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전문 검토기관의 의견을 거쳐 '입지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지만, 공개된 전문검토기관들의 의견들은 모두 부정적인 내용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한국환경회의는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전문 검토기관이 지적한 잘못된 분석 및 조사 방식을 인정하고, 제2공항사업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난 6일 환경부는, 국토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며 "그 근거로 '한국환경연구원 등 전문 검토기관의 검토'를 거쳐서 제주 성산읍의 공항으로서의 '입지타당성이 인정'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토기관의 세부 의견서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환경연구원은 '환경영향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 제고'를 주요 임무로 하는 국책연구기관"이라며 "조류 충돌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항부지 주변의 철새도래지 등의 조류 서식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불가피 하다고 기술하는 동시에, 국제보호종 등의 보호를 위해서는 서식지를 원형보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노력이라고 지적하며, 결국 종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는 목적과 조류 충돌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적이 '서로 상충돼 근본적 문제해결은 미흡한' 상태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제2공항 부지의 조류 충돌수는 기존 제주공항에 비해 최소 2.7배에서 최대 8.3배가 높은 것으로 나왔는데, 국내에서 조류 충돌수가 가장 높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비해서도 최소 1.6배에서 최대 4.96배나 높은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연구원은)이 정도로 높은 조류 충돌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항부지 주변의 철새도래지 등의 조류 서식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불가피 하다고 기술했다"며 "하지만 동시에 국제보호종 등의 보호를 위해서는 서식지를 원형보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노력이라고 지적하며, 결국 종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는 목적과 조류 충돌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적이 '서로 상충돼 근본적 문제해결은 미흡한' 상태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마디로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킬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으니 공항으로서 입지타당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현재 국토부가 제시한 대책 수준으로는 '성산읍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 검토기관의 의견인데, 환경부는 정반대로 '입지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무엇을 근거로 실질적 승인을 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환경부에 요구한다. 6개 전문 검토기관의 의견서를 모두 공개하고, 공개검증의 자리를 만들어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성실하고 진실되게 해명하라"라며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책임있는 대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한국환경연구원은 앞서의 내용은 이미 2019년에 다 지적해 반려했던 내용인데, 이를 '재차 확인'할 수 있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근본적으로는 전혀 보완되지 않았음을 꼬집었다"며 "주민 수용성 확보 노력도 2019년 이후 전혀 진행된 바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친절하게도 '소통은 공지와 달리 상호 간 피드백을 교환할 수 있는 것' 이라며 일방통보가 아니라 소통방안을 마련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동물의 서식지 선택 분석에 사용한 '이상적 자유분포 모델'은 공항 건설과 같은 서식지 교란의 경우에 적합한 분석 모델이 아니라고 했다"며 "유사 선호 서식지 파악도 단순히 물리적 유사성만 파악했지 실제로 대상 종이 그곳에 살고 있는지는 파악하지 않았으며, 조류 충돌에 있어서도 위험이 높은 종과 낮은 종의 가중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토부에 묻는다. 입지 타당성부터 주민 소통까지 2019년 대책에서 진전된 바가 없다고 하는데 그 동안 무엇을 보완했나"라며 "잘못된 분석 모델을 사용하고, 실제 서식하지도 않는데 유사 서식지라고 말하는 엉터리 조사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 엉터리 조사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제주도의 주인은 누구인가.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왜 제주도민의 의견을 시종일관 무시하나"라며 "2년 전 공론을 통한 여론조사에서 제주도민은 '제2공항 반대'를 선택했다. 제주의 미래에 대한 중대한 정책에 도민 결정권을 존중해야한다. 그것이 지난 8년간 쌓여온 도민 간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부에 요구한다. 제주 전역에 막대한 영향을 줄 제2공항 사업에 대해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제주도민들의 요구를 수용해야한다"라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도지사 시절 주민들을 무시했던 오판을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 결자해지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