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지 진입로' 공유지 매각특혜, 철저한 조사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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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지 진입로' 공유지 매각특혜, 철저한 조사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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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의혹만 커져가는 이상한 공유지 분할매각
멀쩡한 땅 분할은 왜?...특정인에만 왜 혜택?...규정도 무시?

제주에서 또 다시 공유지 매각과 관련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에는 진입도로가 없는 '맹지(盲地)' 소유자에게 멀쩡한 공유지를 쪼갠 후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이번 특혜의혹은 문제가 제기된 지 수일이 지났으나 제주도정이나 제주시 당국이 공식적 해명 입장조차 내놓지 못하면서 의구심은 커져가고 있다. 

공유지를 분할한 목적도 불분명하고, 매각 결정을 한 과정도 매우 의심스럽다. 논란의 초점은 왜 분할 매각을 한 것인지, 그 과정은 적법한 것인지에 맞춰지고 있다. 

제주도의회 한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해당 공유지의 등기사항 관련 자료를 보면, 제주시 한 읍지역의 도로변에 인접한 공유지가 분할 매각을 통해 해당ㄱ씨의 소유로 이전 등기된 시점은 지난해 8월이다. 

당초 도로변에 인접한 총 1500여㎡의 공유지 중 136㎡를 별도로 쪼개어 분할 등기한 후, ㄱ씨에게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가액은 5800여만이다.

ㄱ씨는 해당 공유지 안쪽에 위치한 농지(맹지) 소유자로, 이번 공유지 취득으로 진입로를 확보하면서 파격적 혜택을 받은 셈이다. 맹지였던 땅이 도로에 연접한 '알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사인(私人)간 거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매입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정인에 대한 특혜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동수 의원의 문제제기는 매우 타당하고, 당연한 것이다. 시간을 끌며, 어물쩍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나온 해명은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부분적 설명이 전부다. 그것도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다. 

관련 부서 공무원들의 해명을 종합하면 이렇다. 분할 매각의 부동산 등기는 작년 8월 이뤄졌지만, 실제 '토지 분할'은 민선 5기 도정 막바지 즈음으로 추정되는 2014년에 한 것이고, '매각'은 작년에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작년에 매각을 하게 된 사유는 '보존 부적합' 토지로 판단돼, 절차를 거쳐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보존 부적합'은 보통 정상적 필지의 땅이 도로 개설 등에 이용하고 남은 짜투리 면적일때 적용된다. 이번에 매각된 땅이 '보존 부적합'으로 판정된 것은 사실상 '분할'의 결과인 것이다. 만약 해당 공유지에 대한 쪼개기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1500여㎡ 면적 그대로 온전한 상태의 공유지로 남아있다면, '보존 부적합'이란 판단이 나올리 만무하다. 

관련 조례에서 공유지 매각이 가능한 조건, '해당 잔여지가 위치·형태·용도 등을 고려할 때 공유지만으로 이용 가치가 없을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멀쩡한 토지를 분할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남는 의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왜 그 땅을 '쪼개기' 했는가 라는 목적에 대한 의구심이고, 다른 하나는 매각 절차와 관련한 적법성이다. 

첫번째, 공유지의 분할 사유는 여전히 '확인 불가' 상태다. 8년 전 해당 공유지에 대해 분할 등기를 하도록 지시하는 공문을 내려보낸 책임자격인 간부공무원들은 모두 퇴직했기 때문이다. 

해당 공유지의 분할은 2014년 당시 도청에서 제주시에 시달한 공문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도청의 협의요청에 의해 분할됐다는 것이다. 당시 제주도에서 내려보낸 공문에는 분할 대상에 해당 토지 외에도 3곳의 공유지가 더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왜 분할하도록 요청했는지, 그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무 부서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분할을 요청한 관계 공무원들은 퇴직하면서, 규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단의 방법으로 조사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두번째, 설령 분할이 이미 이뤄진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작년 행해진 매각은 적법한 것일까.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공유재산 관리 조례의 제37조는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 공공용 목적에 한정돼 있었다. 

그러다가 2019년 제주도의회가 진입로가 농업용 토지, 즉 맹지에 대해서는 통행로 확보 목적으로 공유지를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원 발의로 상정해 통과시키면서 이 부분이 추가됐다.

해당 조항에는 '15년이상 농업에 사용된 토지로, 진입도로가 없는 경우 통행로 확보를 목적으로 그 용도를 지정하면 개별공시지가 2000만원 한도'로 매각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농사를 짓는데 있어 통행로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온 농가의 불편을 해소하고 토지의 이용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매각은 이 규정에 맞지 않았다. '15년 이상'이란 기준도 충족하지 못했고, 분할이 이뤄지기 직전의 면적은 매각 대상 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공시가격의 한도도 넘어서고 있다. 한동수 의원의 기준 위배 주장은 바로 이 규정(조례 37조 23항)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제주시 관계자는 '적법'을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로, 역시 조례 37조 23항의 허용조건을 들고 있다. 하지만 적용 규정은 '농업용 토지의 진입도로 목적' 항목이 아니라 이용가치가 없는 소규모 토지 매각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제주시 관계자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문제의 심각성을 갖게 한다. 이 주장이 맞다면, 조례의 맹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ㄱ씨의 토지가 농사용 토지이면서 맹지이고, 진입로 확보 차원의 매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식적으로 '농업용 토지의 진입로 확보'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 규정은 맹지의 진입로 확보를 위한 공유지 매입을 허용하는 대신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한 것인데, 이 조건에 불부합하자 다른 조건의 포괄적 허용 기준을 적용해 매각했다는 것이다. 

이는 편법에 다름 없다. 뿐만 아니라 '농지 진입로' 관련 규정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15년 이상'이나 면적.가격 기준에도 불구하고, 행정당국이 해주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모두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공유지 매각 행위는 조례 위반이 아니라면, 제도의 맹점을 악용한 편법임에 분명하다. 특정인에 특혜를 주고자 할 목적이 아니라면,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사실 공유지 매각과 관련한 특혜 시비 우려는 2018년 도의회가 '맹지 진입로 확보' 목적의 매각이 가능하도록 조례를 개정할 때부터 크게 제기돼 왔다. 

공유지에 연접한 맹지 소유하고 있는 특정 토지주들만 파격적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조례 개정의 의도는 농사를 짓는데 불편함을 덜어준다는 목적이었지만, '부동산 활용' 측면으로의 변질은 예견됐던 일이다.

공유지 매입을 통해 진입도로가 확보될 경우 해당 토지는 땅값 상승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통행로 확보 후 건축 등 각종 개발을 할 수 있게 돼 조례 개정 당시에도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분출됐다.

순수 영농을 목적으로 한 진입로 개설이 필요하다면 매각이 아니라 임대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도의회는 이 조례 개정안을 그대로 통과시켰고, 결국 공유지 관리기준이 크게 흔들리는 지금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제주에서는 20대 총선이 실시됐던 지난 2016년을 전후 해 일부 고위직 공무원 등의 공유지 매입 사실이 드러나면서 많은 논란이 일었고, 이의 후속 조치로 공유지 관리정책을 강화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보면, 특혜성 매각은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이제 도의회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우선 이번 일의 진위를 철저히 규명하는 것이다. 감사위원회에 감사 청구를 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면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까지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이번 공유지 매각 관련 적용 규정이 '농업용 진입도로 확보' 기준이 아닌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에 대한 적법성 규명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제도의 허점이 드러난 이상 조례 37조 23항의 '수의계약 허용' 기준들에 대해 전면적 검토와 함께 보완조치도 필요하다. 

이참에 '맹지 진입도로 확보' 목적의 공유지 매각 수의계약과 관련해서는 '매각'이 아니라 '임대'로 변경하는 조례 개정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의회가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할 때이다.  

아울러 실무 부서에만 책임을 전가하려 하거나, 퇴직 공무원 운운하며 입장을 회피하고 있는 제주도정과 제주시당국의 모습은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뒤에서 수근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공식적 입장과 함께 논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특혜인가 아닌가, 조례 위반인가 아닌가.   <헤드라인제주>

수상한 분할이 이뤄진 제주시 공유지. 당초 하나의 필지였던 공유지(짙은 녹색(A)과 분홍색(B))가 사유지에 도로에 인접한 부분 만큼만 분할이 이뤄져 매각됐다. (자료=한동수 의원)
분할이 이뤄진 논란의 공유지. 당초 하나의 필지였던 공유지(짙은 녹색(A)과 분홍색(B) 표시)에서 도로 방향으로 사유지에 연접한 부분 만큼만 분할이 이뤄져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한동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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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22-11-07 11:51:25 | 211.***.***.9
분할을 간부가 하나? 실무자가 하지
당시 분할에 나선 실무자급 공무원 찾아내서 발바닥 때려감시믄 술술 불듯

이런 2022-11-06 11:20:40 | 118.***.***.182
최근10년 공유지 구입한 전직 공무원 하고 민간인 전수 조사하고 공개해야 한다

도둑놈들 2022-11-06 09:43:55 | 119.***.***.115
다수석인 민주당 도의원들...느그들이 누구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제주도를 망치는데 느그들이 한몫을 하고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