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희생자 첫 보상금 결정 일제히 환영..."차등지급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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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희생자 첫 보상금 결정 일제히 환영..."차등지급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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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단체.유족 등 첫 국가보상금 지급 환영입장
"후유장애인.수형인 차등지급 유감...다시 검토해야"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보상심의분과위원회가 4·3희생자 300명에 대한 첫 국가보상금 지급을 확정한 것에 대해 제주도내 4.3단체 및 유족 등이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후유장애인 및 수형인 등 생존희생자에 대한 보상금이 차등 지급되는 것에 대해서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제4.3희생자유족회는 28일 첫 국가보상금 지급 결정에 대한 입장을 내고 "제주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진일보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계를 넘어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족회는 "이번 국가 보상 실시가 70여년 인고의 세월을 견뎌 온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일말의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로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또 "국가보상은 이제 막 첫 단추를 꿰고 출발점에 섰다"고 전제, "시기적으로 너무 많이 늦었음을 인지하여 4․3해결을 위해 매우 중차대한 보상의 절차가 작위적이고 불합리한 논리로 정체되거나 지체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조속한 진행을 당부했다.  

그러나 후유장애 희생자에 대한 차등지급 논란에 대해서는 "우려의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일반 희생자의 경우 1인당 9000만원씩 균등되는 반면에 후유장애자나 수형인 등은 장해등급과 노동력 상실률 등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유족회는 "무릇 인간으로서의 생명권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되거나 조작될 수 없기에 항상 보편타당하고 평등하게 존중되어야만 한다"며 "현행 4․3특별법의 보상에 관한 내용에는 인간존엄의 평등성과 보편성을 반영하고자 하는 뜻을 품고 있기에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차등지급은 이러한 근본취지를 역행하는 것이 명백해 반드시 재고와 숙고(熟考)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4·3연구소와 제주민예총, 제주통일청년회,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도 논평을 내고 "보상금 지급 결정은 환영하나, 후유장애인에 대한 차등지급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보상금심의분과의 결정으로 인해 오는 11월 4·3희생자에 대한 첫 국가 보상금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힌다"면서 "특히 이날 5시간 가까이 진행된 보상분과위원회 결정은 생존희생자 등에 대한 보상금 심의를 더는 늦출 수 없었다는 점도 감안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후유장애인에 대한 차등지급 결정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이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4·3기념사업위원회는 그동안 4·3특별법 개정과정 등을 통해 4·3 국가보상금 지급과 관련해 선별보상, 차등지급을 반대해왔다"며 "이런 연장선에서 어제 진행된 보상금심의분과의 후유장애인에 대한 차등지급 결정은 명백한 잘못이다"고 주장했다.

또 "78명의 후유장애인에 대해 보험금 심사하듯 매겨진 금액도 이상하지만 실체적으로도 1등급은 17%, 2등급은 53%, 3등급은 30% 비중으로 결정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보상금심의분과의 결정이 곧 4·3중앙위원회 결정과 동일한 효력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일부 심의위원들의 인식과 판단에는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4·3 후유장애인들과 유족 입장에서는 국가폭력에 의한 4·3희생에 대해 그 대가를 금원으로 환원 하는 것 자체가 가늠할 수 없는 일이다"며 "후유장애인에 대한 차등지급 결정은 4·3특별법 개정 과정에서 현실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금액임에도 4·3 희생자와 유족들이 대승적으로 수용해 이뤄졌다는 점을 망각한 결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제주4.3평화재단도 논평을 내고 "통한의 세월을 견뎌온 유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을 주는 국가의 조치로, 이를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그러나 "평생을 죽음보다 더 한 고통과 상처를 안고 살아온 후유장애 희생자들에 대한 장애등급을 3구간으로 나누어 차등 지급하기로 결정한 점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70년 넘는 세월동안 장애인으로 받은 차별과 멸시, 부모의 학살 현장을 목격한 정신적 상처가 어떻게 2구간, 3구간으로 가볍게 보상될 수 있겠는가"라며 "4‧3중앙위원회는 사망자들에 대한 일괄보상이 이루어지게 된 이유를 헤아려 보상분과위원회 심의 의결 결과를 다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입장을 내고 첫 국가보상금 지급을 확정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그동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고통과 희생 속에서 버텨온 삶에 조금이라도 위로를 드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제주도정은 보상금 대상자로 결정된 300명에 대한 확정통보가 이뤄지는 대로, 보상금 결정 통지문 발송을 시작으로 보상금 지급 절차를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이어 "대부분의 생존희생자와 유족들께서 고령이시기에, 단 한 분이라도 생존해계실 때 소정의 보상금으로 지난 세월의 아픔을 위로드릴 수 있도록, 중앙위원회의 신속한 심의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전했다. 

오 지사 역시 후유장애인 등에 대한 차등지급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는 "생존희생자에 대한 보상이 4·3 당시 시대적 상황과 정신적 트라우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신체적 상처와 함께 4·3 당시는 물론 70여 년의 세월동안 발생한 정신적인 피해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질곡진 세월 속에, 4·3의 멍에에 메여 고통 어린 신음을 참아 오신 생존희생자와 유족분들의 마음을 세심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도 입장문을 통해 "첫 보상금 지급 결정으로 4·3유족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환영 입장을 전했다.

이어 "하지만 70여 년 만에 4·3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이뤄진 역사적인 결정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뒤따른다"며 "생존 후유장애자에 대한 보상금 결정이 장해등급과 노동력 상실률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4·3 당시 시대적 상황과 정신적 트라우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도의회는 "앞으로 4·3으로 인해 오랜 세월 고통받아온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차질 없는 보상금 지급이 이뤄져야 한다"며 "보상금 신청부터 심의·결정, 지급까지 모든 절차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27일 제주에서 열린 4.3위원회 보상심의분과 회의. ⓒ헤드라인제주
지난 27일 제주에서 열린 4.3위원회 보상심의분과 회의. ⓒ헤드라인제주

한편,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보상심의분과위원회는 지난 27일 회의를 열고 4·3희생자 300명에게 국가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4·3중앙위원회 보상심의분과위원회는 생존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심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당시 시대적 상황과 아픔을 고려하고 추가 자료를 근거로 지난 9월 27일 심의에서 보류된 보상금 등급을 확정했다.
 
이날 심사한 304명 중 보상금 지급 대상으로 최종 결정된 300명에 대한 보상금 수령자는 생존희생자 80명, 사망 및 행방불명자 220명의 민법상 청구권자다.
 
제외 4명 중 2명은 4·3 관련 국가유공자, 나머지 2명은 형사보상금 수령자로 나타났다.
 
생존희생자 83명 중 후유장애자 78명에 대한 보상금은 현 생활상과 사진자료를 참고하고 장해등급과 노동력 상실률 등에 따라 △9000만 원 13명 △7500만 원 41명 △5000만 원 23명 △제외 1명(4·3 관련 국가유공자)으로 확정됐다.
 
생존희생자 수형인 5명 가운데 3명은 집행유예로 4500만 원을 받게 됐다. 개별 소송을 통해 형사보상 금액 9000만 원 이상을 수령한 2명은 이번 보상금 지급에서 제외됐다.
 
사망·행방불명자 221명 중 4·3 관련 국가유공자 1명을 제외한 219명의 희생자의 청구권자는 1763명으로 9000만 원의 보상금이 청구권자들에게 지급되며, 개별 소송을 통해 국가·형사보상 8000만 원 수령한 1명의 청구권자에게는 1000만 원이 지급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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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2022-11-12 07:06:15 | 119.***.***.33
5.18 광주사태 희생자는 몇년전 수억받았다는데 꼴랑 9천만원이 뭐냐. 그러니 제주도 사람들 생각과 마음이 종다는 이유로 좁쌀이라 표현한다.