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담팔수, 다시 '시름시름'...약발 왜 안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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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담팔수, 다시 '시름시름'...약발 왜 안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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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방제약 맞고 되살아나는 듯 했으나...곳곳서 고사 증세
산림당국 대책마련 부심..."감염목 방제, 매개충 규명 시급"
제주시내 주요 도로변 가로수로 식재된 담팔수에서 고사 증세를 보이는 나무가 늘고 있다. 잎이 노랗게 변하며 떨어지고 있는 위황병 감염 추정 담팔수.ⓒ헤드라인제주
제주시내 주요 도로변 가로수로 식재된 담팔수에서 고사 증세를 보이는 나무가 늘고 있다. 사진은 연동주민센터 인근에 위치한 위황병 감염 추정 담팔수. ⓒ헤드라인제주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상록교목 담팔수에서 최근 '위황병'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된 나무들은 잎이 노랗게 변하며 떨어지기 시작해, 심할 경우 고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담팔수는 제주도와 일본 규슈, 오키나와, 타이완, 중국 남부 등 난대에서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자란다. 제주도는 아열대 식물인 담팔수가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지역으로 꼽힌다. 

식물분포학상 연구가치가 높아 서귀포시 천지연 담팔수 자생지 일대, 그리고 강정동에 있는 수령 500년 이상인 담팔수 1본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천제연폭포 계곡 서쪽 암벽에 있는 담팔수 1본은 제주도기념물 14호로 지정됐다.

사계절 울창하고 푸른 잎 때문에 가로수로도 많이 식재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 가로수 중 담팔수는 약 3200여본으로 집계되고 있다. 제주시내에서는 연동주민센터 일대를 비롯해, 연북로 동쪽, 봉개동~사라봉오거리 등 많은 곳에서 담팔수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고사 증세를 보이는 담팔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거리의 담팔수는 잎이 90% 이상 노랗게 변하거나 떨어져 있고, 수령이 30년은 족히 돼 보이는 나무에서도 절반 가량은 잎이 노랗게 말라 있었다.

심지어 5년 전 방제약을 맞고 되살아나는 것으로 알려졌던 연동주민센터 남쪽에 위치한 담팔수도 다시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17년 한라산연구부와 국립산림과학원, 전북대학교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담팔수 고사원인을 파이토플라스마(Phytoplasma) 병원균에 의한 '위황병'임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이토플라스마는 식물의 체관에서 증식해 양분과 수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고사시키는 세균으로, 체관액을 빨아들이는 곤충에 의해서 옮겨진다.

감염된 식물에서는 파이토플라스마 증식으로 인해 양분과 수분 통로를 막아 식물을 고사 시키는 병으로, 피해증상은 잎이 누렇게 되는 약한 증상부터 식물이 고사하는 현상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다만, 매개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정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깍지벌레 또는 매미충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당시 방제 약제도 제시됐다. 이들 기관은 방제를 위해 3가지 약제로 시험한 결과, 옥시테트라사이클린을 나무주사를 통해 새순 발생 등 수세 회복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년 간의 조사 끝에 규명된 이 연구 결과는 담팔수 방제에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년이 지나자, 담팔수 병원균 감염은 다시 확산됐다. 당시 방제약으로 제시됐던 나무주사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시내 주요 도로변 가로수로 식재된 담팔수에서 고사 증세를 보이는 나무가 늘고 있다. 잎이 노랗게 변하며 떨어지고 있는 위황병 감염 추정 담팔수.ⓒ헤드라인제주
제주시내 주요 도로변 가로수로 식재된 담팔수에서 고사 증세를 보이는 나무가 늘고 있다. 사진은 신제주로터리 인근에 위치한 담팔수. 이 나무의 잎 중 약 40% 가량이 노랗게 변하면서 위황병 감염이 의심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주)산들나무병원 양원복 원장(나무의사)은 "제주도에서 담팔수 고사 증세는 2013년쯤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2017년 감염원인이 처음 규명된 후 방제방법으로 나무 주사를 해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은 됐으나 완전한 치료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제주시내 주요 거리를 돌아보면, 가로수로 담팔수가 있는 곳은 몇 그루 중 하나는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잎이 노랗게 된 나무도 시간이 지나면  잎이 완전히 떨어지고 서서히 고사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피력했다.

양 원장은 "감염원인이 '우황병'이라는 규명되었지만, 이 병원균을 각 나무에 전파시키는 매개충에 대해서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매미충이나 깍지벌레, 나무이 등의 매개충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 큰데, 이 외에도 암수 꽃가루에 의한 감염, 굼벵이에 의한 가능성, 수분에 의한 감염, 뿌리의 접속에 의한 감염, 오래된 도구를 이용해 전정하다가 발생한 도구에 의한 감염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매개충이 무엇인지 찾는게 가장 시급한 최우선 과제로, 조사단을 꾸려서 매개충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처방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매개충 조사가 나올때까지 손놓고 있을게 아니라, 잘라낼 것은 잘라내고 하며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산림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30일 산림부서와 한라산연구부 등 관계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담팔수 고사문제에 대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제주도는 일단 올해 한라산연구부, 국립산림과학원, 전북대학교 공동으로 매개충을 규명하는 한편, 방제 약제를 찾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일단 담팔수에서 고사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파이토플라스마 병원균에 의한 것으로 확인은 됐으나, 현재 매미충으로 추정되고 있는 매개충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 필요해 조사를 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방제약제의 경우 2017년 나무주사에 쓰인 약제도 수세회복에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완전한 회복이 되지 못하고 심한 것은 고사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따라서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방제 약제를 추가적으로 시험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내 주요 도로변 가로수로 식재된 담팔수에서 고사 증세를 보이는 나무가 늘고 있다. 잎이 노랗게 변하며 떨어지고 있는 위황병 감염 추정 담팔수.ⓒ헤드라인제주
제주시내 주요 도로변 가로수로 식재된 담팔수에서 고사 증세를 보이는 나무가 늘고 있다. 잎이 노랗게 변하며 떨어지고 있는 위황병 감염 추정 담팔수.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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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7 12:26:52 | 118.***.***.74
상록수는 겨울에도 푸르러 보기는 좋은데 이런 안좋은 점이 있네요
설마 다른 가로수로 감염 시키는건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