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환경영향평가, 다음주 결론 가능성...기본계획 고시절차 수순?
[종합] 제주특별자치도가 환경부에 요청했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한 중점평가사업 지정이 결국 불발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절차는 중단없이 그대로 진행되면서 빠르면 다음 주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27일 제주도에 회신한 공문을 통해 중점평가사업 지정 '불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 20일 (제주도.국토부 참여) 관계기관 회의를 통해 논의된 바와 같이 그간 수차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 등이 이뤄진 사항으로, 현시점은 전문적 검토가 중요함에 따라 중점평가 사업 지정 건의 반영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이유다.
환경부의 '불수용'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다. 중점평가사업 지정은 지난 2일 제주도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간담회를 갖는 과정에서 시민단체에서 요구하자 이를 수용해 바로 환경부에 건의가 이뤄진 사항이다.
제주도는 "제2공항과 관련해 갈등관리 주체가 제주도이고, 제2공항을 건설하게 될 경우 8~9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사전에 갈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며 지정을 요청했다.
중점환경평가사업은 현재 진행 중인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절차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이의 수용 여부에 따라 절차가 그대로 진행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환경부 예규인 '환경영향평가서 협의업무 처리 규정’에 명시된 중점평가사업은 환경적으로 중대한 영향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해 환경영향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도록 한 제도이다.
환경문제로 인한 집단민원이 발생되어 환경갈등이 있는 경우 등이 지정 대상이다.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되면, 합동 현지조사를 할 수 있고, 전문기관, 지역주민,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중점평가사업 지정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환경부가 제시한 가장 큰 이유는 '시점'의 문제이다. 제주도는 지금이 갈등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이를 요청했지만, 환경부의 입장은 달랐다. 지금은 '전문적인 검토가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는 시기적으로 늦었음을 역설적으로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이미 3번에 걸쳐 협의가 진행됐고, 반려와 보완 제출이 반복되면서 이번이 4번째 진행되고 있다.
또 이번 협의절차는 지난 1월 초순 시작되어, 법정처리기간 만료(3월6일)를 앞두고 있는데, 지난 2월 초순에야 중점평가사업 지정이 요청됐다. 때문에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시작되기 직전, 또는 초반에 요청이 이뤄졌더라면 설득논리가 보다 강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점평가사업 지정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지정이 가능하다.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국토부가 협의기관인 반면, 환경영향평가는 제주도가 승인기관이어서 이 절차 과정에서는 도지사의 의지에 따라 중점평가사업 지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중점평가사업 지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앞으로 제2공항 관련 절차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결과가 3월6일 전후해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환경부의 결론은 '동의' '부동의' '반려' 중 하나다. 이중 '동의' 결론이 나오면, 국토부는 바로 기본계획고시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건부 동의가 나올 경우에는 조건부 사항을 이행하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수개월의 소강 기간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본계획 고시 절차의 이행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공항시설법에는 "국토부 장관은 기본계획 수립 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의견 제시 요청을 받은 지방자치단체장은 기본계획안을 14일 이상 주민 열람하고 주민의견 들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도지사의 의견을 듣는 기간, 14일 이상의 주민 열람 및 의견수렴 기간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1~2개월 정도로, 시간이 매우 촉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에 대해 제주도와 도의회가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에 중점평가사업 지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주도로서는 시간적 여유가 줄어들게 됐다. 도민사회 관심은 이제 빠르면 다음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결론으로 모아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