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축제'도 밀어내며...서귀포시, 'K-POP 공연'을 대표 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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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리축제'도 밀어내며...서귀포시, 'K-POP 공연'을 대표 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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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문화행사 재정투자, 'K-POP' 10억 최고...칠십리축제 '2위'
이종우 시장 'K-POP 대표축제' 구상에...시민 위한 축제 맞나?

올해 서귀포시의 문화관광 행사의 재정투자 순위가 바뀌었다. 그동안 지역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로 자리매김 해온 서귀포 칠십리 축제 등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대신 올해 처음 신설된 '서귀포 케이팝(K-POP)' 콘서트'가 단박에 1순위로 등극했다.
 
케이팝 콘서트가 단순한 대중공연 행사가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 행사의 핵심적 사업으로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서귀포시는 7일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생활 실현'을 목표로 한 올해 문화관광체육 분야 사업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전체적 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20% 가량 증가한 811억원이다. 

올해 서귀포시의 문화예술 분야 사업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위축됐던 시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올해에는 시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4년 차로 접어든 '서귀포시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사업들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지역 내 누구나 문화를 누리는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보편적 문화생활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귀포시가 올해 추진할 문화관광체육 분야 주요 축제.행사 현황. (서귀포시 자료 재구성) 

특이한 점은 올해 추진되는 문화관광 분야 축제 및 행사 지원 예산.

25개 주요 행사 중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된 것은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케이팝 콘서트로, 10억원이 편성됐다. 이는 단일 행사로는 서귀포 칠십리축제(6억3200만원)과 서귀포 유채꽃축제(2억6150만원)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이다.

일반 문화예술 행사의 경우 서귀포 예술의전당에서 7~8월 두달간 펼쳐지는 제8회 서귀포 오페라 페스티벌 공연이 2억9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연중 진행되는 전국 우수초청 공연의 경우 사업비는 총 2억5000만원이다.

110여 개의 소규모 공연과 전시,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예산도 총 합계가 57억원 정도이다. 이를 감안하면 케이팝 콘서트 예산은 지역 문화예술 행사 치고는 적지 않은 편성이다.

서귀포시는 이 행사를 문화관광축제의 하나인 '서귀포 케이팝 문화축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이종우 서귀포시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케이팝을 테마로 축제 아이템을 발굴, 서귀포시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축제로 키워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시장은 케이팝 행사에 대해, "역점을 두고 꼭 성공시키고 싶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의 적극적 추진 의지 때문인지, 지난해 말 도의회 예산안 심의에서 이 행사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사업비는 그대로 통과됐다.

문제는 이 행사의 목적과 방식 등이 여전히 불명확하고, 논란의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정확히 알려진 사업 내용은 10~11월 중 국내 정상급 가수가 출연하는 케이팝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것이 전부다. 예산안에 이 사업을 편성하기에 앞서 제주도 지방재정투자 심사를 거쳤다고 하지만, 사업 실체는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 

추진 방식과 관련해서는 향후 민간투자를 통해 진행한다는 정도만 밝히고 있다. 사실상 민간투자를 통해 진행하는 '개방형 사업'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민간단체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업 목적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는 케이팝 공연을 보기 힘든 서귀포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라고도 했으나, 케이팝 공연이 서귀포시 지역에서 개최된다고 해서 과연 시민들의 폭넓은 참여가 가능한 축제로 승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도 '유료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데다, 케이팝 공연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 지역행사 정도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상급 가수들의 유료 행사의 경우 공연 티켓의 가격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고, 예매도 쉽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문화향유 기회 제공'이란 취지는 무색하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서귀포시는 9일 브리핑에서도 케이팝 공연의 목적을 "그동안 지리적 한계로 지역에서 좀처럼 만나볼 수 없었던 대규모 콘서트에 대한 시민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라는 관성적 내용 제시로 일관했다.

이러한 가운데, 도의회에서는 케이팝 행사를 서귀포시의 직접 주관 행사보다는 민간 행사로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등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예산안 심사에서 양경호 예산결산특별위원장도 지적한 바 있다. 양 위원장은 "도민 세금으로 10억원을 투입하면서도 입장료를 유료로 하게 되면, 민간(업체) 행사를 유치하든지 하는게 낫다"고 지적했다. 정민구 의원은 지역문화예술 지원사업에 대한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케이팝 행사에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케이팝 행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이 행사는 이종우 시장의 정책 기조로 기획된 것으로, 이미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도 문제 없는 것으로 해서 통과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의 직접 투자보다는 민간행사로 전환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다른 지역에서도 (직접 주관으로) 한다"면서 "제주도에서 이 행사를 하게 되면 관광객 유치와 문화행사 육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장료를 유료로 할 경우 가격부담과 예매 어려움으로 서귀포시민에 대한 문화향유 기회 제공이란 취지가 퇴색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바로 답을 하지 않았다.

서귀포칠십리축제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며 올해 추진하는 대표적 문화예술 행사로 제시하는 콘센트가 적절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공연의 다양성 측면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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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힘 도찐개찐 2023-01-10 08:41:51 | 39.***.***.150
민주당이 더 하면 더 했지 국힘 저리가라 수준이다 민주당 도지사에 민주당 도의회 그 부류들의 시장. 이미 카르텔이 굳건

미쳤구나 2023-01-10 07:08:46 | 119.***.***.115
돈이 썩었구나 k 팝 축제는 전국 어디에나 널려 있는데 그걸 서귀포 대표츅제라고?? 이 많은 예산을 통과시켜주는 도의회도 나쁘고 다들 미쳤구나

시장님 말이 더 이상타 2023-01-09 19:06:09 | 118.***.***.51
이게 서귀포 대표 문화축제???
공무원들은 문화축제를 전국 노래자랑 정도로 생갇하시는가
어느 방송에 선심 쓰려는거 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