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제주4.3언론상, KCTV '4․3특별기획 - 땅의 기억'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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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제주4.3언론상, KCTV '4․3특별기획 - 땅의 기억'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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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KBS제주방송총국 '본상' 수상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고희범)이 제정하고 한국기자협회(회장 김동훈)와 제주도기자협회(회장 좌동철)가 공동 주최한 제1회 4․3언론상 대상작에 ㈜KCTV제주방송의 '4․3특별기획 - 땅의 기억'이 선정됐다. 

이번 4.3언론상 심사 결과 본상에는 ▲본상 △신문‧출판 부문 한겨레신문 '제주4․3 70주년 기획 - 동백에 묻다'(허호준 기자), △방송영상 KBS제주방송총국 '탐사K 3부작 - 4․3과 조작간첩…잊혀지는 기억들'(강재윤, 나종훈, 부수홍, 신익환), ▲신인상 중앙대학교 ‘중앙문화’ '특별법 개정안으로 재기억하는 4․3사건'(김현경)이 각각 선정됐다.

ⓒ헤드라인제주
KCTV제주방송 '4․3특별기획 뉴스멘터리 - 땅의 기억'. 왼쪽부터 김용민 기자, 김용원 기자, 문수희 기자.ⓒ헤드라인제주

대상을 수상한 ㈜KCTV제주방송 '4․3특별기획 뉴스멘터리 - 땅의 기억'은 4․3당시 초토화작전으로 가족의 생명을 잃은 것도 모자라 조상 대대로 살아 온 땅까지 빼앗긴 피해 유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지역 방송사 최초 보도물이다. 

소개령과 초토화작전으로 불타 없어지거나 폐허가 된 마을, 그중에서도 삶의 터전이었던 토지 피해 실태와 이후 소유권을 되찾으려는 후대의 노력, 제도개선 사항 등을 기획뉴스와 다큐멘터리 형식을 결합한 ‘뉴스멘터리’ 콘텐츠로 담아냈다.

4·3 당시 초토화되어 사라진 중산간 마을 실태와 허술했던 정부 주도의 재건 사업, 이로 인한 후대들의 조상 땅 소유권 분쟁 갈등과 또다시 무너지는 마을 공동체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4·3특별법이 개정되면서 명예회복과 피해 구제의 길은 열렸지만 그 동안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4·3희생자들의 잃어버린 재산권 실태와 물적 피해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부당하게 빼앗긴 재산권 복권 방안을 지난 2021년 3월 15일부터 18일까지 4편의 기획 뉴스로 연속 보도했다.

심사위원회는 "억울하게 땅을 빼앗긴 분들의 이야기는 4·3의 비극을 밝힐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으로, 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언론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정의를 요구하는 커다란 과제의 첫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대상을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한겨레신문 '제주4·3 70주년 기획 – 동백에 묻다'. 허호준 기자ⓒ헤드라인제주
한겨레신문 '제주4·3 70주년 기획 – 동백에 묻다'. 허호준 기자ⓒ헤드라인제주

신문‧출판 부문 본상을 수상한 한겨레신문 '제주4·3 70주년 기획 – 동백에 묻다'는 5차례의 신문 지면 기사와 15차례의 인터넷 기사를 통해 총 20차례에 걸쳐 연재한 장기 연재물이다. 

제주4·3과 관련해 중앙지에서 기획 기사를 신문 1면이나 종합면을 통해 장기적이고 중요하게 다뤘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금까지 어느 중앙지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대형기획이다.

1부는 4·3의 진실과 현재, 미래를 드러내는데 중점을 뒀고, 2부에서는 다양한 4·3의 직‧간접적인 경험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4·3의 진실을 현재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기사화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 있는 취재와 각종 사료 분석 등으로 기사의 설득력을 갖췄다.

이 기사의 의도는 4·3의 전국화를 넘어 세계화에 있다. 이를 위해 영어와 일어, 중국어로 기사를 번역했다. 한국어판 시리즈는 20회에 이르고, 영어, 일본어, 중국어까지 합쳐 총 65회의 기사가 보도됐다.

심사위원회는 "1947년 3‧1발포 사건 등 4·3의 원인과 배경을 잘 정리했고,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들의 디아스포라,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인 4·3수형인 재심까지 두루 취재한 심층성이 돋보인다"며 "특히, 4·3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고찰하면서도 영어와 일어, 중국어 번역까지 곁들인 성의있는 기획 작품으로 4·3의 전국화와 세계화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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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3부작 - 4·3과 조작간첩…잊혀지는 기억들'. 왼쪽부터 부수홍 기자, 강재윤 기자, 나종훈 기자, 신익환 기자. ⓒ헤드라인제주

방송·영상 부문 본상을 수상한 KBS제주방송총국 '탐사K 3부작 - 4·3과 조작간첩…잊혀지는 기억들'은 4·3과 조작간첩사건의 연관성을 밝힘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과거 잘못에 대한 성찰과 지속적인 감시 역할의 필요성을 알린 작품이다.

과거 각종 언론에 대서특필 됐던 재일교포 사업가 위장 간첩 사건의 43년만의 재심 무죄 확정 소식을 보도하며, 조작간첩사건의 30%가 제주인이 연루되었다는 인과관계를 밝혀냈다. 이와 함께 과거 조작간첩을 만들었던 판사, 검사 등을 취재하고 현재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반응을 보여줬다.

이 기획방송은 보도 이후 후속조치와 제도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취재와 보도 이후 과거 조작 간첩 사건 기소를 담당했던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피해자에게 과거 잘못된 결정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해왔다. 

이에 대한 피해 당사자 및 유족들의 반응을 인터뷰하고,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거사 정리 움직임을 후속 취재 보도하며 잘못된 과거사 정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심사위원회는 "재일동포 간첩사건이 대부분 독재정권의 조작이라는 점은 이미 밝혀졌지만, 이러한 조작의 희생자들 중 상당수가 제주4·3을 피해 일본으로 간 분들이었다는 점을 제대로 밝힌 역작이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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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문화’에 게제된 '특별법 개정안으로 재기억하는 4·3사건'. 김현경씨. ⓒ헤드라인제주

신인상을 수상한 중앙대학교 ‘중앙문화의 '특별법 개정안으로 재기억하는 4·3사건'은 9장의 현장취재 사진을 화두로 국가폭력과 재심, 그리고 희생된 여성 등의 토픽을 엮어 작성한 특집기사이다.

기사는 백비를 형상화한 빈 제목으로 시작해 4·3사건의 성격과 현 상황을 보여준다. 이후 4·3사건과 물리적, 시간적 거리가 먼 곳에서 살아가는 도민이자 유족으로서 개인적 경험을 제시하며 4·3사건의 7년간 전개 과정을 항쟁-희생-후유증 세 단계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4·3특별법 개정안으로 맞이할 긍정적인 변화들을 살피며, 생략된 미군정의 책임, 삭제된 여성들의 기록과 같은 한계점도 주목했다. 

기사를 통해 4·3사건이 다른 과거사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선례가 될 수 있음을 언급해, 4·3사건의 해결이 우리 사회의 평화와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심사위원회는 4·3을 제주의 지역문제가 아닌 나라 전체의 역사로 조명하고, 국가폭력의 문제와 젠더 이슈로까지 확장한 참신한 시각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심사위원회는 대학언론 부문의 심사를 통해 "안타깝게 수상에서 제외된 다른 5편의 출품작도 현장탐방, 증언채록, 노랫말에 얽힌 사연 등 젊은이다운 패기가 넘치는 신선한 작품들이었다"며 "앞으로 4·3언론상에 젊은이들이 더욱 활발히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제1회 4·3언론상 심사는 지난 2018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4년 동안 보도·방송·제작된 신문·출판 부문 9편, 방송·영상 부문 15편, 대학언론 부문 5편 등 총 29편의 응모작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제1회 4·3언론상의 위상에 걸맞는 수준 높은 기사와 작품들이 접수됐고, 개인 또는 단체뿐만 아니라 4‧3의 미래세대 전승에 기여 할 수 있는 대학의 예비 언론인과 뉴미디어 시대의 다양한 언론 콘텐츠들도 응모됐다.

심사위원회는 "4·3의 진실을 밝히는 긴 여정에서 4·3언론상을 제정한 것은 커다란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그 첫 번째 수상작을 가리는 일은 그만큼 뜻깊은 과정이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4·3의 진실을 밝히고 이 나라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애써 주신 모든 언론인과 방송인들께 먼저 감사드린다"고 총평을 전했다.

4‧3언론상은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기여하고 평화·인권·민주·정의 등 4‧3의 가치와 정신을 계승·선양하며 4‧3의 전국화·세계화를 위해 노력, 헌신한 언론인 또는 언론기관·단체, 그와 유사한 활동을 하는 개인 및 단체의 공적을 발굴하여 시상하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됐다. 

제1회 시상식은 오는 12월 16일 오후 4시 제주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수상작에게는 상패와 함께 △대상 1000만 원 △본상 각 500만 원 △신인상 300만 원이 수여된다.

제주4‧3평화재단 고희범 이사장은 "4·3언론상이 앞으로 회를 거듭하면서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기여하고 평화, 인권, 민주, 정의를 확대하고 4·3의 전국화, 세계화에 기여하는 뜻깊은 상으로 자리 잡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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