄포구에 모여 서로 자신을 소개하는 것으로 플로깅을 시작했다.

특히 이날 플로깅에는 다회용 텀블러를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는 업체 푸른컵(대표 한정희)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순식간에 4개의 마대가 가득 찼고, 곳곳에서 부피가 큰 부표도 다수 발견됐다.

지난 18일 제주 구엄포구에서 청년들이 플로깅을 하고 있는 모습ⓒ헤드라인제주
지난 18일 제주 구엄포구에서 청년들이 플로깅을 하고 있는 모습ⓒ헤드라인제주

이문수 신부는 행사 시작 전 "새벽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날씨가 맑아서 다행"이라면서 "오늘 플로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오고 싶은 제주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푸른문간 관계자는 "일회용품 사용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인데, 일회용품 사용 실태 등에 대해서는 조사된게 없다"며 "일회용품 줄이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플로깅을 기획했다"며 이번 제주도 플로깅의 취지를 설명했다.

제주 구엄포구에 버려져있는 해양쓰레기 ⓒ헤드라인제주
제주 구엄포구에 버려져있는 해양쓰레기 ⓒ헤드라인제주
구엄포구의 갯바위 틈에서 발견된 페트병 ⓒ헤드라인제주
구엄포구의 갯바위 틈에서 발견된 페트병 ⓒ헤드라인제주

이날 구엄포구에는 페트병, 노끈 등 다양한 쓰레기가 버려져있었으며, 특히 타다 만 플라스틱도 발견됐다. 

푸른컵 관계자는 "플라스틱을 태우게되면 환경호로몬과 화학물질 등이 많이 나와 환경에 큰 영향을 준다"며 "플라스틱은 태우지 말고 배출해달라"고 당부했다.

플로깅에 참여한 한 청년은 "깨끗하다고 생각했던 제주 바다였는데, 이렇게 쓰레기가 많아 놀랐다"며 "오늘 플로깅을 통해 제주를 깨끗하게 만들어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플로깅 후 진행된 강의에서 한정희 대표는 "제주 인구 대비 하루에 한명이 1.64kg 가량의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치이며, 전국 평균의 두배에 가까운 수치"라고 말했다.

2020년 시.도별 생활폐기물 발생량 (자료제공=푸른컵) ⓒ헤드라인제주
2020년 시.도별 생활폐기물 발생량 (자료제공=푸른컵) ⓒ헤드라인제주

이어 "지난해 9월 기준 제주도내 카페는 2000여개로 인구대비 전국 1위"라며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게 되면 1년 동안 약 6300만개의 일회용컵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주도의 인구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오늘 플로깅한 구엄포구 뿐만 아니라 제주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른컵 한정희 대표가 푸른문간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푸른컵) ⓒ헤드라인제주
푸른컵 한정희 대표가 푸른문간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푸른컵) ⓒ헤드라인제주

한 대표는 "결국 문제는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은 알바트로스 새의 사례도 있고 플라스틱은 아무리 폐기한다고 해도 미세 플라스틱 성분이 있어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플라스틱 발생을 원천적으로 감량시키는 것이지만, 사용해야되는 경우가 많으니 플라스틱 재활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주 감귤밭에서 덮었다 버려지는 타이벡을 친환경 굿즈로 만든 사례처럼, 재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해 제로웨이스트 환경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강의에 이어 환경 관련 전시회를 관람하며 첫날 일정을 마쳤다.

둘째날인 19일에는 협재해수욕장에서 플로깅을 진행했다. 이날 플로깅에는 제주의 청년들도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제주에서 10년을 지냈다는 한 청년은 "제주가 고향은 아니지만, 10년을 살다보니 고향처럼 느껴진다"며 "너무 사랑하는 제주를 깨끗하게 만드는 플로깅 행사가 있다고 들어 주말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제주 협재해수욕장에서 청년들이 플로깅을 하고 있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지난 19일 제주 협재해수욕장에서 청년들이 플로깅을 하고 있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청년들이 플로깅 후 해양쓰레기 종류를 집계하고 있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청년들이 플로깅 후 쓰레기 종류를 집계하고 있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이날 플로깅 중에는 담배꽁초, 갑오징어뼈, 부표, 스티로폼 등 다양한 쓰레기가 발견됐다. 특히 중국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들도 다수 발견됐다.

이문수 신부는 "이틀간의 제주도 플로깅 프로그램은 제가 아닌 푸른문간 청년들이 기획한 것"이라며 "주말이라 쉬고 싶을텐데도 플로깅을 기획하는 멋진 청년들이 많이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푸른문간 관계자는 "청년들이 누구나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제주에서 플로깅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여러 고민을 하던 중 에코씨드라는 업체의 지원을 받게 됐다"며 "더 깨끗한 제주를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싶은 제주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많은 곳 중 제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푸른문간은 18일과 19일 양일간 약 70kg의 쓰레기를 수거했으며, 앞으로 제주에서 플로깅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지난 19일 약 1시간 동안 청년들이 플로깅한 쓰레기들 ⓒ헤드라인제주
지난 19일 약 1시간 동안 청년들이 플로깅한 쓰레기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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